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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등에 불' 동부-LG, 외나무다리 한판승부

기사입력 2009.03.20 17:34 / 기사수정 2009.03.20 17:34

이동현 기자

[엑스포츠뉴스 = 이동현 기자] 프로농구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다급한 처지에 몰린 두 팀이 만났다. 시즌 내내 유지하던 선두자리를 내놓게 생긴 원주 동부와 6강 플레이오프 진출권이 보일듯 말듯한 창원 LG가 21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대결한다. 양쪽 모두 물러날 곳이 보이지 않는다. 각각 두 경기씩을 남겨둔 동부와 LG는 이 경기에서 지면 사실상 만회할 방법이 없다.

급한 정도를 따지자면 LG 쪽이 조금 더 심하다. 시즌 중반 한때 3위까지 오르며 기세를 올렸지만 연승과 연패를 반복하는 불안한 행보 끝에 7위로 밀려나 있다.

플레이오프 자력 진출은 물건너갔고, 남은 두 경기에서 전승을 거두고 다른 팀의 눈치를 봐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다. 1승 1패를 올리고 인천 전자랜드, 안양 KT&G가 남은 경기를 모두 지면 6강에 오르지만 희박한 가능성다.

울산 모비스에 공동 선두를 허용한 동부도 자력 우승의 길이 막혀 속상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번 시즌 모비스전 상대전적이 2승 4패인 동부는 모비스보다 1승을 더 올려야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할 수 있다. 승수가 같으면 승자승 원칙에 의해 2위로 밀린다. 정규시즌 1위와 2위는 플레이오프 2라운드(4강)에 직행한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정규시즌 우승'이라는 상징성은 가벼운 문제가 아니다.

LG는 19일 서울 삼성과의 원정 경기에서 연장 끝에 77-81로 패한 후유증이 만만치 않다. 단순한 1패가 아니라 다 잡은 경기를 눈앞에서 놓쳤다는 열패감이 LG를 강하게 짓누르는 듯하다. LG 강을준 감독은 삼성전 패배 후 "외국인 선수 때문에 이길 경기를 졌다"며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냈다. LG는 삼성전에서 이겼다면 6강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었지만 어이없는 실책으로 경기를 헌납하며 남 좋은 일만 했다. 삼성은 LG를 발판삼아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했다.

동부도 같은 날 KT&G에 당한 78-84 패배가 뼈아프다. 팀의 기둥인 김주성은 발목 부상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20점을 몰어 넣으며 이름값을 했다. 2월 22일 KTF전에서 32점을 폭발시킨 후 거의 한 달 만에 20점대 득점을 올렸다. 하지만, 팀 리바운드 개수에서 24-31로 크게 뒤진데다 주희정에게 27점, 마퀸 챈들러에게 30점을 내준 손실을 커버하지 못했다.

21일 동부와 LG의 맞대결은 양쪽 모두 갖고 있는 패배감을 어느 쪽이 빨리 털어내느냐에 따라 승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전반에 리드를 잡는 팀이 끝까지 승기를 유지할 공산이 크다. 결정적인 순간에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거듭 범해 강을준 감독의 속을 태우고 있는 아이반 존슨과 브랜든 크럼프가 포스트에서 어떤 활약을 펼치느냐가 관건이며 김주성이 뛰는 동안 송창무 등 LG의 국내 빅맨들이 수비에서 제 몫을 할지도 관심거리다.

이번 시즌 상대전적은 동부가 4승 1패로 크게 앞서있다. 동부는 LG를 상대로 10점차 이상 승리를 세 차례나 거뒀다. 지난해 12월 14일에는 무려 21점차의 대승을 거두기도 했다. 확실한 득점원인 웬델 화이트가 부상으로 이탈하기 전의 성적표다.

화이트가 없는 상황에서라면 전세가 달라질 수 있다. 고비때 해결사 노릇을 자처할 선수가 마땅치 않다. 그동안 동부에게 LG는 상대하기 어렵지 않은 상대였지만 이번에는 승부를 점치기 어렵다. 창원실내체육관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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