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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리가.com] 레알 마드리드 부활의 중심, '가골라쓰'

기사입력 2009.01.22 10:10 / 기사수정 2009.01.22 10:10

유형섭 기자

[엑스포츠뉴스=유형섭 기자] '가골라쓰', 처음 듣는이에게 어색할지도 모르는 어감의 이 단어는 최근 레알 마드리드의 상승세를 주도하는 두 미드필더인 페르난도 가고와 라쓰에게 레알 마드리드의 서포터들이 지어준 별명이다.

이 조합은 단지 최근 3경기에 막 호흡을 맞추었지만, 허리싸움이 어떤 곳보다도 중요한 스페인 축구에서 이들이 보여준 모습은 기대 이상이었다. 최고의 플레이어만 거쳐가기에 눈이 높기로 유명한 레알 마드리드의 서포터에게도 만족감을 안겨주기에 충분하였고, 감독 교체와 회장 사임등으로 인해 한동안 어수선한 레알 마드리드 수뇌부 역시 구단 내부적으로 문제가 많은 상황에서 승리를 챙기는데 큰 도움을 주는 두 선수에게 만족하고 있을 것이다.



'라쓰' 라싸나 디아라

라싸나 디아라는 후안데 라모스 감독이 레알 마드리드에게 처음으로 요구한 선수다. 전형적인 4-4-2전술을 선호하고 두터운 중원을 구축하고 싶은 후안데 라모스에게 있어서 마하마두 디아라의 부상은 수비적인 안정감을 주는 것에 무리가 있었다. 공격적인 면은 누구보다도 나은 구티였지만 그의 기복과 수비가담은 라모스 감독의 눈에 찰리가 없었다. 거기에 하비 가르시아는 아직 유망주로 아직 레알 마드리드를 대표하기엔 부족한 게 사실이었다.

6개월이라는 단기계약으로 마드리드에 입성한 라모스 감독은 실직의 위기에서 피하기 위해선 눈에 보이는 결과, 즉 트로피를 얻어야만 했다. 그렇기에 그는 작지만 견고한, 토트넘 감독시절 눈여겨보던 라싸나 디아라였다.

그리고 라싸나 디아라는 2천만 유로라는 적지않은 이적료로 레알 마드리드에 입성한다. 수많은 마드리디스타들은 그동안 언제나 주전자리를 원한 '이기심 많은' 선수라는 인상을 풍겼던 그에게 의구심을 품었다. 자신을 의심하는 서포터 앞에서 라싸나 디아라는 자신을 마케렐레의 후계자도 아닌, 미하마두 디아라에 대한 대체자도 아닌, 자신을 '라쓰'로 불러달라며 하얀 유니폼을 입었다.



페르난도 가고

레알 마드리드에서 페르난도 가고의 역사는 레알 마드리드 미드필더진 고난의 역사와 같다.

아르헨티나 축구의 중심인 보카 후니오르스 시절의 그는 활동량 좋은 미드필더 바타글리아의 보좌아래, 필드에 있는 모든 선수를 이끄는 지휘자와도 같았다. '라 봄보네라'를 지휘하는 그의 모습에 사람들은 열광하였고, 사람들은 가고의 플레이에서 레돈도를 보는 것과 같다고 표현했다. 20세기 레알 마드리드의 황금기를 이끈 자 페르난도 레돈도. 레알 마드리드는 레돈도의 유혹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고, 다른 클럽들과의 경쟁 끝에 06/07시즌 겨울 이적 시장에서 그를 영입하게 된다.

하지만, 경쟁 끝에 영입한 그는 기대한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가고의 플레이는 레돈도처럼 우아하긴커녕 저돌적이었다. 긴머리가 흩날리는 곱상한 외모와는 달리 위험한 슬라이딩 태클을 즐겨 사용하는 그는 공격보단 수비에 전념하였고, 그에게 레돈도의 모습을 바라던 많은 이들은 실망을 하게 된다.

그도 그럴 것이 레알 마드리드에는 바타글리아와 같이 그를 보좌해주며 이리저리 뛰어다녀주는 미드필더가 없었다. 마하마두 디아라는 파워풀한 미드필더이기는 하지만, 그는 동료를 보좌해주는 선수는 아니었다. 게다가 잦은 감독교체와 오고 가는 여러 명의 선수로 인해 가고가 팀 동료를 이해하고 올바른 리듬으로 그들을 지휘하기에는 문제가 많았다.

특히나 베른트 슈스터 감독은 3명의 미드필더 중 가고를 제외한 두 명의 선수를 모두 공격적인 선수로 편성하는 등 가고는 수비에 전념할 수밖에 없었다. '티키-타카' 정신의 한계를 보인 슈스터가 떠나고 등장한 후안데 라모스는 가고에게 '라쓰'라는 짝을 붙여주었다.

그리고 '가골라쓰'

가고와 라쓰의 조합은 비록 3경기에 가동된 상태이다. 그러나 그 짧은 기간 동안 '가골라쓰' 조합이 보여준 중원장악력과 팀 전체로 이어지는 영향력은 마케렐레 이후 지적되던 중원에서의 압박을, 레돈도-지단 이후로 지적되던 경기의 템포조절에 대한 문제가 해결된 모습이었다.

상대팀 전체에 압박을 가하고 파트너를 보좌해주는 라쓰에게는 그는 달가워하지 않겠지만 같은 프랑스의 레전드인 클로드 마케렐레가 생각날 수밖에 없었다. 수비적인 부담에서 좀 더 자유로워지고 레알 마드리드 공격의 시발점이 되어가는 페르난도 가고에게는 그의 우상이자 레알 마드리드의 지휘자였던 '엘 프린시페' 페르난도 레돈도의 모습이 다시금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그리고 이 둘의 안정된 중원은 다른 선수들에게도 좋게 작용하여 팀 전체의 경기력과 기세가 오르고 있다.



레돈도 + 마케렐레

마케렐레는 레돈도의 이적 후 대체자로 영입되었었다. 그렇기에 이 두 선수는 함께 베르나베우에서 뛰어 본 적이 없다. 그것이 '제2의 레돈도'인 가고와 '제2의 마케렐레'인 라쓰의 만남이 기대되는 것이다.

항상 그 능력이 입증된 선수만을 영입하며 우승만을 노리는 팀 레알 마드리드가 영건들에게 희망을 걸었다. 이들에게 바라는 것은 당장 한 경기의 승리만을 원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팀과 팬들은 산티아고 베르나뷰에 '강림'한 제2의 레돈도, 마케렐레에 새로운 레알 마드리드의 황금기를 기대한다. 제2의 누군가보다는, 레알 마드리드 황금기의 '가골라쓰'가 되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바르셀로나의 독주로 라 리가의 판도가 기울어가는 가운데, 라모스 감독이 찾아낸 새로운 레알 마드리드 중원의 보석은 라 리가 판도를 어떻게 바꿔놓은 것인지 주목된다. 팬들의 눈은 다시금 타오르는 레알 마드리드로 향하고 있다.

[사진=ⓒ레알마드리드 구단 홈페이지 캡쳐]



유형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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