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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균의 등장, 이승엽이 그립지 않은 이유

기사입력 2009.03.03 11:54 / 기사수정 2009.03.03 11:54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2일 오후, WBC 아시아 예선전을 눈앞에 두고 있는 한국야구대표팀은 세이부 라이온즈를 상대로 4-2의 승리를 거두었다. 이날 경기는 일본 대표팀과 언론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본 시합이었다. 

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단연 김광현(21, SK 와이번스)과 김태균(27, 한화 이글스)이었다. 

김광현은 최고 구속 146km의 직구와 자신의 장기인 슬라이더를 선보였다. 3이닝동안 6안타를 내주고 1실점을 허용한 김광현은 일본 대표팀의 주요 분석 대상이 되었다. 세이부와의 시범 경기가 벌어지기 전, 일본대표팀이 가장 주목한 한국 선수는 김광현과 이대호(27, 롯데 자이언츠)였다. 이대호는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승부에 쐐기를 박는 결정적인 홈런을 터트렸다. 이 점을 인상적으로 본 일본 언론과 대표팀은 한국 타자들 중에 경계대상 1호로 이대호를 손꼽았다.

그러나 일본팀이 예측하지 못한 타자가 출연해 긴장시키고 있다. 

지난 2008 시즌, 한국 최고의 타자였던 김태균은 세이부를 상대로 3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도쿄돔 우측 펜스를 넘어가는 통렬한 투런 홈런을 터트린 김태균은 세이부 투수들의 구질을 상대하는 신중한 모습도 선보였다. 제1회 WBC 대회에서 벤치자리를 지켰던 김태균은 '국민 타자' 이승엽(33, 요미우리)의 백업 요원이었다. 그러나 이승엽이 빠진 현재, 그가 메워주고 있는 4번 타자 자리는 전혀 무게감이 떨어지지 않는다.

훌륭한 타자의 조건은 타석에 들어서면 출루를 많이 하거나 루상에 나가 있는 주자를 불러들어야 한다. 출루율과 타점 능력을 고루 갖춘 김태균은 팀 타선에 새로운 기폭제가 되고 있다. 정확성과 장타력, 여기에 빠른 발까지 보유한 추신수(27,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뒤에 포진한 김태균은 앞에 포진한 타자들의 영향 때문에 더욱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김태균의 장타능력은 파워보단 '정확성'에 나온다. 김태균은 의식적으로 큰 것을 치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한 타자다. 김태균이 세이부전에서 기록한 홈런에 배트 중심에 잘 맞아 길게 뻗어나간 타구이다. 일본 언론들은 "저 정도로 파워와 정확성을 갖춘 타자가 지금까지 국제무대에서 선보이지 않은 점이 이상하다"란 의견을 내놓으며 김태균을 경계하고 있다.

'왕년의 홈런왕'인 장종훈 한화 이글스 타격 코치의 조련을 받으면서 더욱 성장한 김태균은 '타도 일본'의 새로운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태균이 일본전에서 기대가 되는 이유는 변화구를 던지면서 유인하는 경향이 큰 일본 투수들에게 쉽게 속지 않는다는 점이다. 김태균의 정교함은 뛰어난 선구안에서 기인한다. 좀처럼 유인구에 속지 않고 실투를 놓치지 않는 김태균은 세이부와의 연습 경기에서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일본전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이승엽이 빠졌지만 일본은 결코 안심할 수 없다. 정교함과 파워, 뛰어난 선구안을 고루 갖춘 김태균이 한국 팀의 4번 자리를 든든하게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한국팀의 승리를 전하고 있는 한국야구위원회 공식 홈페이지 ⓒ KBO 공식 홈페이지 캡처]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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