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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뷰] 김두현 없는 웨스트 브롬의 상승세가 씁쓸한 이유

기사입력 2008.12.29 04:52 / 기사수정 2008.12.29 04:52

안경남 기자



[엑스포츠뉴스=안경남 기자] 박싱데이(Boxing Day)를 기점으로 프리미어리그 최하위 웨스트 브롬위치 알비온(이하 WBA)이 본격적인 강등권 탈출을 시도하기 시작했다. 지난 14일(이하 한국시간) 선더랜드에 0-4로 대패할 때만 하더라도 WBA의 크리스마스는 매우 우울해 보였다.

그러나 맨체스터 시티(홈)-첼시(원정)-토트넘(홈)으로 이어진 3연전에서 2승 1패, 승점 6점을 챙기며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지난 2004/05시즌 연말 순위표에서 꼴찌를 차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잔류에 성공했던 WBA는 당시의 기적을 재현할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WBA의 상승세의 가장 큰 원동력은 홈에서 살아난 공격력이다. ‘주포’ 이스마엘 밀러의 시즌 아웃 선언으로 인해 공격자원 부재에 시달릴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로만 베드나르와 루크 무어 그리고 백업 자원인 크랙 비티가 선전을 펼치고 있다. 무어와 베드나르를 교체 투입시키며 사실상 승점 1점을 바랬던 첼시 원정을 제외한다면 만만치 않은 팀들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 셈이다. 더욱이 맨시티와 토트넘 모두 승점 차가 얼마 나지 않는 상대였다는 점에서 WBA의 승리는 승점 3점 이상의 효과를 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WBA의 상승세에 ‘선더볼트’ 김두현이 이렇다 할 기여를 하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같은 한국인이기에 조금은 팔이 안으로 굽는 얘기일 수도 있다. 하지만 맨시티전 2-1 승리에서 김두현이 교체 투입된 이후 결승골이 나왔다는 것과 김두현이 결장했던 토트넘전 2-0 승리는 조금은 씁쓸한 결과였다.

물론 여러 가지 측면에서 김두현이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할만한 조건이 마련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맨시티전에선 익숙지 않은 수비형 미드필더에 위치했고 첼시와의 경기에선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했으나 기본적으로 높은 볼 점유율을 유지하는 첼시 앞에서 김두현이 할 만한 일은 그리 많지 않아 보였다.

공교롭게도 WBA는 김두현이 없는 상태에서 2승을 챙겼다. 그러나 김두현이 못했다기보다는 운이 따라 주지 않았다고 보는 게 옳다. 하지만 김두현도 이제는 찾아온 기회를 잡아야 한다. 강등권 전쟁이 치열해질수록 선택의 입장에 놓인 감독은 승률이 높고 보다 나은 결과를 이끌어 낸 선수를 기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피터보로 유나이티드와의 FA컵을 앞두고 있는 WBA는, 이후 올 시즌 빅4 라인을 깨트릴 유일한 대항마로 떠오른 아스톤 빌라 원정을 치른 뒤 홈에서 미들즈브러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연달아 상대할 예정이다. 결코 쉽지 않은 일정을 앞둔 WBA이다.

분명 김두현에게도 꾸준한 기회는 찾아올 것이다. 아직 많은 경기를 남겨 둔 상태며 김두현의 장기인 강력한 슈팅력은 WBA에게 유용한 공격 옵션으로 사용될 수 있다. 그리고 이왕이면 김두현이 능력이 빛난 경기에서 WBA가 승리를 거뒀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두현은 충분히 그럴만한 능력을 갖춘 선수이다.

[사진=김두현 ⓒ웨스트브롬위치 알비온 구단 홈페이지]

[안경남의 풋볼뷰] 축구공은 하나지만 그 안에서 수 많은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풋볼뷰(Football-view)는 새로운 시각을 통해 축구를 보는 재미를 더 해 드리겠습니다.



안경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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