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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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산둥에 또 다른 'K-리그 악몽'을 심어줄까?

기사입력 2009.04.07 23:55 / 기사수정 2009.04.07 23:55

전성호 기자

[엑스포츠뉴스=전성호 기자] FC서울이 산둥 루넝의 'K-리그 악몽'을 이어갈 수 있을까. 혹은 복수극의 제물이 될까.

지난 4월 4일 라이벌 수원 삼성을 꺾으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FC서울이 4월 8일 중국의 산둥 루넝을 상대로 2009 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 조별리그 F조 3라운드를 벌인다.

산둥 루넝은 지난 시즌 중국 슈퍼리그 우승팀이자 2004년 중국 프로리그 출범 후 단 한 번도 3위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는 중국의 대표적인 명문 구단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찰튼에 진출하기도 했던 정쯔, 얼마 전 PSV 에인트호벤에 합류한 저우 하이빈 등이 거쳐갔고 치펑, 한펑, 왕용포 등 국가대표급 선수 역시 즐비해 중국의 '레알 마드리드'로 불리는 강팀.

산둥은 서울과 마찬가지로 지난 시즌에 비해 별다른 전력누수를 겪지 않았다. 저우 하이빈을 잃었지만 외국인 선수 3명이 모두 잔류했고, 무엇보다 중국이 자랑하는 대표적인 공격수 리 진위의 존재가 빛을 발하고 있다. 올 시즌에도 중국 슈퍼리그의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다.
 
산둥의 'K-리그 악몽'

그러나 국내리그에서는 무적이었던 산둥은 국제무대에만 나오면 고전을 면치 못했다. 특히 산둥은 K-리그 클럽에 유난히 약한 모습을 보여왔다.

산둥의 악몽은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산둥은 당시 K-리그 챔피언이었던 성남 일화와 2007 ACL 조별리그에서 만났다. 홈에서 치른 첫 경기에서 산둥은 성남을 상대로 2-1 승리를 거두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이후 조별리그 마지막 대결에서 성남을 다시 만난 산둥은 한 골 차로만 패배해도 8강에 진출하는 유리한 입장이었다. 그러나 산둥은 성남에 0-3 완패를 당하며 8강 티켓을 성남에 넘겨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산둥은 또 다시 A3 챔피언스컵에서 성남과 재회한다. 중국에서 열린 이 대회에서 산둥은 2연승으로 대회 우승을 목전에 두고 있었던 반면, 성남은 상하이 선화와 우라와 레즈에 2연패를 당했다. 이번만큼은 성남에 복수를 하며 우승까지 차지하려 한 산둥. 하지만, 산둥은 또다시 성남에 1-2로 패배했고 'A3 챔피언스컵에서 우승한 최초의 중국클럽'의 영광마저 골득실차로 상하이에 내주고 만다.

2년 뒤 2009년 2월, 산둥은 중국 슈퍼리그 챔피언 자격으로 팬 퍼시픽 챔피언십에 출전한다. 4강 토너먼트로 치러진 이 대회에서 산둥의 첫 상대는 지난 시즌 K-리그 챔피언 수원. 그러나 산둥은 수원의 조용태에게 결승골을 얻어맞고 0-1로 또 다시 K-리그 클럽에 무릎을 꿇으며 '악몽'을 이어갔다.

'공한증'을 이어가려는 서울

서울은 ACL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스리위자야(인도네시아)를 4-2로 꺾으며 괜찮은 출발을 보였지만, 디펜딩 챔피언 감바 오사카에 홈에서 2-4의 완패를 당하며 무너졌다. 현재 산둥에 득실차에서 뒤진 조 3위. 서울이 속한 F조에서 스리위자야가 최약체로 분류된 가운데 만약 이번 경기마저 잃는다면 서울로서는 남은 조별리그 일정이 가시밭길이 될 수밖에 없다.

사실 서울의 현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다. K-리그 경기와 ACL 해외원정 경기가 연이어 벌어지면서 장거리 이동에 시달렸고, 기성용, 이청용, 김치우 등 주전 선수들이 소속팀과 A매치 일정을 쉼 없이 소화하며 체력에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더군다나 K-리그 2라운드에서 강원FC를 상대로 충격의 패배를 당한 뒤 감바와 광주 상무에게까지 패하며 3연패의 수렁에 빠지고 말았다. 특히 산둥이 지난 시즌 홈에서 단 한 번의 패배도 당하지 않는 '안방불패'의 팀이란 점도 부담이었다.

그러나 고무적인 것은 지난 4일에 있었던 K-리그 4라운드 수원과의 라이벌전에서 승리하며 사기가 급격히 올랐다는 점. 만약 이번 원정에서까지 승리를 거두며 산둥의 '공한증'을 이어가고 조 2위로 치고 올라간다면 서울은 완벽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서울, 승리의 해법은?

산둥은 지난 ACL F조 1라운드에서 감바에 0-3의 대패를 당했다. 날카로운 감바의 공격에 수비진이 견뎌내지 못한 것. 서울 역시 감바 못지않은 공격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볼 때 결국 경기의 승패는 수비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

서울은 견고한 왼쪽 수비수 아디가 부상으로 빠지게 되자 지난 수원전에서 스리백 카드를 들고 나왔다. 그러나 이날 경기가 끝나고 이청용이 "스리백을 한 것은 너무 오랜만이어서 조심스러웠다."라고 고백할 정도로 스리백은 서울에 익숙하지 않은 전형이기에 그만큼 불안요소가 잠재하고 있다.

실제로 수원과의 경기에서 서울은 스리백과 미드필더 사이의 측면 공간을 자주 내주었다. 산둥의 측면 공격, 특히 세르비아 몬테네그로 국가대표 출신인 알렉산더 지브코비치의 왼쪽이 매우 날카롭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는 커다란 위협이 될 수 있다. 설사 아디가 복귀하고 포백을 사용한다 하더라도 오른쪽 수비수인 안태은과 이를 커버해 줄 수비형 미드필더인 한태유, 김한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할 수밖에 없다.

지브코비치는 체격이 좋고 창조적인 패스와 발군의 킥력을 자랑한다. 또 다른 외국인 공격수 밀리안 무르다코비치 역시 세르비아 올림픽대표팀을 지냈고 지난 스리위자야전에서는 두 골을 넣었다.

최전방 공격수 리진위 역시 중국 슈퍼리그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유하고 있는 골잡이다. 서울은 종종 중앙수비에서의 사소한 실수로 실점위기를 자초하는 모습을 보이곤 했는데, 이는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전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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