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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1 헤비급 챔피언 하리의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

기사입력 2008.12.10 20:18 / 기사수정 2008.12.10 20:18

강대호 기자

[엑스포츠뉴스=강대호 기자] 세계 유일의 입식타격기 메이저대회 K-1의 헤비급(-100kg) 챔피언 바드르 하리(69승 1무 8패)는 올해 무제한급 8강 토너먼트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는 과정에서 2연속 KO·TKO 승과 불미스런 반칙으로 실격패라는 상반된 모습으로 많은 화제가 됐다.

1. 쇼타임과의 관계

네덜란드의 쇼타임은 K-1을 제외한 입식타격기 대회 중 수준·규모의 조화가 가장 잘 된 곳이다. 하리는 2000년부터 몸담은 네덜란드의 차쿠리키 체육관을 2005년 떠나 쇼타임과 더 밀접한 관계를 맺게 된다.

2005년 6월 12일 쇼타임 제8회 메인대회에서 K-1 지역예선 2회 우승자 스테판 레코(61승 1무 14패)와 격돌한 하리는 1분 44초 만에 KO로 패했지만, 레코와의 설욕전을 명분으로 같은해 11월 19일 K-1 무제한급 8강 토너먼트의 준결승 예비선수 결정전에 참가할 수 있었다.

하리는 K-1 일본무대 데뷔전에서 레코를 2라운드 1분 30초에 KO로 꺾으면서 이름을 알렸다. 레코와의 1차전에서 ‘급회전 뒤돌려 가운데 차기’를 맞고 KO 됐던 하리는 2차전에서 이와 거의 유사한 ‘급회전 뒤돌려 올려차기’로 KO를 거두면서 완벽한 설욕에 성공했다.

2005년 이후 현재까지 네덜란드의 마이크 체육관에서 훈련 중인 하리는 내년 2월 8일 벨기에의 안트베르펜(영어명 앤트워프)에서 개최되는 쇼타임 대회에 출전한다. 상대로 낙점된 프레데리크 시니스트라(40승 5패)는 벨기에 킥복싱 챔피언 4회 경력자로 홈의 이점이 있지만 2003년만 해도 -75kg으로 활동했던 하위체급 출신이다.

시니스트라의 하리의 맞수로는 부족한 감이 있음에도 두 선수의 대결은 대회 최종경기, 즉 메인이벤트로 치러진다. 유럽에도 하리의 인기가 상당함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2. 별칭의 유래

하리의 별칭 중 골든보이와 악마 왕자의 유래는 다음과 같다.

- 골든보이: “내가 손을 대면 모두 돈이 된다. 내가 뛰는 링은 금빛이 되며 손을 대는 여자 역시 마찬가지다.”라는 하리의 자화자찬에서 유래했다.

- 악마 왕자 - 전 세계권투평의회(WBC) -57kg 챔피언 나심 ‘프린스’ 하메드(36승 1패)에게서 나왔다. 하리는 경기장 바깥에서 이례적인 행보로 많은 화제가 됐던 하메드처럼 평범하지 않은(?) 왕자가 되고 싶어한다.

3. 에롤 파리스 (Errol Parris)

K-1 무제한급 토너먼트 3회 우승자 레미 본야스키(68승 14패)를 상대로 하리는 이번 결승전 실격패뿐 아니라 지난해 준준결승에서도 판정으로 지며 통산 2패의 열세다. 또한, 하리가 본야스키를 개인적으로 싫어한다는 것은 세상이 다 알게 됐다.

수비가 탄탄하기로 유명한 본야스키는 입식타격기 82전 중 KO·TKO로 진 적이 단 세 번 뿐이다. 2002년 2월 24일 K-1 네덜란드예선 준결승에서 본야스키에게 생애 첫 KO·TKO 패의 수모를 안긴 이가 바로 네덜란드의 에롤 파리스다.

하리는 2004년 3월 21일 파리스와의 무에타이 경기에서 5라운드에 오른손 훅으로 KO승을 거뒀다. 본야스키에 대한 하리의 몇 안 되는 우위 중 하나일 것이다.

4. 아지즈 하투 (Aziz Khattou)

2006년 3월 5일 K-1 오세아니아주 예선 초청경기에서 하리는 2003년 예선 우승자 피터 그레이엄(54승 1무 11패)을 맞아 3라운드 2분 54초에 일명 ‘롤링선더’라 불리는 큰 발기술에 KO로 패했다. 턱뼈가 조각날 정도로 엄청난 충격이었다.

경기 중 부상으로 유명(?)한 하리지만 반대로 상대에 합법적인 부상을 입힌 적도 있다. 2004년 5월 20일 쇼타임 제7회 대회에 출전한 하리는 벨기에의 아지즈 하투에게 2라운드 1분 45초 만에 무릎 공격으로 KO승을 거뒀는데 하투는 경기 후 팔 골절이 발견됐다. 불어를 쓰는 아랍계 선수인 하투는 2004년 7월 17일 K-1 서울대회에서 본야스키와 대결, 2라운드 1분 59초만에 아래 차기로 TKO 패를 당하기도 했다.

입식타격기 입문 이전 복싱을 수련했던 하투는 세계킥복싱조직협회(WAKO) -67kg 챔피언 경력자로 185cm의 신장 덕분인지 95kg로 성공적인 증량을 했지만 하리·본야스키와 대결은 다소 버거웠던 것이 사실이다. K-1에서 전 국제권투연맹(IBF) +91kg 챔피언 프랑수아 보타(권투 45승 2무 4패 1무효, 입식타격기 2승 10패), 세계무에타이협회(WMTA) +86kg 챔피언 경력자 아젬 막수타이(73승 2무 22패)를 이긴 바 있다.

5. ‘해결사’ 하리?

하리는 2006년 2월, K-1 유럽프로모터 시몬 뤼츠(네덜란드)가 스토킹으로 피해를 당하자 ‘해결사’를 자청, 범인을 폭행(!)했다가 경찰에 연행됐지만, 정당방위가 인정되어 처벌 없이 풀려났다. 당시 하리는 앞서 언급한 그레이엄과의 경기를 앞두고 있었는데 해결사를 자청했다가 벌어진 일련의 사태 때문에 훈련이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8월 5일 K-1 아시아예선의 초청경기에서 하리는 그레이엄에게 3-0 판정승으로 설욕에 성공했다. 2005년 이후 패배를 안긴 네 명 중 하리가 승리로 갚아주지 못한 선수는 본야스키가 유일하다.

6. 존경하는 K-1 선수는?

하리는 존경하는 K-1 선수로 1996년 K-1 우승자 안디 후크(37승 1무 9패, 사망)와 준우승 2회 경력자 제롬 르바네(74승 1무 16패 1무효)를 꼽는다. ‘인기와 실력을 겸비한 이상적인 입식타격기선수’, ‘호쾌한 경기로 팬을 기쁘게 할 줄 안다.’라는 것이 두 선수에 대한 하리의 평가다.

7. 악동이지만 노력가

‘배드보이’라는 별칭과 달리 입식타격기 선수로서 술과 담배를 멀리하는 노력가이기도 하다. (물론 금연·금주까지는 아니다.)

참고: 이 글은 국립국어원의 외래어 표기법과 현지시각을 반영했다.

[사진 (C) K-1 공식홈페이지]



강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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