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2.04 14:01 / 기사수정 2009.02.04 14:01
[엑스포츠뉴스=김경주 기자] 2월 2일 오후 4시. 쿤밍 전지훈련을 앞둔 강원FC 선수들이 집결지인 인천국제공항에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지난 1월 22일부터 31일까지 9박 10일간 제주도에서 진행된 국내 전지훈련을 마치고 짧은 하루 휴가 뒤 만난 선수들의 표정은 꽤나 밝았다.
쿤밍으로 떠나기 전 오랜만에 가족들과 만나 단란한 시간을 보냈다며 웃고 있는 선수들 틈에서 유독 초초한 표정을 짓고 있는 한 사람이 눈에 띄었다. 오하시 마사히로였다. 오하시는 "내일이 와이프의 출산 예정일이다. 한데 전지훈련 일정과 겹쳐 옆에 있어주지 못한다."며 미안한 마음을 표했다.
선수단이 쿤밍 현지에 도착한 시간은 저녁 10시. 호텔 이동 중에도 휴대폰을 놓지 못하던 오하시에게 와이프의 출산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리고 다음날, 오전훈련을 마치고 샤워장에 들어가던 중 잔뜩 흥분한 '장모님'의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들려왔다. "오하시, 아들이야!" 2월 3일 오전 11시. 서울 모 병원에서 2.98kg의 오하시 '주니어'가 세상과 만난 순간이었다.
"와이프가 한국 사람이에요. 일본어를 잘하지 못하기 때문에 일본 현지 병원에서 쓰는 어려운 말은 알아듣지 못해요. 그래서 아이는 꼭 와이프의 고향에서 낳아야한다고 생각했어요. 와이프와 아들 모두 건강하다고 하니 저도 안심이네요."
옆에서 듣고 있던 룸메이트 박종진은 "형수님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다. 그 때문에 한국을 더 특별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며 덧붙였다.
"와이프가 일본에서 유학생으로 있던 시절, 첫 눈에 반해 결혼까지 이르게 됐다"던 오하시는 "이제 아들도 한국에서 낳았으니 한국, 그리고 강원을 저의 또 다른 고향처럼 생각하며 살아야겠어요"라며 웃었다. 또한 "이제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다"며 "올 시즌 강원FC가 K-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다짐의 말까지 남겼다.
현재 강원FC 선수단은 오하시의 득남소식을 자신의 일처럼 기뻐하며 가족처럼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전지훈련을 소화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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