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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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②] 이창엽, 컴퓨터 영재 타이틀 포기하고 배우가 된 이유

기사입력 2017.11.29 11:13 / 기사수정 2017.11.29 11:13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배우 이창엽은 MBC 월화연속극 ‘별별며느리’에서 최동주 역을 맡아 3대째 원수 집안의 딸인 지호(남상지 분)와 로맨스 연기를 펼쳤다. 집안의 반대를 견디고 결국 결혼 승낙을 얻어냈고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됐다. 

“실제로 그런 일을 겪는다면 어떨까 생각을 많이 해봤어요. 부모님의 심장에 대못을 박는 행동이어서 마음이 아플 것 같지만 정말 사랑하면 결혼할 것 같아요.” 

사랑에 대한 생각은 최동주와 같지만, 성격은 다르단다. 도시적인 훈남 변호사로 나왔던 그는 “제가 연기하는 걸 본 주변 친구들은 저와 다르다며 웃어요”라며 미소지었다. 

“부산의 외곽에 있는 시골 동네에서 친구들과 강가에서 뛰어놀고 갈매기 밥 주다가 서울로 올라왔어요. 친구들이 많이 봐줬는데 오글거린다고 하더라고요. (웃음) 부모님이 부산에 있어서 많이 뵙지 못하는데 만날 화면에서 보니까 친숙하다면서 너무 좋아해 줬어요. 만날 TV에 나왔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고요.” 

집안의 반대를 극복하고 배우가 된 그는 이제 부모님도 좋아할 정도로 전도유망한 배우로 나아가고 있다. 학창시절 컴퓨터 분야의 다양한 대회에서 상을 받는가 하면 카이스트에서 영재 교육을 받은 그는 유니스트(울산과학기술대학교)로 진학했다. 하지만 연기에 대한 꿈을 가지면서 인생이 달라졌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기과에 입학한 뒤 배우로서 필모그래피를 쌓고 있다. 

“원래 초등학교 때부터 컴퓨터 공부를 하다가 이런저런 대회에서 상을 받고 스무 살에 유니스트에 들어갔어요. 중, 고등학교 때 컴퓨터 영재로 뽑혔고 대학도 그렇게 갔는데 배우가 된다고 해서 부모님이 많이 힘들어했어요. 연기는 18살 때 연극을 보고 막연히 하고 싶었어요. 청소년극단에 몰래 들어갔다가 부모님에게 걸려서 많이 혼났죠. 대학에 가서 하라고 하셔서 연극 동아리의 오디션을 봤는데 떨어졌어요. 왜 기회를 안 줄까 생각하다가 휴학하고 상경했어요.

아르바이트하면서 연기학원에 다녔고 21살 겨울에 한예종 시험을 봐서 붙었어요. 그때 그 연극 동아리가 아직도 있는데 농담으로 대한민국에서 들어가기 힘든 한예종에 붙은 사람을 떨어뜨렸다고 하죠. 곰곰이 생각했는데 오히려 떨어뜨려 줘서 고마워요. 그렇게 서울로 올라오게 됐으니까요.” 

고등학교 2학년 때 연극을 보며 배우의 꿈을 꾼 순간이 운명적이었다고 한다. 부모님도 그의 바람을 꺾지는 못했다. 

“말로 반대한 건 아니지만, 어머니가 누나에게 몰래 전화해서 우셨다고 하더라고요. 평생 공부시켰더니 갑자기 연기한다고 서울에 가서 힘들게 사는 걸 보니 마음이 아프다고요. 지금은 누구보다 좋아하고 행복해하세요.

한예종 시험도 부모님에게 말을 안 하고 준비했거든요. 한예종만 시험을 봤는데 될 거란 생각을 못 했는데 됐어요. 부모님에게 전화해서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다고 했는데 부모님 세대는 한예종을 잘 모르고 부산에 사셔서 그런지 그냥 ‘그래 축하해’라고 하셨어요. 누나에게는 제가 연기하는 학교에 갔다고 우셨다고 하더라고요. 나중에 교회에서 어떤 교사분을 만났는데 좋은 학교라고 말해줘서 그때 아셨나 봐요. 두세 달 지나서 축하한다는 어머니의 전화를 받았어요.” 

드라마 ‘상속자들’, ‘Miss 맘마미아’, ‘'연쇄쇼핑가족’, 영화 ‘다정하게 바삭바삭’, ‘아무도 겨레에 대해 너무 많이 알 수는 없다’, ‘제 팬티를 드릴게요’, ‘그 자리’, 뮤지컬 ‘마마 돈 크라이’, ‘잃어버린 얼굴 1895’, 연극 ‘배헤모스’, ‘나쁜자석’ 등에 출연했다. 최근에는 ‘별별며느리’, ‘ 20세기 소년소녀’로 안방 시청자에게 이름과 얼굴을 각인했다. 

“앞으로 투박하고 사람 냄새나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편한 친구들과의 일상적인 이야기도 잘할 수 있어요. 친구들과 맥주, 소주 한잔하고 도란도란하는 분위기를 좋아해서 투박하고 서민적인 역할이 좋아요. 스릴러 같은 장르에서 정신이상자 역할도 해보고 싶고요.” (인터뷰③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서예진 기자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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