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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초점] '더유닛', 1등=2등? 서바이벌의 공정함은 어디로

기사입력 2018.01.18 08:00 / 기사수정 2018.01.18 10:38

김주애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착한 서바이벌이 가능할까?'

오디션,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이야기하자면 그 문제점으로 '잔인함'이 거론된다. 어떤 기준에 따라서든 승자와 패자가 나뉘어야 하고, 이로 인한 패자에 대한 동정심은 약육강식 세계의 잔인함으로 연결되는 것.

KBS 2TV '더유닛'은 대에서 꿈을 펼치고 싶은 참가자들의 재능과 잠재력을 발굴해 아이돌 유닛 그룹을 만드는 프로그램. 데뷔를 했지만 자신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던 참가자들의 무대와 성장과정을 지켜보며 시청자가 직접 유닛 멤버들을 뽑는다. 미션을 통해 유닛B, 유닛G 아홉 명을 선발해 새로운 그룹으로 활동시킨다. 

'더유닛'의 모태가 공영방송 KBS인 만큼, 처음부터 흥행을 위한 자극성보다 원취지에 맞는 진정성에 중심을 맞출 거라 공언했다. '착함'에 초점을 맞춰서일까. '더유닛'은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나왔던 악마의 편집 문제나 방청객 하대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다.

긴장감이 넘쳐야 했던 탈락식도 소소하게 흘러갔다. 여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는 순위 발표식 연출에 가장 공을 들인다. '슈퍼스타K'에서 김성주가 말하는 "60초 후에 공개됩니다"에, '프로듀스 101'의 카메라 분할 컷에 든 연습생의 초조한 모습에 시청자도 함께 긴장하며 재미를 느낀다.

그러나 착한 오디션 '더유닛'은 특별한 세트장도, 거창한 멘트도 없이 순위발표식을 진행했다. 이들은 탈락이라는 말 대신 이별이라고 말하며 탈락자들을 위로했다.

한편 이 '착함'이 경연의 혜택으로까지 번지며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3일 방송된 '더유닛'에서는 3차 경연으로 음원 미션이 진행됐다. 이날 경연의 우승 혜택은 '뮤직비디오 촬영'. 자신들만의 신곡을 받아 이를 뮤직비디오로까지 촬영할 수 있는 기회에 '더유닛' 참가자들은 열정을 다해 경연에 임했다.

13일 방송에서는 남자 유닛인 유닛B 다섯팀의 무대와 결과가 공개됐다. 유키스 준, 한결, 고호정, 찬, 동명, 지한솔로 구성된 훈남쓰의 '올 데이(ALL DAY)'가 우승을 차지했다. 예정대로 훈남쓰의 뮤직비디오가 17일 카카오TV를 통해 단독 공개됐다.

그러나 문제는 2위 팀이었던 K.B.S(동현, 의진, 이건, 대원, 정하, 기석, 웅재)의 '퀘스쳔(Question)'까지 스페셜비디오라는 이름으로 뮤직비디오가 제작되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네이버 V앱은 물론 유튜브, 페이스북, 트위터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뮤직비디오가 공개됐다. 이는 더 많은 사람들이 뮤직비디오를 접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오디션 혹은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는 자신을 홍보할 기회를 더 많이 가질 수 있는 것 자체가 혜택이다.

KBS 측은 2위 팀은 K.B.S의 '퀘스쳔' 스페셜비디오를 SNS에 올리며 '1위만 알아주면 몹시 서운한거다', '모두 잘했어'라는 해시태그를 사용했다. 착한 오디션 '더유닛'이기에 할 수 있는 말이다. 그렇다면 착한 오디션 '더유닛'은 왜 2위까지만 알아주는 걸까. 3위, 4위, 5위는 '모두 잘했다'라는 그들의 칭찬 안에 들어오지 못한 팀처럼 비친다.

후에 훈남쓰 팀의 뮤직비디오도 다른 유통 경로를 통해 배포됐고, 이들 멤버들의 1 대 1 직캠이 공개되며 1위 팀만의 혜택이 주어지는듯 했으나 질세라 2위 팀 K.B.S의 1 대 1 직캠도 공개했다. 1위를 한 훈남쓰 팀은 2위 팀 K.B.S보다 더 나은 혜택을 받은 게 전무하다.

경연의 공정성은 혜택이 공정하게 분배될 때 완성된다. 서바이벌 과정은 착해도 되지만 결과는 잔인해야한다. 1위 팀에게만 우승 혜택을 준다고 해서 아무도 2, 3, 4, 5위의 노력을 폄훼하지 않는다. 뮤직비디오 제작을 위해, 우승하기 위해 애쓴 이들의 노력은 어떻게 되는가. 

또한 1위가 2위와 차별되지 않는다면 앞으로 경연에서도 누가 우승을 차지하든 상관이 없어지게 된다. 이로써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가지는 '긴장감'이라는 재미도 빛을 발하지 못한다.

'더유닛'은 더 이상 '착함' 뒤에 숨어서 서바이벌의 공정함을 해쳐서는 안된다. 이는 공정한 절차로 우승한 이들에게만 '나쁜' 서바이벌이 되는 일이다. 

savannah14@xportsnews.com / 사진 = KBS 2TV

김주애 기자 savannah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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