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5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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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축구 놈!놈!놈!] 바스크의 카를로스였던, 델 오르노

기사입력 2008.12.26 10:21 / 기사수정 2008.12.26 10:21

유형섭 기자

[유럽축구 놈놈놈] 12화 -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던 유망주편

바스크의 카를로스였던, 아시에르 델 오르노



[엑스포츠뉴스=유형섭 기자] 사람의 미래는 모르는 것이다.  물론 축구선수 역시 미래를 알 수 없는 것이다.

최고의 가능성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아도, 미래엔 정말 최고가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이는 수많은 제2의 지단, 제2의 마라도나로 평가받던 선수들이 결국 그저 그런 선수로 전락하고만 여러 사례가 증명한다.

이번에 소개할 아시에르 델 오르노 역시 한때 바스크의 호베르투 카를로스라 불리며 스페인의 미래를 책임질 레프트 윙백으로 평가받았으나 첼시 이적 이후의 부진과 부상으로 인해 현재는 좋지 못한 모습을 보이는 선수다.

바스크의 카를로스

1981년 1월 19일 바스크지방의 바라칼도에서 태어난 델 오르노는 애슬레틱 빌바오 유스팀을 거치며 성장해나갔다.  그는 왼발을 쓰고 183센티미터라는 키에 비해 빠른 발을 가진 중앙수비수였는데, 어느 날 그의 킥력과 공격적 재능을 알아본 빌바오의 코치진에 의해 레프트 윙백으로 보직을 변경하면서 엄청난 성장을 하게 되었다.

99/00시즌 그는 빌바오 유스팀 최고의 유망주였고, 00/01시즌, 2000년 9월 9일 1라운드 데포르티보전에 선발출장하면서 프리메라리가 데뷔라는 큰 목표를 이루게 된다.  그 후, 유스팀과 애슬레틱 빌바오 성인팀을 오가며 그의 가능성을 보여주기 시작하였는데, 01/02시즌부터는 정식으로 성인팀에 등록되었고, 02/03시즌부터는 본격적인 주전으로 발돋움하며 애슬레틱 빌바오의 빠질 수 없는 선수 중 한 명이 되었다.

빠르고 크로스가 좋은 공격적인 윙백 델 오르노는 역동적이기보다는 차분하고 패스를 위주로 플레이하는 스탠딩 윙어인 예스테랑 호흡이 잘 맞았다.  델 오르노는 특히 빌바오 소속으로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4골을 넣으며 레알 킬러로서의 역할도 보여주기도 했다.

이 둘이 함께하는 왼쪽 라인은 빌바오의 주무기이자 프리메라리가 최강의 레프트 라인이었고, 델 오르노는 어느새 아르마다의 저지를 입으며 스페인 국대로 활약하는 등  스페인 최고의 레프트윙백이 되어있었다.

우울한 블루스 생활

그런 그에게 인생의 전환점이 될 이적이 찾아오는데 바로 무리뉴의 첼시였다.

당시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와 함께 대대적인 개혁에 나서던 무리뉴의 첼시는 세계최고의 측면수비수를 구하고 있었고, 그 적합한 자원으로 평가받던 델 오르노는 05/06시즌 8백만 파운드라는 이적료에 로히블랑코의 유니폼을 벗고 블루스의 일원이 된다. 당시 파운드는 유로보다 더 큰 가치가 있었기에 델 오르노는 그가 자란 빌바오에 마지막으로 많은 현금을 선물을 해준 것이었다.

델 오르노가 영국식 프리미어리그에 적응하기 힘들어하며 시원치않은 경기력을 보였다.  그런 그를 위해 무리뉴 감독은 지속적인 선발 출장과 함께 그가 로벤, 더프와 같은 동료와 호흡이 잘 맞춰지길 바랬고, 델 오르노 역시 그 기대에 보답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지금까지 그가 갖고 있었던 특유의 테크니컬한 스타일을 버리고 프리미어리그에 맞추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자신의 스타일을 버리는 순간 델 오르노는 평범한 선수로 전락해버리고 말았고, 무리뉴는 그 대신 웨인 브릿지를 선택하기에 이르렀다.  그는 결국 한 시즌 간 34경기 출장 1골만을 기록한 게 전부였고, 8백만 유로에 발렌시아로 이적하게 된다.

현재

06/07시즌 카르보니의 빈자리를 찾던 발렌시아입장에선 델 오르노는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선택이었다.  프리미어리그에서의 실패는 리그 적응의 문제로 발렌시아에서 실바, 가빌란과 호흡을 맞추면 금세 경기력이 회복될 거라 생각한 발렌시아였지만 그들의 예상과 다르게 델 오르노는 2006년 6월, 아킬레스 부상을 당하며 8개월간 팀에서 이탈하게 된다.

그는 다음해 3월에서나 복귀를 할 수 있었고, 키케 감독은 델 오르노는 더 이상 발렌시아의 플랜에 없다고 선언, 이적명단에 오르게 된다.  하지만, 마땅한 팀은 없었고 결국 델 오르노는 친정팀 애슬레틱 빌바오에 1년간 임대 이적하게 된다.

친정팀으로 돌아온 델 오르노였지만 경기력은 전혀 나아지지 않은 상태였다.  그는 오히려 세군다리가에서 이적해온 코이킬리에게 밀려 백업선수일 뿐이었고 빌바오에서 15경기 출장에 그친 채 이번시즌 발렌시아로 임대복귀했다. 그리고 발렌시아에서도 모레티의 백업선수로 뛰며 이적명단에 올라있는 상태다.

국가대표 델 오르노

2004년 9월 스코틀랜드와의 경기에서 스페인 국가대표로 데뷔한 델 오르노는 10경기에 출장하여 2골을 기록중이다.  그는 루이스 아라고네스 감독의 스페인 국가대표에 주전 윙백으로 2006 독일 월드컵에 참가할 예정이었으나 아킬레스 부상으로 인해 안토니오 로페즈, 마리아노 페르니아에게 자리를 뺏겼으며, 이후 발탁된 적이 없다.

델 오르노는 유망주를 넘어 최고의 선수가 되고자 프리미어리그에 도전했지만 실패하였고, 큰 부상을 당하며 본래의 능력마저 잃어 유망주에서 더 나아가지 못하고 그저 그런 선수가 된 케이스이다. 

델 오르노 외에도 많은 기대를 받다가 예상만큼 성장하지 못하고 어느새 팬들의 기억 속에 잊힌 선수들은 많다.  화려한 플레이를 펼치며 미래를 기대하게 하는 어린 선수들에게 열광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성공하는 선수가 있으면 실패하는 선수도 있기 마련이다. 화려한 면모를 보이는 성공한 선수를의 이면에는 좌절하고 있는 선수들도 있다는 사실을 조금이나마 알아주면 어떨까.

[사진=델 오르노 ⓒEPSN사커넷 홈페이지 캡쳐, 그림=ⓒ킹코스타]



유형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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