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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야 놀자] (1) 메이저리그의 탄생과 그들만의 프라이드

기사입력 2008.12.10 19:21 / 기사수정 2008.12.10 19:21

유진 기자

[엑스포츠뉴스=유진 기자] 미국은 짧은 역사에 비해 자국에 갖는 국민의 자부심이 대단한 나라입니다.

세계 경제질서를 이끄는 것도, 세계 국방을 책임지는 것도 자국민이라는 사실을 매우 자랑스러워 하며, 워싱턴을 비롯하여 링컨, 케네디, 윌슨 대통령 등 존경의 대상이 되는 많은 지도자를 모셨다는 것에 큰 자부심이 있고요. 미국이 전 세계적으로 가장 민주적인 국가라고는 하나 이렇게 한 국가의 수상에게 큰 존경을 보이는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도 드뭅니다.

스포츠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각 종목 모두 분야별로 나름의 자부심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종목 가운데서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는 깊은 역사만큼 자신들이 전 세계 야구계의 1%를 차지한다는 자부심이 대단합니다. 오죽하면 ‘미 프로야구’라고 칭하지 않고 1류를 뜻하는 '메이저리그'라고 하겠는지요.

메이저리그는 분명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합니다. 따라서 많은 마니아층이 오래전부터 팬 문화를 형성했습니다.

그러나 박찬호, 김병현의 등장은 일반 팬들에게도 메이저리그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고, 이에 따라 더욱 많은 야구팬이 야구 보는 안목을 키워 준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IMF 구제금융으로 경제적인 어려움을 맞이했던 1990년도 후반, 박찬호의 호투는 전 국민에게 큰 힘이 되기도하였죠.

이런 메이저리그의 등장은 분명 많은 야구팬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이로 인하여 마니아 일변도의 메이저리그 문화가 일반 야구팬들에게까지 널리 전파된 것은 상당히 고무적입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메이저리그가 '마니아층 문화'로써 '타킷 유저(target user)'들에게 더 많은 호감을 갖는 것이 현실입니다.

특히, 국내 프로야구의 질적 수준이 향상됨에 따라 굳이 메이저리그를 안 보고도 야구장에서 수준 높은 경기를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진 것도 '메이저리그의 일반화'를 가로막는 걸림돌이 되기도 하는 듯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메이저리그가 대중 속으로 다시 빠져들기 위해서는 그만큼 메이저리그의 깊은 세계를 쉽게 풀어가야 한다는 생각에 도달했습니다.

이에 따라 '엑스포츠뉴스'에서는 메이저리그 담당 유진 기자를 통해 메이저리그를 조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여섯 가지 주제로 나가는 시리즈물, 'MLB야 놀자'를 연재하려고 합니다.

1편 '메이저리그의 탄생과 그들만의 프라이드'
2편 '마이너리그의 눈물 젖은 빵'
3편 '박찬호라는 존재의 의미'
4편 '메이저리그 이모저모(투수편)'
5편 '메이저리그 이모저모(타자편)'
6편 '메이저리그의 리그(?)'등의 주제가 예정에 있습니다. 

앞으로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메이저리그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언제나 readers@xportsnews.com으로 편하게 문의를 해주세요. 성심성의껏 답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편집자주]


 메이저리그의 탄생

메이저리그의 탄생을 이야기하자면 먼저 야구의 기원부터 밝혀야 한다. 야구의 본고장이 미국이기는 하지만, 출생지는 다름 아닌 영국이다. 1700년대 영국에서 시작된 라운더스(rounders)라는 전통 경기를 야구의 시발점으로 인정한다. 이후 미국에서 유행하던 트랩볼(trapball : 기구로 공을 띄워 그것을 배트로 치는 공놀이) 등이 크리켓(cricket)과 접목되면서 현재의 야구가 나오게 되었다는 것이 정설로써 받아들여진다.



▲ '라운더스(rounders)'의 주요 경기방식. 일부를 제외하고 야구와 거의 동일하다.

'야구'를 의미하는 베이스볼(Baseball)에 대한 기록은 1778년에 처음 나왔으며, 1840년대 들어 미국 지역마다 다른 방식의 야구놀이가 성행했다. 그러나 이 중에서 뉴욕 지역의 경기가 큰 인기를 끈 데 힘입어 오늘날과 같은 야구가 됐다.

최초의 프로야구단은 1869년 해리 라이트가 이끄는 신시네티 레드 스타킹스로써 당시 9명의 뛰어난 스타플레이어를 가지고 최초로 입장료를 받는 프로팀을 만들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들은 다음해인 1870년 6월 4일까지 무려 130연승을 거두는 대기록을 세웠으며, 이에 따라 당시 대통령 율리시즈 그랜트는 신시네티 선수 전원을 백악관으로 초대하여 만찬을 베풀기도 했다.

메이저리그의 탄생은 이들과 같이 한다. 1871년, 최초의 프로야구 리그인 '네셔널 어소시에이션'이 등장하는데, 이는 현재 메이저리그의 한 축인 네셔널리그(National League)의 전신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때까지만 해도 야구 일정이 매우 불규칙적이었고 설립 절차 또한 정식 프로리그라고 보기는 힘들다는 견해가 많다.

따라서 야구위원회에서는 ‘네셔널 어소시에이션’을 인정하지 않고, 이보다 5년 후에 등장한 ‘네셔널리그’의 출범을 메이저리그의 시점으로 본다.

그러한 네셔널리그는 1876년 2월 2일 설립되었다. 비로소 리그다운 리그의 모습으로 출범을 한 것인데, 총 8개 팀으로 첫 시즌을 시작했다. 보스턴 레드 캡스(애틀란타 브레이브스의 전신), 시카고 화이트스타킹스(시카고 컵스의 전신), 신시네티 레즈, 하트포드 다크블루스, 루이빌 그레이스(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전신), 뉴욕 뮤추얼스, 필라델피아 애슬레틱스, 세인트루이스 브라운스타킹스(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전신) 등이 그러한 팀들이었다.

그러다가 1892년에 새로운 리그인 아메리칸 리그(American League)가 처음 계획되었다. 이는 이로부터 9년 후인 1901년 시카고의 스포츠 기자였던 벤 존슨(Ban Johnson)을 중심으로 결성되었는데, 네셔널리그와 마찬가지로 8개 팀으로 시작되었다.

시카고 화이트삭스, 보스턴 아메리칸스(보스턴 레드삭스 전신),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필라델피아 애슬레틱스(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전신), 볼티모어 오리올스(뉴욕 양키스 전신), 워싱턴 세네터스(미네소타 트윈스 전신),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밀워키 브루어스(볼티모어 오리올스 전신) 등이 그러했다.

그러나 아메리칸리그의 등장은 필연적으로 기존 네셔널리그와의 충돌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양대 리그 체제의 적대적 관계는 양측 모두 심각한 불이익으로 돌아오게 된다. 이에 따라 공존의 길을 모색한 끝에 1903년 네셔널 커미션(National Commision)이라는 협의회가 생겨나게 됐다. 이것이 평화조약과 같은 효력을 갖게 되면서, 양대 리그는 시즌이 끝난 후 우승팀끼리 단기 시리즈로 통합 챔프를 가리자는 데까지 의견을 모으게 되었다. 바로 월드시리즈(World Series)의 탄생이었다.

이후 월드시리즈는 1969년에 리그 챔피언쉽 시리즈가 생겨나면서 재편되기 시작했으며, 이어 1995년 디비전 시리즈가 추가되면서 현재의 모습이 갖춰졌다.



▲ 그림으로 알아 본 야구와 메이저리그의 탄생

그들만의 프라이드

인정하건 안 하건 간에 전 세계 야구의 주요 기술과 전술은 미국 야구를 바탕으로 했음이 틀림없다. 이로 인하여 메이저리그는 자신들이 야구의 주인자리를 차지하고 있음에 큰 프라이드를 갖는다. 일례로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이 전 세계에 야구를 뿌리내리기 위한 대승적인 차원에서 열린 것이라고 말들 하지만, 실제로는 미국야구의 실력을 뽐내고자 하는 것에 더 의의가 깊다고 지적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또한, 많은 시행착오를 겪음과 동시에 현대야구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자부심도 대단하다. 특히, 선수들의 권익을 대변하는 선수협의회의 창설(1953년), 자유계약(FA) 제도 도입(1975년) 등은 그러한 자부심의 결과물이기도 했다. 물론 1977년, 81년, 94년 선수노조 파업 등 부작용도 없지 않았으나, 이러한 쓴 경험이 지금의 메이저리그 선진문화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하는 이들도 많다.

이에 그치지 않는다. 사회 상류층(upper class)으로써 대우와 품위도 잃지 않는다. 우선 메이저리그 선수 최저 연봉은 50만 달러(한화로 약 6억원)다. 결코, 적지 않은 수치다. 이에 그치지 않고 이동수단으로 비행기를 주로 이용하는데, 1등석 아니면 절대로 타지 못하게 한다.

일반석에 몸을 실은 선수에 대해서는 자체 징계를 내릴 정도로 ‘상류층’이라는 자부심이 굉장히 강하다. 또한, 고급 스테이크가 아닌 햄버거 등 싼 음식을 먹어도 선수들 사이에서 자체 징계를 내린다. 상류층에 올랐으면 그에 맞는 행동을 보여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그 자부심 못지않게 그들은 고액 연봉에 상응하는 기부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퍼스트 클래스에 속한 사람들이라면 반드시 그 계층에 맞는 역할을 해야 한다(노블리스 오블리제)는 생각도 아울러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메이저리그 최고 연봉자 알렉스 로드리게즈(뉴욕 양키스)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기부 단체를 창설함과 동시에 수시로 유소년 야구 발전을 위해 거금을 내놓기도 한다. 박찬호 선수 또한 ‘박찬호 재단’ 설립과 동시에 적지 않은 기부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또한 일류사회라는 자부심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로 인하여 '야구를 잘 한다'고 자부하는 전 세계의 선수들이 메이저리그로 모여든다. 이들 중 메이저리그에 즉각적으로 투입되는 선수는 드물다. 엄정한 심사 과정을 거쳐 마이너리그(쉬운 이해를 도모하기 위하여 여기서는 일단 2군으로 해석하겠다)를 거치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미국을 포함하여 전 세계의 야구선수들이 모여든다고 해도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에서 꾸준히 활동할 수 있는 선수 자원은 팀당 25명에 불과하다. 즉, 그 많은 선수 가운데 겨우 750명 만이 메이저리그를 맛볼 수 있는 셈이다.

단순히 750이라는 숫자를 놓고 보면 정말로 많은 선수가 선택받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그러나 2군 선수들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가면 감히 그러한 이야기를 못 할 것이다. 특히, 박찬호/김병현 선수만 보아 온 팬들이라면 메이저리그 마운드가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를 먼저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바로 다음 편, ‘마이너리그’를 이야기하게 되면 말이다.



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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