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1.19 10:10 / 기사수정 2009.01.19 10:10
[유럽축구 놈놈놈] 14화 - 시즌 초반과 다른 선수편
몬주익의 검은 수호신, 카메니
[엑스포츠뉴스=유형섭 기자] 주전선수라는 것은 팀 내에서 많은 의미가 있다.
또한, 그 포지션이 골키퍼라면 더 큰 의미가 있게 된다. 팀에서 가장 중요한 포지션 중 하나인 골키퍼는 팀이 믿을 수 있는 마지막 수비수라는 의미가 있다. 그렇기에 축구는 골키퍼를 한 명만 허용하고 있다.
많은 구단은 여러 희망과 함께 시즌을 시작했고, 어느새 전반기가 지나갔다. 구단의 바라는 대로 좋은 모습을 보인 선수가 있는 반면 시즌 초반 구단의 기대에 보답을 해주지 못하며 좋지 못한 모습으로 전반기를 마친 선수도 있다.
이번에 소개할 카메니는 위의 두 가지 이야기를 모두 충족시킨다. 몇 년간 에스파뇰의 든든한 수문장으로, 라리가 최고의 골키퍼 중 한 명이라는 평을 받던 카메니는 08/09시즌 최악의 전반기를 보냈다.
검은 돌풍의 수문장
1984년 2월 18일 카메룬의 수도 두알라에서 태어난 카를로스 카메니는 사뮈엘 에투, 스테펜 음비아등이 카메룬의 여러 유명 선수들을 배출한 카지 스포츠 아카데미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카를로스 카메니가 세계 축구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건 16세라는 어린 나이에 출전한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이었다 에투, 음보마, 로렌등 어리지만 탄탄한 선수들로 이루어진 카메룬은 올림픽 축구에서 엄청난 돌풍을 일으켰고, 모두의 예상을 깨며 금메달을 목에 걸게 된다.
검은 돌풍에 놀란 유럽의 여러 구단은 카메룬선수들에게 많은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고, 카메니 역시 00/01시즌 프랑스의 르 하브르로 자리를 옮기게 된다.
어려운 프랑스생활
시드니 올림픽 최연소 금메달리스트 카를로스 카메니의 첫 유럽 구단인 르 하브르. 하지만, 르 하브르는 카메니를 어린 선수로만 취급하며 그를 리저브 팀에서 더 이상 승격시키지 않았다. 그는 결국 02/03시즌 생테티엔으로 임대 이적을 하지만 이 역시 벤치에나 머무르는 기간이었다.
결국, 4년간 정식경기엔 한 번도 나오지 못한 카메니는 04/05시즌 이적을 결심하게 된다. 그의 첫 이동지는 프리미어리그의 볼튼 원더러스로 임대이적. 하지만, 르 하브르시절 경기에도 나오지 못하던 그에게 취업비자는 허락되질않았고, 그는 결국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에스파뇰로 완전 이적하게 된다.
에스파뇰의 수호신
04/05 시즌 에스파뇰의 도박과도 같던 카메니의 영입은 많은 이들에게 궁금증을 샀으나 시즌이 끝날 시점에 그 궁금은 에스파뇰의 현명한 영입으로 판명난다. 카메니는 애초 벤치 멤버였지만 시즌 전반기 불안한 레멩을 제치고 주전 골키퍼로 올라서게 되고, 에스파뇰의 후반기 약진에 큰 활약을 하게 된다. 카메니는 2005년 아프리카 베스트 골키퍼 부문 2위를 수상한다.
그러나 그의 활약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05/06시즌에도 그의 활약은 이어졌고 UEFA컵에서의 선전과 함께 코파 델 레이 우승을 거머쥔다. 그는 지난해 아쉽게 놓쳤던 2006년 아프리카 베스트 골키퍼 상을 수상하였고 그 누구도 이견을 제시할 수 없는 프리메라리가 최고의 골키퍼로 평가받게 된다. 이후 카메니는 에스파뇰을, 프리메라리가를 논할 때 빠지면 아쉬운 선수 중 한 명이 되었다.
카메룬 국가대표 카메니
카메니는 2001년 5월 대한민국국가대표와의 친선경기에서 처음으로 카메룬 성인국가대표팀으로 데뷔하였다. 이후 2002한일월드컵과 말리에서 열린 아프리칸네이션스컵에 카메룬 국가대표로 참여하며 54경기에 출장한 상태다.
부진의 시작
문제는 08/09시즌부터였다. 리에라가 떠났지만 에스파뇰은 여전히 중상위권을 구축하는 팀이 될 것이란 전문들의 평가가 많았다. 시즌 초반은 전문가들의 평가대로 흘러갔지만 주장인 라울 타무도가 부상으로 이탈한 이후 에스파뇰은 점점 슬럼프에 빠지기 시작하였다.
이는 카메니에게도 마찬가지라서 에스파뇰의 실점장면엔 들어가는 멍하니 바라볼 뿐인 카메니의 모습이 잦아졌다. 전반기가 끝나는 시점에 에스파뇰은 강등권이라는 어울리지 않는 순위에 머물게 되었고, 08/09시즌까지 계약이 되어있는 카메니는 이적의사를 보이기 시작했다.
슬럼프에 빠진 흑인 카메니를 향해 서포터들은 욕을 하기 시작하였고, 카메니는 훈련장에서 서포터들과 충돌하는 사건까지 일으키기 시작했다. 이후 카메니는 기자회견에서 그들을 향해 사과의 발언까지 하게 된다. 몇 년간 에스파뇰의 골문을 막아온 자신에게 욕을 하는 서포터들이 얼마나 아쉬웠을까.
카메니는 기복이 심한 것과 다혈질이란 것이 약점으로 지목되나 반사 신경만큼은 이 모든 걸 커버해줄 정도로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카메니가 그동안 에스파뇰을 위해 엄청난 활약을 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어쩌면 카메니를 향한 서포터들의 욕설은 그동안 고마운 활약을 해준 카메니가 이번 시즌 후 떠날 수 있다는 사실과 함께 부진한 에스파뇰에 대한 분풀이라 생각할 수 있다.
과연 카메니가 후반기엔 마지막 불을 태우고 있는 몬주익의 수호신으로 부활할 수 있을지, 아프리카 최고의 골키퍼로서 다음 시즌에도 에스파뇰의 선수로서 활약할 수 있을지 기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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