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4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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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판삼국지] 안양 한라, 역사에 '처음'이라는 이름을 적다

기사입력 2009.02.25 00:02 / 기사수정 2009.02.25 00:02

김경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경주 기자]
모든 시간의 결과가 '기록'으로 남는 스포츠는 '처음'에 큰 의미를 둔다. 팀 창단 첫 승이나 성인무대 데뷔 첫 승, 혹은 첫 골 등 처음은 마지막 까지 회자된다.

안양 한라의 지금은 모두 '처음'의 역사가 되고 있다. 24일 오후 안양 빙상장에서 열린 08-09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안양 한라는 난적 크레인스에 6-2 속시원한 대승을 거두고 한국 팀 최초로 아시아리그 플레이오프에서 첫 승을 거뒀다.

이 날 안양 한라는 해트트릭을 기록한 플레이 메이커 패트릭 마르티넥과, 3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한 김홍일등 각 조에서 보인 고른 활약으로 크레인스를 물리쳤다.

남은 상대 중 가장 어려운 적수를 만난 안양 한라는 패배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듯 올 시즌 단 1승밖에 거두지 못했던 상대인 크레인스의 공격을 잠재우며 홈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에게 진가를 선보였다.

이 날 안양 한라가 승리 요인은 아이러니하게도 '몸을 날린 수비'였다. 올 시즌 아시아리그 참가 7개 팀 중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했던 안양 한라는 이 경기에서도 6골을 터트리며 예의 화력을 과시했다.

평소 많이 넣고 많이 내주던 모습과는 달리 공격수마저 몸을 내던지며 크레인스의 슈팅을 막는 등 안양 한라는 '사생결단'을 각오한 듯한 모습이었다.

첫 골은 크레인스에서 먼저 나왔다. 1피리어드 10분 35초, 니시와키 마사히토의 골로 크레인스가 골문을 열었다. 그 후 한동안 소강상태를 보이며 별다른 골 기회를 만들지 못한 양 팀이었지만, 16분 2초 패트릭 마르티넥이 브락 라던스키의 패스를 받아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그렇게 동점으로 1피리어드가 마감되는 것 같았지만, 종료 14초를 남기고 팀의 첫 골을 터트린 크레인스의 니시와키가 다시 역전 골을 성공시켰다.

2피리어드부터 안양 한라의 맹공이 펼쳐졌다. 2분 38초만에 이유원이 다시 동점골을 터트렸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만원 관중이 들어찬 안양 빙상장은 떠나갈 듯한 함성으로 가득찼다.

크레인스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율 크리스와 딕 조엘을 앞세워 안양 한라의 골문을 노린 크레인스는 그러나 안양 한라의 철벽 수비에 막혀 번번히 아쉬움에 뒤돌아서야했다.

김원중은 크레인스의 슈팅에 몸을 날려 막다 퍽에 맞아 한참을 괴로워하기도 했다.

2피리어드 12분 38초, 역사를 만드는 역전 골이 터졌다. 팀의 첫 골을 만든 패트릭 마르티넥의 스틱이 불을 뿜었다.

김기성의 슈팅이 패트릭의 스틱에 맞아 굴절됐고,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들어갔다. 역전한 채로 2피리어드를 마친 안양 한라는 3피리어드에서 내리 3골을 성공시켰다.

주장 김우재의 행운의 골로 포문을 연 안양 한라는 '뉴 히어로' 박우상과 패트릭 마르티넥이 1분 사이 연속 골을 터트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경기 종료 후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팀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된 패트릭 마르티넥은 "내가 해트트릭을 기록 한 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누가 골을 넣던 그 골로 팀이 승리할 수 있다면 그 것이 훨씬 중요하고 소중한 것이다." 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많은 사람들이 크레인스의 승리를 예감했겠지만 그래서 우리는 더 열심히 뛰었다. 모두를 놀라게 해서 기쁘다."라고 크레인스 전에 임한 각오를 밝혔다.

그 동안의 전적 열세를 딛고 호쾌한 승리를 거두며 한국 팀 최초 아시아리그 플레이오프 첫 승을 기록한 안양 한라는 25일 오후 7시, 안양 빙상장에서 크레인스와 두번째 기록을 향한 한판 일전을 벌인다.

 



김경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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