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삼바군단’은 5위라는 초라한 성적표와 함께 귀국길에 올라야 했다. 이는 파헤이라 감독 체제의 몰락을 의미했고, CBF(브라질 축구 협회)는 2002년 월드컵에서 우승을 이끈 스콜라리에게 2010년과 2014년<자국 월드컵>의 사령탑을 전제로 오퍼 했으나 거절당한 채 ‘전차군단’이 클린스만에게 그랬듯이, 감독 경력이 전무한 둥가 감독에게 감독 직을 제안하게 된다.
첫 경기 노르웨이 전에서 1:1무승부를 거두었으나, 이후 그는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두 차례나 3:0으로 승리를 거두며, 삼바군단의 명예를 드높였다. 게다가, 최근에는 포르투갈을 상대로 6:2대승을 거두었고, 2006년 챔피언 이탈리아를 상대로도 2:0 완승을 거두었지만, 브라질 팬들은 아직 그에게 만족보다는 실망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둥가 호는 무엇이 문제일까?
1>전술
우선 그의 셀레상<브라질 애칭>은 상당히 수비적이다. 전임 파헤이라가 4-3-2-1에서 4-2-2-2까지 공격적인 포메이션을 선보인 반면 둥가의 경우, 4-3-1-2를 취하고 있다. 즉, 4백 위에 3미들을 장착 시킴으로써 1자리의 선수에게 프리 롤을 부여하며 2자리에 있는 호비뉴와 함께 공격을 풀어나가는 형태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2007년의 경우, 호나우지뉴와 카카를 동시에 사용하는 공격적인 전술을 취했지만, 호나우지뉴의 폼이 저하된 현 상황에서는 카카에게 1자리를 부여하고 3자리에 펠리페 멜로, 질베르투 실바, 엘라누<혹은 조슈에>를 배치하면서 보다 공격적인 역할을 맡기고 있다. 이런 카카를 보좌해주는 역할로는 타겟 밑에 호비뉴를 둠으로써 공격을 풀어나가는 역할을 취하고 있다. 실제로 이런 전술은 최근 포르투갈과 이탈리아를 상대로 <비록 이탈리아 전은 카카의 부상으로 호나우지뉴가 대체하였지만> 완승이라는 결과물과 함께 성공적으로 자리 매김하게 되었다.
하지만, 과거 셀레상이 보여준 막강한 공격력을 바탕으로 한 소위 양민학살이 저하된 점은 가장 큰 문제일 것이다. 이번 예선전의 경우 상대적인 약 팀인 볼리비아, 페루, 콜롬비아를 상대로 무승부를 기록하며, 현재 남미예선 순위가 4위까지 쳐져 있다. 물론 아르헨티나와 함께 동반 부진이기 때문에 그저 남미예선이 전국시대에 이르렀다고 판단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2006년 그들은 남미예선을 1위로 통과했으며, 20세기에서는 단 1패만을 기록할 정도로 절대 강자였다. 약팀을 상대로도 상대적으로 수비적인 전술을 취해 역습을 나가는 그의 전술은 분명 질타 받아 마땅할 것이다.
2> 선수 기용
필자에게 있어 브라질은 호나우두와 히바우두의 나라였다. 즉, 20세기와 21세기 초를 장악한 이 두 명의 슈퍼스타가 있었기에 셀레상이 더 강해보였을 것이다. 하지만, 2002년 이후 히바우두는 국대에서 자리를 잃었고, 호나우두는 08년 2월 13일 리브르노와의 리그 경기 직후 왼쪽 무릎 인대 파열로 인해 아웃 되었다가 최근에야 코린티안스로 복귀한 상태이다. 또한, 넥스트 호나우두로 자리 잡아야 될 아드리아누는 아버지의 죽음을 핑계 삼아 방탕한 생활을 하게 되었고, 이제는 재기만을 기다려야 되는 상황이다.
다시 말하면, 현재 브라질은 과거에 비해 포워드진의 두께가 상당히 얇아진 것이다. 비록 공격진에는 부동의 주전 호비뉴가 있지만, 국대에서의 화려함과 달리 그는 클럽에서는 별다른 활약이 없다. 현재 주전인 파비아누는 기존의 포워드진이 보여준 화려한 트래핑은 없다. 둥가가 실험한 바그네르 로베, 하파엘 소비스, 아폰소 알베스등은 브라질 국대라고 하기에 너무나도 형편 없었다. 즉, 호비뉴의 파트너가 없는 것이다. 현재 밀란을 이끄는 소년가장 파투의 경우, 경험이 부족하고 아직 보완할 점이 많기에 현재보다는 미래를 기대해야 될 선수이다. 또한 유벤투스에서 절정의 기량을 선보이는 아마우리는 둥가가 차출을 요청하고 있지 않는 상태이다. 이러한 실정이라 브라질은 지난 시즌에만 잘해준 루이스 파비아누를 주전 스트라이커로 기용하고 있다. 이제 월드컵이 1년 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하루 빨리, 포워드 진을 정비하고 안정적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는 것이다.
앞서 말한 2명의 포워드와 동시에 브라질에는 10여 년간 대표팀과 함께한 카푸와 카를로스라는 좌우 윙백을 소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06월드컵에서의 5위라는 성적은 그 동안 그들이 보여준 클래스와 우승컵을 전부 무시한 채 이제는 물러가란 목소리만 드세서 그들은 결국 은퇴했다.
사실 카푸가 뛰는 오른쪽 윙백의 경우, 부동의 주전 마이콘, 다니엘 알베스, 하피냐, 하파엘, 이우싱요등 후계자가 많았기 때문에 별 걱정이 없다. 오히려 오른쪽 윙백은 전세계에서 가장 풍부한 선수진을 구성했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호베르투 카를로스가 떠난 왼쪽 윙백의 경우, 앞서 말한 아마우리 기용문제와 마찬가지로 데포르티보 소속의 필리페 카스미르스키란 훌륭한 선수와 리버풀에서 맹활약중인 파비우 아우렐리우가 있음에도 전혀 기용하고 있지 않는 상태이다. 즉, 그는 레알 마드리드의 윙어인 마르셀루와 부상중인 클레베르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클레베르의 경우, 공수 모두 무난한 편이며, 카를로스 후계자로 불리운 질베르투에 비해 보다 안정적인 선수이다. 하지만, 마르셀루는 말 그대로 가끔 태클만 좀 하는 킥력이 출중한 윙어이다. 실제로 최근 레알 마드리에서 그는 윙어로 출전하고 있고 매우 성공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실상이다.
비록 월드컵은 다가오고 있고, 이제는 선수진이 실험이 아닌 안정성을 바탕으로 한 팀웍의 향상이 중요한 시기일 것이다. 하지만, 둥가는 아마우리, 필리페 같은 훌륭한 선수들은 빠른 시일 내로 차출하여 자신의 팀 전술에 융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