기사입력 2009.04.13 21:20 / 기사수정 2009.04.13 21:20
[엑스포츠뉴스=이종은 기자] 지난 4일 개막 관중 기록을 세우며 출발한 올 시즌 프로야구가 2주차를 지나며 슬슬 레이스에 불을 붙이고 있다. 특히나 이례적인 홈런 쇼와 함께 ‘타고투저’의 기현상(?)까지 겹치며 팬들에겐 더욱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역시나 당초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SK와 두산이 공동 1위로 2주째를 마감했다. 특히나 기존 전력의 누수로 인해 초반 어려움이 예상됐던 두산의 행보는 그저 놀랍기만 하다.
지난해 정규리그 2위의 주춧돌이 되었던 이혜천, 홍성흔이 FA 자격을 획득해 팀을 떠났고 시즌 직전, 4년간 두산에서 준수한 활약을 펼쳤던 외국인 투수 맷 랜들마저 허리 부상으로 방출된 터였다. 이러한 기존 전력의 누수로 두산은 선두 경쟁보다 시즌 초반 떠나간 이들의 공백을 어떻게 메우느냐가 더 시급한 문제로 보였다.
젊은 피로 건강해진 마운드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고 했던가? 두산에겐 적용되지 않는 말이었다. 랜들은 떠났지만 ‘에이스’ 김선우가 살아났다. 지난해 6승 7패 방어율 5.32로 부진했던 김선우는 개막전을 포함한 2경기에 등판해 11.2이닝 동안 3실점하며 2.31의 방어율로 2승을 거두고 있다. 150Km를 웃도는 빠른 직구와 변화구로 다승왕에 도전할 심산이다.
이혜천이 떠난 자리는 정재훈이 메우고 있다. 지난해 중반까지 팀 내 마무리투수로 활약했던 정재훈은 올 시즌을 앞두고 선발 투수의 임무를 부여받았고, 2경기를 치른 현재 2.45의 방어율로 1승을 거두며 제 몫을 하고 있다. 김명제도 첫 등판에서는 4이닝 5실점으로 무너졌지만 두 번째 등판이었던 지난 12일 경기에서 LG를 맞아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하며 첫 승을 신고했다.
무엇보다 마무리 투수의 발견이 경사다. 시즌을 앞두고 마무리 임무를 부여받은 고졸 3년차 이용찬을 바라보는 시각은 기대 반, 걱정 반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걱정을 비웃기라도 하듯 개막 후 8경기가 지난 현재 이용찬은 150Km의 강속구를 앞세워 세이브 부문 전체 선두를(3세이브) 기록 중이다.
또한, 지난해 팀내 중간을 책임졌던 이재우, 진야곱이 건재한 가운데 고창성, 성영훈이라는 새로운 특급 ‘셋업맨’이 등장하며 중간 계투진은 더욱 탄탄해졌다. 고창성 역시 3개의 홀드로 전체 선두를 달리고 있다. 고졸 신인 성영훈 또한 150Km에 달하는 빠른 직구로 김경문 감독에게 ‘합격’ 판정을 받았다.
성영훈, 고창성, 이용찬은 각각 프로 1,2,3년차의 젊은 피다. 젊은 피로 수혈한 곰 군단의 마운드는 시속 150Km의 공만큼 건강해졌다.
더욱 막강해진 중심타선
마운드도 마운드지만 방망이는 더 세졌다. '발야구'라는 별명이 민망할 정도다. 지난해 타격 1위의 ‘히팅머신’ 김현수의 그칠 줄 모르는 안타 행진은 ‘올해는 4할이 목표에요’라고 말하는 듯하다. 게다가 올해는 장타력까지 겸비한 모습이다. 홈런 3개 포함 8경기 동안 OPS(출루율+장타율)가 무려 1.643에 달한다. 어마어마한 수치다.
‘꿈’을 포기하고 두산에 잔류한 김동주도 홀가분한 덕분인지 김현수에 이어 타격 2위를 기록 중이다. 0.458의 타율에 출루율은 무려 0.581이다. 팀의 중심 타자들이 타격 1,2위를 기록 중이다.
김현수-김동주-홍성흔으로 이어지던 지난해 클린업 트리오의 공백은 최준석이 큰 덩치만큼이나 넘치게 메우고 있다. 최준석은 홈런 3방 포함 현재까지 0.357의 타율로 팀의 5번 타자 자리를 ‘지정석화’하고자 한다. 맷 왓슨과의 5번 타자 경쟁도 최준석의 분발에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
국가대표 1번 타자 이종욱은 지난 11일 LG와의 경기에서 프로야구 역사상 14번째의 사이클링히트를 기록하는 등 올해도 국가대표다운 활약을 기대케 하고 있다. 고영민의 부진으로 인한 2번 타자의 숙제만 해결한다면 올 시즌 두산의 타순은 더욱 무시무시한 ‘국가대표급’ 타순이 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필요할 때마다 어김없이 등장하는 대주자 요원들도 두산의 든든한 무기다. 민병헌, 정수빈 등은 경기 후반 1점이 필요한 시점에서 쓸 수 있는 요긴한 카드다. 고졸 신인 정수빈은 단 한 번도 타석에 들어서지 않았지만 5경기에 출장에 2득점을 기록 중이고 민병헌도 5타석에 불과하지만 전 경기 출장에 3득점을 기록중이다. 이들처럼 발 빠른 주자가 루상에 들어서면 상대 배터리와 야수들은 평소보다 긴장할 수밖에 없다.
현재 두산의 가장 큰 약점은 ‘4선발 로테이션’이다. 이를 타개하고자 두산은 새로운 외국인 투수와의 계약을 추진 중이다. 김선우-정재훈-김명제-김상현의 선발 로테이션에 준수한 외국인 투수마저 가세한다면 두산의 선발진은 더욱 안정감을 찾을 수 있다. 좌완이라면 금상첨화다. 그리고 타격에서는 고영민과 왓슨이 얼마만큼 빨리 감을 찾느냐가 두산 타선의 남은 숙제라 할 수 있다.
[사진 = 성영훈 (C) 두산 베어스 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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