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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전의 '숨은 공신' 정현욱

기사입력 2009.03.09 23:02 / 기사수정 2009.03.09 23:02

이종은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종은] 한국 야구 대표팀이 WBC 아시아예선 순위결정전에서 일본을 1:0으로 꺾으며 1차전의 패배를 깔끔히 설욕했다.

투수력의 승리였다. 선발 봉중근의 호투 속에 뒤이어 등판한 정현욱, 류현진, 임창용은 과감하고 깔끔한 투구로 일본타자들을 돌려세웠다.

봉중근은 5와 1/3 이닝 동안 69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특히 4회 무사 1루 상황에서 보크로 자초한 무사 2루의 위기상황에서 상대 타선의 클린업트리오를 범타로 처리하는 노련한 피칭을 선보이며 전직 메이저리거의 면모를 여실히 드러냈다.

봉중근이 기대 이상의 좋은 피칭을 보여줬다면, 뒤이어 등판한 정현욱은 미처 기대하지 못한 피칭을 선보이며 이날 경기의 숨은 히어로 역할을 해주었다. 5회 1사 상황에서 2번 타자 나카지마의 타선에 등판한 정현욱은 공 4개로 가볍게 나카지마를 삼진 처리한 후 아오키에게 우익수 앞 안타를 내줬지만, 4번타자 무라타를 좌익수 플라이 아웃으로 처리하며 위기 아닌 위기를 잘 넘겼다.

이어진 7회에도 5번 이나바와 6번 오가사와라(대타)를 삼진으로 처리하는 등 1과 2/3 이닝 동안 삼진 3개 포함 2안타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처리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1과 2/3 이닝을 던지며 7타자를 상대하는 동안 고작 21개의 공밖에 던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한 타자당 평균 3개의 공으로 빠른 승부를 낸 셈이다. 빠른 승부의 바탕에는 직구의 자신감에 있었다. 특히 7회 대타로 등장한 오가사와라에게는 직구 3개로 3번의 헛스윙을 유도하며 직구의 위력을 여실히 보여줬다. 150Km에 달하면서도 공 끝이 살아있는 묵직한 공에 일본 타자들의 배트는 연신 허공을 갈랐고, 속구 후에 간간이 던지는 낙차 큰 커브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정현욱의 쾌투로 인해 대표팀의 불펜운용에는 더욱 여유가 생기게 됐다. 좌완에 비해 우완의 세기가 떨어지는 듯 보이던 대표팀의 투수진이었지만, 정현욱이라는 강력한 우완 셋업맨이 버텨줌으로써 우완투수의 빠른 공이 필요할 경우 충분히 제 역할을 해 줄 것으로 보인다.

일본과의 순위결정전은 단순한 승리 이상의 여러 가지 소득을 얻은 경기였다. 그중에서도 이 경기를 통해 우완 특급 셋업맨으로 자리 잡은 정현욱의 재발견은 무엇보다 큰 소득이라 할 수 있다. 본선 경기가 열리는 샌디에이고에서의 정현욱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이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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