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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박스] K-리그 '수도권 4龍'의 올 시즌 행보는?

기사입력 2009.03.05 12:33 / 기사수정 2009.03.05 12:33

전성호 기자



[엑스포츠뉴스=전성호 기자] 올 시즌 300만 관중 시대와 함께 재도약을 꿈꾸고 있는 K-리그가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 9개월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호주, 중국 등의 아시아 외국인 선수 영입, 일취월장한 기량의 유망주들, 신생 구단 강원FC의 창단, K-리그 4개 팀이 아시아 최고 클럽의 명예를 향해 뛰는 AFC 챔피언스리그까지. K-리그는 올 시즌도 풍성한 볼거리와 함께 팬들 앞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2009 K-리그는 전 세계적 경기 불황의 여파로 개막 직전인 지금까지도 타이틀 스폰서를 확정짓지 못했고, 겨울 이적시장에선 꽤 많은 숫자의 스타플레이어들이 아시아쿼터제와 유럽리그진출 등으로 리그를 떠나는 등 여러가지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2009 K-리그의 성공적인 흥행을 위해서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이 모여있는 수도권의 네 팀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가장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K-리그 최고의 라이벌 FC서울과 수원 삼성, 최다우승기록을 자랑하는 전통의 명가 성남 일화, 시민구단의 모범적 사례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인천 유나이티드가 그 주인공. 

서울과 수원은 K-리그에서 가장 많은 팬과 관중동원력을 가진 팀으로서 K-리그 흥행 전체를 이끌어가는 존재다. 인천은 팬들의 주인의식과 지역사회 밀착도가 가장 높은 팀이며, 성남은 마케팅에서 분발만 해준다면 얼마든지 인기 구단으로 순식간에 치고 올라올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이들 네 팀이 좋은 경기 내용과 그에 걸맞은 성적을 거두고, 더 나아가 서로 간의 치열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해 리그에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면 많은 이들이 K-리그에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 기존의 K-리그 팬 뿐 아니라 잠재적인 팬들까지 경기장을 향한 행렬에 동참하기 시작한다면 K-리그는 다시 한번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수도권 4龍’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다가오는 시즌에 임하고 있으며, 또 어떤 행보를 보여줄 수 있을까.


챔피언의 위용을 다시 보여줄 수원

지난해 K-리그와 리그 컵을 동시에 제패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던 수원. 하지만, 지난겨울 디펜딩 챔피언은 그 타이틀에 어울리지 않는 커다란 전력 손실을 겪어야만 했다.

신영록, 조원희가 각각 터키리그와 프리미어리그로 이적했고, 설상가상으로 수비의 핵이었던 마토와 이정수를 아시아쿼터제의 여파로 J리그에 내줄 수밖에 없었다. 스쿼드 플레이어로서 쏠쏠한 활약을 펼쳐주던 안효연, 박주성까지 팀을 옮겼다. 중국 대표팀 출신 리 웨이펑, 브라질 수비수 알베스와 이상호(울산 현대)를 영입해 전력을 보강했지만 역시 득보다는 실이 많았다는 평가.
 
그러나 수원에게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지난 시즌 가능성을 보여줬던 유망주가 많다는 것이 고무적이다. 기성용(FC서울)과 더불어 대한민국이 자랑할 대형 미드필더로 성장할 재목인 박현범, 신인답지 않게 큰 경기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준 공격수 조용태, 지난 시즌 막바지 맹활약을 펼쳤던 배기종은 올 시즌 진일보한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는 재목들이다.

부상에서 복귀하는 2007 신인왕 출신 공격수 하태균과 수비형 미드필더로의 변신을 시도 중인 이관우, 조원희의 이적으로 그 역할이 커질 안영학, 송종국 등 기존 선수들이 분발해 준다면 수원으로서는 이적생들의 공백이 전혀 아쉽지 않을 것이다. 다만, 이들과 새로 영입된 선수들 간의 조직력을 얼마나 빨리 갖출 수 있을지가 차범근 수원 감독의 숙제가 될 것이다.  

또한, 수원은 이번 AFC 챔피언스리그를 통해 2001~2002 아시아 클럽 챔피언십 2연패의 영광을 다시 한번 재현하는 것 역시 꿈꾸고 있다. 그러나 주전과 비주전의 격차가 크고 선수층이 얇아진 수원이  K-리그와 AFC 챔피언스리그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에는 무리가 따르는 상황이다.  차 감독이 최근 인터뷰를 통해 "AFC 챔피언스리그가 K-리그보다 더 중요하다."라며 한쪽에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는 생각을 내비친 것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나온 발언이다.

어느 쪽을 선택하던지 수원은 그들의 유니폼에 새겨진 '축구 수도'의 자부심에 걸맞는 챔피언의 위용을 지키고자 노력할 것이다.

'자타 공인' 최강팀 반열에 오른 서울

지난 시즌 아쉽게 준우승에 그친 FC서울은 올 시즌 K-리그에서 가장 우승에 가까운 전력을 갖춘 팀으로 평가받고 있다.

주장 이을용을 비롯해 김병지, 김은중 등 기존의 간판급 선수들이 팀을 떠난데다 겨울 이적 시장에서 별다른 선수 영입이 없었음에도 서울의 선수층은 오히려 더 두터워진 느낌이다.

'한국 축구의 블루칩' 이청용과 기성용은 물론이고, 데얀, 정조국, 아디, 김치우, 김치곤 등 지난 시즌의 주역들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가운데, '예비역 병장' 김승용, 한태유, 여효진 등이 광주 상무에서 복귀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프랑스, 벨기에 리그에서 활약했던 수비수 케빈과 부상에서 돌아온 이종민이 수비진에 합류했고 지난해 신인왕 이승렬을 비롯해 이상협, 고명진, 김호준, 심우연 등 어린 선수들은 진일보한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서울은 K-리그 구단 중 선수단 평균 나이가 가장 어릴 뿐 아니라 가파른 성장세의 젊은 유망주들이 상당수 주전으로 포진되어 있고 선수층 역시 두텁다. 이제는 한국 축구에 완벽하게 적응한 '명장' 세뇰 귀네슈 감독의 지휘 아래 서울은 올 시즌 K-리그와 AFC 챔피언스리그 동시 석권을 향한 야심 찬 행보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팀에 국가대표와 청소년대표가 즐비해 이들이 2010년 남아공월드컵 예선이나 청소년 축구대회 등에 자주 차출될 경우 전력상 누수를 겪을 수 있다는 점이 변수. 이러한 강행군 속에 주전들이 체력 고갈과 부상 위험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는 점은 시즌 내내 서울의 큰 고민이 될 것이다.

변화 속에서 진화하는 성남

지난 시즌까지 K-리그에서 가장 고령화된 팀이었던 성남은 올 시즌  K-리그 최연소 감독 신태용 감독대행의 개혁 아래 젊은 팀으로 새롭게 거듭났다.

신 감독대행은 부임과 동시에 K-리그 최고를 자랑하던 포백 수비진의 박진섭, 김영철, 김상식은 물론이고 지난 시즌 득점왕 두두, 공격수 이동국, 김동현 등을 모조리 방출했다. 최성국은 군에 입대했고 미드필더 손대호도 팀을 떠났다. 신  감독대행은 자타공인 K-리그 최고의 외국인선수 모따까지도 퇴출대상에 올리며 팀 분위기 쇄신과 세대교체를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동시에 인천에서 라돈치치를, 경남에서 김진용을 데려와 공격의 날을 세웠고, 러시아리그에서 돌아온 이호를 영입해 허리를 강화시켰다.  아시아쿼터제를 활용해 대형 수비수 사사 오그네노프스키(호주)를 영입해 수비 공백을 최소화하기도 했다. 조동건, 어경준 같은 영건들의 성장세도 기대된다. 무엇보다도 K-리그 최다우승팀으로서의 관록은 역시 무시할 수 없는 대목이다.

그러나 기존에 활약하던 주전의 절반 이상이 바뀌었고, 선수로서는 K-리그의 살아있는 전설이었지만 지도자로서는 아직 검증이 되지 않은 신 감독대행의 능력은 성남의 올 시즌 행보를 쉽사리 예상하지 못하게 만드는 요소이다. 과연 성남이 세대교체를 통해 지난 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티켓 확보 실패의 아픔을 딛고 일어나 다시 한번 강팀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제2의 도약을 노리는 인천

인천 유나이티드는 시민구단으로서 그 어느 팀보다도 강한 자부심을 가진 클럽이다. 인천은 넉넉지 못한 재정과 열악한 선수 구성 가운데에서도 장외룡 감독이란 지장과 함께 창단 2년 만에 2005년 K-리그 준우승을 거둔 저력 있는 팀이다. 또한, 국내 프로스포츠 구단 최초의 흑자경영을 이루는가 하면, 짧은 시간 안에 K-리그에서 가장 적극적인 팬들을 가진 클럽 중 하나로 성장했다.

올 시즌 인천은 그동안 팀의 아이콘이라 할 수 있던 장외룡 감독과 주전 공격수 라돈치치, 방승환을 잃었다. 그러나 신임 일리야 페트코비치 감독과 챠디(마케도니아), 제이드 노스(호주), 우성용, 손대호, 신인 공격수 유병수 등 능력있는 선수들의 합류로 인천은 창단 이후 제2의 도약기를 꿈꿀 수 있게 되었다.

지난 월드컵에서 세르비아 대표팀을 이끌기도 했던 동유럽의 명장 페트코비치 감독은 공격적인 축구로 인천에 새 바람을 몰고 오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페트코비치 감독이 기존의 자원과 새로 영입된 선수들을 잘 조화시켜 좋은 성적을 거둘 경우 2007년 초 K-리그에 불었던 '귀네슈 신드롬'과 같은 폭발적인 인기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인천은 그간 팀 전력상 공격보다는 수비에 무게 중심을 두며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중시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K-리그 통산 최다 득점에 빛나는 우성용과 마케도니아 대표팀 출신 공격수 챠디가 합류하며 매서운 공격력을 지니게 됐다.

두 장신 공격수의 동시 영입과 더불어 지난 전지훈련 기간 중 좋은 모습을 보여준 신인 공격수 유병수의 존재는 인천은 라돈치치의 공백을 두려워 하지 않는 이유. 고질적인 문제점이던 수비형 미드필더와 중앙 수비수 자리에는 손대호와 제이드를 보강해 전체적인 팀 전력이 탄탄해졌다. 이는 페트코비치 감독의 발언이 결코 공언(空言)이 아니란 것을 보여준다.

다만, 페트코비치 감독이 아직 한국 축구에 경험이 없고 외국인 선수와 국내 선수들의 수준 차이가 크다는 점. 마지막으로 선수층이 얇기 때문에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체력적 문제를 드러낼 수 있다는 점은 인천이 극복해야 할 부분이다, 이는 지난해처럼 다 잡았던 6강 플레이오프 티켓을 마지막에 놓치게 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전성호의 스카이박스] 대한민국 축구를 가장 편안하게 바라볼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랍니다.

[사진=올 해도 우승 후보에 오를 수원, 서울, 진화가 필요한 성남과 인천(C)엑스포츠뉴스 DB, 강창우기자, 김혜미기자, 인천유나이티드제공]



전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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