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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 '내게 맞는 모습을 찾아'…'염력'과 함께 한 심은경의 시간들

기사입력 2018.02.05 17:30 / 기사수정 2018.02.05 16:07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어느 작품이든 맞춤옷을 입은 듯 꼭 맞는 캐릭터로 변신해 다양한 얼굴을 보여주고 있는 배우 심은경이 영화 '염력'(감독 연상호)을 통해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의미 있는 한 줄을 더해냈다.

지난 달 31일 개봉한 '염력'은 갑자기 초능력이 생긴 아빠 석헌과 모든 것을 잃을 위기에 빠진 딸 루미가 세상에 맞서 상상초월 능력을 펼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심은경은 신루미 역을 맡아 당차고 성숙한 모습을 선보였다.

'염력' 개봉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심은경은 "요즘에는 작품을 선택할 때 본인만의 어떤 개성이 뚜렷한 부분들을 많이 염두에 두는 것 같아요"라고 이야기를 꺼냈다.

"요즘 남성배우들 위주의 작품이 많다는 것에 대해서, 개인적인 아쉬움도 물론 있죠. 어쨌든, 제가 잘 해야 한다는 것이 첫 번째지만요. 좋은 배우들이 많이 있는데 뭔가 한동안 편협해졌다고 해야 할까요. 개인적으로는 여성 배우들이 좀 더 많이 활약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고요. 저도 그 안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캐릭터를 연기하는 데 있어서 주체적인 그런 부분들을 더 생각하게 되는 것이죠."

'염력'의 루미는 심은경의 이러한 생각과 맞닿아있는 캐릭터였다. 오프닝에 드러나는 루미의 상황, 성격 등을 예로 든 심은경은 "시나리오를 봤을 때부터 '내가 어떻게 연기할까' 기대됐던 부분이거든요"라고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


영화는 유머는 물론, 재개발 등 사회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되새길 수 있게 하는 영화의 성격에 대해서도 자신만의 해석을 내놓았다.

"온전히 (사회적인 문제를) 의식하지 않고 들어갔다고 할 수는 없지만, 첫 번째 포커스는 평범한 사람이 초능력을 갖게 됐을 때 그것이 어떻게 비춰질까, 또 그것이 어떠한 재미를 일으키고 어떤 카타르시스를 일으킬까가 가장 주된 부분인 것 같아요. 도시개발에 대해서는 감독님의 날카로운 시선이 담겨 있다고 생각하는데, 전체적인 포인트는 염력이라고 하는 초능력에 대해 포커스가 맞춰져 있고 그것을 이용했을 때 관객들로 하여금 통쾌함을 안겨 주는 것, 또 평범한 사람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들이 더 주된 것 같다고 생각해요."

배우로서, 또 영화 팬으로도 "장르물을 좋아해왔다"고 전한 심은경은 "연기적으로도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였어요"라는 말로 '염력'까지 이어지고 있는 꾸준한 작품 활동에 대해 얘기했다.

함께 하는 사람들과의 익숙함, 편안함은 작품에 좀 더 쉽게 녹아들 수 있는 힘이 됐다.  SNS로 시작돼 '서울역', '부산행'(2016) 그리고 '염력'까지 이어진 연상호 감독과의 인연이나 '불신지옥'(2009), '퀴즈왕'(2010), '광해, 왕이 된 남자'(2012)와 '서울역'(2016)까지 함께 했던 류승룡과 함께 한 시간이 그렇다.

심은경은 연상호 감독에 대해 "배우로서 바라봤을 때는 정말 최고죠"라고 웃으면서 "디렉션이 정말 좋고, 원하시는 게 뚜렷해요. 저는 그것을 받아들이고 승화시키기만 하면 되거든요. 황정민 선배님의 말씀을 빌린다면, 저는 숟가락 하나를 얹었을 뿐이죠. 그러다 보니까 오히려 더 집중력도 높아지고, 제가 더 역할에 몰입할 수 있게끔 만들어졌던 것 같아요. 촬영을 하기 전에 이 신이 어떻게 만들어질 것인지에 대해 쭉 브리핑을 해주시기 때문에 전혀 불안감 없이 마음을 편하게 먹고 연기에만 몰입할 수 있었다는 것이 좋았어요"라고 설명했다.


류승룡의 이야기를 꺼내면서도 "정말 좋아하는 선배님이에요"라고 눈을 빛냈다.

"어릴 때부터 동경하던 선배님이었어요. 인간적으로 포용력이 있으신 분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불신지옥'을 촬영 할 때는 본인이 도움을 많이 받았다는 연기 책을 추천해주시기도 했고, 실제로도 제가 그 책을 통해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불신지옥' 이후 거의 10년이라는 시간이 가깝게 지나서 '염력'으로 선배님과 부녀로 만나게 됐잖아요. 서로 뭔가 더 끈끈한 것이 많이 생겼다는 생각이 들죠."

실제 류승룡이 심은경을 향해 '본인만의 시간을 가지면서 여유롭게 연기할 수 있는 힘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전한 조언은, 심은경에게 많은 생각을 함께 하게 만들었다.

"어느 순간 저를 잃어버렸다고 생각하는 순간들도 분명 있었거든요. 그래서 '염력' 촬영을 마치고 나서는 좀 쉬었었어요"라고 말한 심은경은 "쉬면서 제 시간도 갖고 가족들과도 시간을 많이 가졌죠. 혼자 여행가는 시간도 가지면서, 일상의 행복을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

그 시간들의 결과물로 '여백의 미'라는 말을 떠올리게 됐다. 심은경은 "좀 단순하게 생각을 해야 되겠다 싶더라고요"라고 말을 덧붙였다.

"단순히 그림이나 글에 적용하는 말이 아니라, 일에 있어서도 본인이 하는 일이나 살아가는 인생에 있어서도 여백의 미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많이 비워내고 싶었고, 비워낸 만큼 정말 의미 있는 것으로 많이 채우고 싶었죠. 제가 가지고 있던 '잘 해야 겠다'는 욕심들과 부담감도 한 꺼풀 내려놓고, 진짜 저를 마주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연기도 편안하게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제 행동이나 외적으로 보여지는 패션 같은 것도 마찬가지고요. 제가 마음에 드는 옷을 입을 때, 비로소 제 표정이 자연스러워지고 편해지고 웃는 모습도 많이 보여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염력'을 통해 자신에게 어울리는 모습을 찾아갔던 시간을 완성할 수 있었다. 이어 '염력'보다 먼저 촬영을 마쳤던 '궁합'까지 2월 28일 개봉을 앞두고 있어, 심은경은 누구보다 바쁘지만, 또 그만큼 좋아하는 영화 일과 함께 하며 새해의 하루하루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심은경은 "'염력'은 정말 즐겁게 찍었던 작품이거든요. 거짓말 안하고 너무나 행복했고, 지금도 많이 그리워요.  극장에 제 영화가 걸리고, 또 관객 분들이 기억해주시고 찾아주신다는 것에 힘입어서 저 역시 더 힘을 내서 연기할 수 있게 되는 것 같고요. 시간과 기간에 상관없이, 이렇게 연달아 인사드릴 수 있게 된 것은 배우로서 큰 행운이라고 생각해요"라고 환하게 웃어 보였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매니지먼트AND, NEW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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