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4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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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풍의 KCC, '영건 트리오'가 떴다

기사입력 2009.01.19 16:42 / 기사수정 2009.01.19 16:42

최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최영준 기자] '영건 트리오'를 앞세운 전주 KCC의 기세가 무섭다.

17승 16패로 5위에 올라있는 KCC는 최근 10경기에서 8승 2패의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주에는 3경기에서 전승하며 시즌 3연승을 달렸다. 약 한 달 전만 해도 8연패하며 공동 8위까지 떨어졌던 것을 감안하면 정말 놀라운 반전이다. 특히 지난 12월 19일 서장훈의 트레이드 이후 팀 체질 개선에 확실한 성공을 거둔 것으로 보여 이 기세는 쉽게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이런 놀라운 상승세의 중심에는 바로 KCC의 현재이자 미래인 '영건 트리오'가 존재한다. 바로 2년차 포인트가드 신명호와 트레이드를 통해 합류한 신인 강병현, 그리고 역시 신인인 최장신 센터 하승진이다. 이들은 날로 발전하는 기량에 패기와 자신감마저 더해져 연일 높은 공헌도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빠른 발과 끈질긴 수비의 대명사, 신명호

2년차 가드 신명호는 올 시즌 주전인 임재현의 부상으로 본격적인 기회를 잡았다. 이미 지난 시즌에도 끈질긴 수비와 빠른 스피드로 백업 가드 역할을 훌륭히 수행한 바 있는 그는 최근 늘어난 출장 시간과 함께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일부 팬들은 오히려 "임재현보다 신명호가 낫다"며 임재현 복귀 후에도 그의 주전 기용을 종용하고 있을 정도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스틸. 19일 현재 경기당 2.03개로 스틸 부문 3위에 올라있다. 1위 주희정과 2위 김태술은 비교적 많은 시간을 뛰는 붙박이 주전임을 생각할 때 경기당 18분가량만을 뛴 그의 기록은 더욱 놀랍다. 올 시즌 기록 중인 1.88개의 평균 어시스트보다 더 많은 스틸을 기록해 이색적인 모습도 연출하고 있다.

수치로 드러나는 스틸만이 그의 수비력의 전부는 아니다. 재빠른 손놀림과 패싱 흐름을 읽는 눈 이외에도 그는 끈질긴 근성과 빠른 발로 상대 가드를 지치게 하는 힘도 지녔다. 더불어 빠른 발을 이용한 드라이브 인 능력도 지니고 있어 공격이 막힐 때 활로를 뚫어주는 역할도 가능하다.

잘생긴 외모에 실력까지, 루키 가드 강병현

강병현은 지난 12월 19일 '서장훈 트레이드'에 휘말려 인천 전자랜드에서 KCC로 이적했다. 이제 프로 첫 시즌을 보내고 있는 신인으로서는 바뀐 팀 분위기에 적응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겠지만, 이를 훌륭히 극복해내고 오히려 기회로 삼았다. 

전자랜드에서 19경기에 출장해 평균 6.5득점, 2.5리바운드, 2.7어시스트를 기록하던 강병현은 KCC로 옮긴 후 뛴 12경기에서 12.3점, 3.3리바운드, 3.2어시스트로 거의 두 배 가까이 좋은 기록을 남기고 있다. 전자랜드에서 포지션 중복 문제로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하다가 KCC에서는 확실한 주전 슈팅가드로 입지를 다지며 기록에서도 상승 곡선을 그린 것이다.

자신감 상승으로 인한 본인의 기록 향상뿐만 아니라, 그의 큰 키와 빠른 스피드로 팀도 종종 매치업의 우위를 누릴 수 있게 됐다. 트레이드 이전까지 자신의 포지션이 아닌 슈팅가드 자리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던 추승균이 다시 스몰포워드로 뛰면서 연일 맹활약하고 있는 것도 강병현의 합류로 인한 보너스 효과이다. 

복귀 후에도 위력은 여전, '괴물 센터' 하승진

서장훈의 트레이드와 함께 하승진에게는 한차례 시련이 주어졌다. 바로 발가락 부상으로 거의 한 달가량을 결장하게 된 것. 더구나 자신이 빠져있는 동안 오히려 팀이 '트레이드 효과'를 누리며 승승장구하자 마음만 더 급해졌다. 아쉬움에 '폭탄 발언'까지 내뱉었던 그는 이제 시련을 겪고 한층 더 성숙해져서 돌아왔다.

그의 복귀로 느려질 팀 스피드에 대한 우려가 컸지만, 어느 정도 전술적인 운용으로 해법을 찾은 모습이다. 특히 과거 서장훈과 함께 뛸 때처럼 출전 시간을 놓고 경쟁할 필요 없이 하승진에게 고정된 역할을 부여할 수 있게 됐다. 복귀 후인 지난 17일 서울 삼성과의 경기에선 상대 주 득점원인 특급 센터 테렌스 레더를 잘 막아냈고, 18일 전자랜드와의 경기에서도 서장훈을 압도해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약점으로 지목되던 자유투 집중력도 많이 나아졌다. 여전히 전체 성공률은 30%대에 그치고 있지만, 부상 복귀 후에는 꾸준히 50% 이상의 성공률로 점점 좋아지고 있다. 그의 자유투 성공률이 정상 수준(?)을 되찾는다면, 무조건 그가 공을 잡으면 파울로만 끊던 다른 팀의 전술은 더 이상 통하지 않을 전망이다.

점점 성장하는 그들, 약점을 극복하라

팀과 함께 승승장구하고 있는 이들에게도 분명 약점은 존재한다. 세 선수가 공통으로 겪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자유투다.

37.6%에 허덕이는 하승진의 저조한 자유투 성공률은 이미 잘 알려져 있지만, 가드인 신명호와 강병현 역시 너무 낮은 자유투 성공률이 고민거리다. 신명호는 53.9%, 강병현은 62.8%에 그쳐 애를 먹고 있다. 그렇다고 이들이 자유투를 너무 적게 던졌다고 보기도 어렵다. 다른 두 선수에 비해 포인트가드 신명호는 공격 비중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자칫 상대 파울 작전 등에 표적이 될 우려도 있다.

또 아직 어린 선수들이기에 상승세가 한 번 주춤하면 자칫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점도 경계해야 한다. 경험이 적고 젊은 것이 큰 무기가 될 수도 있지만, 그 패기와 자신감이 꺾이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 

그렇기에 코칭 스태프나 추승균과 같은 고참 선수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약점이 있는 만큼 발전 가능성도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많은 지도와 관심으로 꾸준히 역할을 부여한다면 KCC와 함께 이 세 선수도 함께 승승장구하는, 윈-윈의 결과를 낳을 수 있을 것이다.

최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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