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천우기자] 2009년 FA자격을 취득한 선수들이 공시되었다.
FA선수들은 12월 31일까지 원소속구단과 교섭하고 내년부터 2월 말일까지 소속구단을 포함해 모든 구단과 협상할 수 있다. 2009년에 FA자격을 획득한 선수는 총 140명. FA선수가 제일 적은 팀은 전북(2명), 제일 많은 팀은 대전(18명)이다.
선수들이 대거 겨울 이적 시장에 나오면서 구단들의 움직임도 바빠만 질 것이다. 소속팀의 FA선수들을 잔류시키거나 혹은 타 팀에 있는 흙속에 진주를 찾아 바삐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준비했다. 올 겨울을 뜨거운 러브콜과 오퍼로 행복하게 보낼 인기 FA선수를 예상해보았다.(번호는 순위와 상관없음을 알려드립니다.)
1. 수원 최창용 : 2008년 수원에 입단한 신인 수비수. 192cm의 큰 키에 제공권장악에 능하다. 1985년생으로 젊고 무한한 성장가능성을 지닌 영건. 두터운 수원의 스쿼드에서 올 시즌 3경기에 출장하며 가능성을 시험받았다. 단점으론 부족한 경험으로 인한 치명적인 실수를 하는 것. 그러나 단점이 장점으로 메워질 수 있는 미래의 수비자원. 내년 시즌 살인적인 일정으로 선수들이 많이 필요해진 수원에 잔류가 예상되기도.
2. 서울 박요셉 : 국가대표도 지냈던 베테랑 수비수. K-리그 통산 112경기에 출장했으며 2004 아테네 올림픽 축구대표도 역임했다. 그러나 2007년 서울로 복귀후 3경기로 경기수가 급락했다. 이유는 부상신 강림과 훌쩍 커버린 김치곤-김진규 콤비 때문. 중앙수비수는 물론 볼란테도 겸임 가능한 선수로 경기 출장을 위해선 다른 팀으로 이적이 예측된다.
3, 울산 김성민 : 울산 창단 이래 최악의 부상병동 진용을 이뤘던 2008년. 번외지명으로 울산에 입단한 김성민은 주전들의 부상을 틈타 지난 6월 29일 경남FC와의 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렀다. 후반 40분 팽팽한 0의 흐름 속에 그는 양동현의 패스를 받아 침착한 오른발 슈팅으로 데뷔 골을 터트렸다. 데뷔전 데뷔 골로 떠들썩하게 자신의 이름을 알렸지만 그것도 잠시 주전들이 복귀하고 나선 그는 벤치멤버로 머물렀다. 크지도 작지도 않은 175cm의 평범한 체격을 가진 김성민은 문전 앞에서 침착한 마무리와 드리블이 장점이다. 대학 4년 때 당한 부상 탓에 올해 많은 경기 수에 나서진 못했지만 분명 성장가능성이 큰 젊은 23살의 공격수다.
4. 포항 남익경 : 포철공고 출신의 남익경. 2002년에 포항에 입단한 그는 K-리그 통산 74경기 5골 5도움을 기록했다. 주목해 볼만한 것은 그가 지난 2시즌 동안 광주상무에서 38경기 2골 4도움을 기록한 점이다. 특히 그는 2008시즌 20경기 2골 4도움을 작성하며 고슬기, 김명중과 함께 ‘영일만 삼각편대’를 구성했다. 그는 스트라이커로서 부족한 골 결정력을 가졌지만 광주상무 이강조감독에게 가르침을 사사받은 후 침체된 자신의 기량을 한껏 끌어올렸다.
5. 인천 송유걸 : 2008 베이징 올림픽 축구국가대표 경력의 골키퍼 송유걸. 2006년 전남에 입단해 2007시즌 윤주일과의 1:1 트레이드로 인천에 입단했다. 2008년은 그에게 사실상 데뷔시즌에 다름없었다. 2006시즌 1경기에 출장하긴 했지만 올해 송유걸은 12경기에 나서 12실점이라는 준수한 기록을 냈다. 특히 올해 그의 경기 중 백미는 지난 4월 16일 FC서울과의 원정 경기에서 선발 출장해 신들린 선방 쇼를 펼쳤다. 후반 23분 박주영의 프리킥을 막았고 이어진 아디의 슈팅을 두 차례나 온몸으로 방어했다. 또 후반 29분에도 김은중의 헤딩슛을 공중에서 막아내며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이날 FC서울의 수문장 김병지는 “오늘은 많이 잘했다”며 그를 극찬하기도 했다. 아직은 인천에서 후보 골키퍼지만 그가 올해 보여준 가능성은 타 팀 관계자들이 군침을 삼키게 했을 것이다.
6. 전남 유홍열 : ‘내셔널리그의 반니’ 김영후의 숭실대 동기 유홍열. 대학시절 유홍열은 김영후와 함께 숭실대의 대학왕좌를 차지하는데 견인했다. 그러나 2006년 전남에 둥지를 튼 후 유홍열은 부진했다. 작년까지 4경기 출장에 그쳤으며 심지어 2007년에는 방출 명단에 있었다. 그러나 그는 박항서 감독이 취임한 후 기회를 얻었다. 3월 말부터 선발명단에 포함된 그는 4월 13일 경남 전 후반 41분에 극적인 결승골을 터트렸다. 이어진 부산과 서울 2연전에서 2도움을 기록하는 상승세를 탔다. 그러나 상승세도 잠시 부상의 그늘은 유홍열을 덮쳤고 5월 25일 대구 전 출장을 끝으로 자취를 감쳤다. 약한 지구력이 그에게 흠이지만 과감하고 빠른 파괴력 있는 돌파는 그를 빛나게 해주는 비기다. 그의 가능성을 눈여겨볼 팀은 어디일까?
7. 제주 이동식 : 2008년 국가대표 미드필더 이동식. 허정무 호 1기에 선발되었던 숨은 고수. 2002년 포항에 입단해 2년간 인고의 시간을 보냈지만 부천(現 제주)로 2004년 이적 후 자신의 재능을 유감없이 내보였다. 공수균형을 맞추는 데에 일조했고 간혹 터져 나오는 오른발 중거리슈팅은 그의 특허마크였다. 또한 쉼 없이 피치를 누비는 에너지는 어느 감독이든 그를 좋아하게 만들었다. 제주의 알툴감독은 그와 오승범을 내세워 ‘삼바 축구’의 엔진이 되게끔 했다. 그의 ‘살림꾼 본능’은 어느 팀에 가서나 위력을 발휘할 것이다.
8. 대구 문주원, 진경선 : 대구엔 하대성과 이근호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넘치는 활력으로 무장한 문주원과 진경선도 있다. 진경선은 본 포지션은 왼쪽 풀백이지만 중앙까지 파고들며 대단한 활동량을 자랑한다. 뛰기도 많이 뛰지만 그의 공격기여도도 높다. 거의 전 경기에 가까운 34경기에 나서 5도움을 기록할 만큼 이근호와 장남석이 전방에서 활약했다면 진경선은 후방에서 이들의 공격을 조력했다. TV 중계화면 속에선 진경선의 플레이를 느낄 수 없다. 경기장에서 직접 느끼는 진경선의 플레이는 ‘헌신적’ 그 자체다. 대구의 3년차 미드필더 문주원도 공격성향이 강하다. 주로 그는 후반에 투입되어 대구 공격의 활기를 불어넣는다. 또 그는 이적료가 없다는 메리트가 있다.
9. 대전 김민수 : 내셔널리그 인천 한국철도 출신의 공격수. 인천 한철 시절 이후선과 함께 공격을 이끌었다. 2008년 대전에 입단해 수원과의 개막전에서 놀라운 드리블로 대전 팬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았다. 그는 빠른 스피드와 공간침투를 내세워 K-리그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심어줬지만 김호 감독의 신뢰를 잃으면서 출장기회도 잃었다. 현재 K-리그의 모 팀과 계약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 140여명의 선수들의 행보는 모두 다르겠지만 경기장에서 실력을 입증하겠다는 마음만은 다 같을 것이다. 축구장에서 실력으로 인정받아 자신의 가치를 평가받을 FA선수들. 그들의 이적 소식을 듣는 것이 오프시즌의 지루함을 조금이나마 떨치게 해주지 않을까?
이천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