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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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 찾은 SK, 콜린스 부상이 '전화위복'

기사입력 2009.01.30 02:20 / 기사수정 2009.01.30 02:20

최영준 기자


서울 SK가 달라졌다. 최근 5경기에서 4승 1패, 그야말로 거침없는 상승세다.

29일 안양 KT&G를 꺾으면서 기분 좋게 전반기를 마무리한 SK의 현재 순위는 7위. 플레이오프 마지노선인 6위와는 고작 1게임 차다. 부산 KTF와 탈꼴찌 다툼을 벌이던 시즌 초중반의 일은 이미 잊은 지 오래. 상승세를 타고 본격적으로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가시권에 두고 있다.

골밑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던 외국인 선수 디앤젤로 콜린스의 전치 8주 부상과 함께 찾아온 '대마초 파동'도 그들의 상승세를 막지 못했다. 오히려 콜린스가 결장한 4경기에서 3승 1패. 외국인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프로농구의 특성상 이런 모습은 이변이 아닐 수 없다.

이와 같은 최근의 상승세에 대해 SK 김진 감독은 "외국인 선수가 한 명 없는 것이 오히려 득이 되는 부분도 많은 것 같다.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집중력이 좋아졌고, 잘 안 되던 모든 부분이 살아났다"는 분석을 제시했다. 결과적으로 콜린스의 부상이 외국인 선수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를 줄여주면서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

무엇보다 이전까지 의기소침해 있던 국내 선수들의 자신감 회복이 상승세의 원동력이 됐다. 제한된 시간에 제한된 역할만을 부여받던 국내 선수들이 콜린스의 공백과 함께 출전 시간도 늘고 많은 역할을 수행하게 되면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된 것. 공격의 주축인 외국인 선수에게 공을 넘기고 그저 지켜만 보던 자세도 변화했다. 이젠 모든 선수가 발 빠르게 움직이며 '동적인 농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 몇 경기를 통해 드러난 김민수의 자신감과 기량 향상도 고무적이다. 골밑 수비가 약하고 몸싸움을 기피한다는 지적이 종종 제기됐던 김민수는 최근 꾸준히 센터 자리에 출장해 외국인 선수와 맞상대하기 시작한 후로 몰라보게 달라졌다. 상대 센터와의 자리다툼에서도 결코 밀리지 않고 도움 수비를 적절히 활용하며 조금씩 요령을 익혀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30일부터 시작되는 긴 휴식 기간은 SK에게 큰 행운이다. 새 외국인 선수로 커티스 윌리엄스를 점찍었던 SK는 자체적인 기량 테스트 결과 윌리엄스의 기량을 기대 이하라고 판단해 다시 돌려보낼 계획. 다른 외국인 선수를 구하기 위한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에서 열흘이 넘는 휴식 기간은 선수 선발에 조금이나마 여유를 제공할 수 있는 호재다.

체력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테런스 섀넌, 김민수와 정상적인 몸 상태가 아닌 방성윤이 회복할 시간도 벌었다. 그렇지 않아도 피로가 누적됐던 섀넌과 프로 첫 시즌을 보내는 김민수는 최근 골밑 부담 가중으로 체력 소모가 더 심해졌다. 다시 목 부상을 입은 방성윤 역시 쉴 시간이 필요한 상태. 

휴식 기간 이후 새 외국인 선수가 합류하면 일단은 어느 정도의 적응 기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이 기간 동안 SK의 상승세가 꺾일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현재로선 잃었던 자신감을 얻고 체력까지 회복한 기존 선수들의 마음가짐과 집중력은 휴식 기간 이후에도 충분히 발휘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꼴찌의 그림자를 벗고 어느덧 6강 진입을 가시권에 둔 SK. 콜린스의 부상이라는 악재는 오히려 기회가 되었고, 이제는 자신감을 발판 삼아 그것을 최대한 살리는 일만 남았다. 

[사진=작전을 논의하는 SK 선수들 ⓒ김혜미 기자]

최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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