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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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전, 이치로에게 지면 이길 길 없다

기사입력 2009.03.08 09:43 / 기사수정 2009.03.08 09:43

박종규 기자



[엑스포츠뉴스 = 박종규 기자]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른 한국, 무엇이 문제일까?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하고 있는 한국은 7일 승자전에서 일본에 2-14로 무릎 꿇고 말았다. 7회 콜드게임패의 수모였다. 전날 대만을 상대로 흠잡을 데 없는 경기를 펼친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의 팀이었다.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무섭게 몰아치는 일본 타선 앞에 에이스 김광현은 무너져만 갔고, 김광현이 버티지 못하자 한국은 전의를 상실했다. 예전과 같은 한일전의 긴장감은 온데간데없었다.

이치로에게 진 것이 큰 영향

대회 전부터 한국을 경계했던 스즈키 이치로. 그는 김광현을 대비해 맹훈련을 하는 등 한국전에 철저히 대비했다. 그 결과는 확실히 나타났다.

1회 초 첫 타자로 들어선 이치로는 김광현의 주무기인 슬라이더를 정확히 받아쳤다. 그것이 기폭제가 되어 나카지마와 아오키가 연속으로 안타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이치로가 김광현 공략의 선봉장 역할을 해주자 다른 타자들도 영향을 받은 것이다.

이치로의 두 번째 타석은 한국을 혼란에 빠뜨리기에 충분했다. 무사 1,2루의 기회에 들어선 이치로는 기습번트로 한국 내야진을 흔들어놓았다. 당황한 김광현은 타구를 제대로 잡지도, 1루에 공을 던지지도 못했다. 이 상황에서 톱타자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역할이었던 것이다. 세 번째 타석에 들어선 이치로는 자신의 장기를 마음껏 선보였다. 장원삼의 낮게 제구된 공을 허리가 빠진 상태에서 정확히 때려낸 것. 뒤이어 2루 도루까지 성공시켜 자신이 보여줄 것은 모두 보여준 셈이 되었다.

이렇게 경기 초반 세 타석에서 모두 안타로 출루해 어김없이 홈을 밟은 이치로. 장타가 아닌 단타, 그리고 빠른 발을 내세운 그 앞에 한국은 두 손을 들고 말았다. 무라타와 후쿠도메에게 홈런을 허용한 것만큼이나 한국에는 큰 영향으로 다가왔다.

승부는 초반에 갈렸다

이날 경기는 이전의 한일전과는 사뭇 달랐다. 우리가 기억하는 한일전은 팽팽한 투수전으로 전개되다가 경기 후반에 승부가 갈리는 한점 차 승부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그 긴장감은 1회가 전부였다. 1회 초, 일본 타선에 맹공을 당해 3점을 내줬으나, 곧 이은 공격에서 한국은 김태균의 홈런에 힘입어 한점 차로 따라붙었다. 이때까지는 흥미로운 경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김광현이 중전안타-볼넷-번트 안타-볼넷을 연속으로 허용하며 2-5로 벌어지자 조금씩 승부의 추가 기울기 시작했다. 급기야 무라타의 3점 홈런이 터지자, 점수 차는 6점으로 불어났고 한국의 의지는 꺾이기 시작했다. 이후 한국은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타자들은 성급한 공격으로 범타에 그쳤고, 김광현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투수들은 조금씩 점수 차를 벌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8일 패자부활전에서 중국을 만나게 된다는 점을 떠올릴 때 이날 경기에 대한 부담은 없었던 게 사실이다. 그것이 승부욕을 저하시키는 원인이 되지 않았을까. 패배는 인정하고 다시 만날 일본을 설욕할 비책을 찾는 것이 남긴 과제다.

[사진 = 스즈키 이치로 (C) WBC 공식 홈페이지 캡쳐]



박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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