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12.07 19:51 / 기사수정 2008.12.07 19:51
7일 오후 2시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8 삼성 하우젠 K-리그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수원은 에두의 맹활약에 힘입어 서울에 2-1 승리를 거뒀다. 지난 1차전에서 1-1무승부를 이뤘던 수원은 홈에서 서울에 승리를 거두며 진정한 K-리그 챔피언에 올랐다.
이로써 수원은 팀 통산 4번째 우승을 달성하게 됐다. 1998년과 1999년 김호 감독(現 대전) 체제 아래 K-리그 2연패를 이룬 바 있는 수원은 지난 2004년 우승에 이어 4년 만에 정상 등극에 성공하며 가슴에 4번째 별을 달게 됐다. 올 시즌 프로축구는 그야말로 수원 천하였다. 지난 10월 전남 드래곤즈를 제압하며 삼성하우젠컵 대회에서 첫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수원은 정규 리그 1위는 물론 이날 챔피언결정전까지 승리를 거두며 '퍼펙트 챔피언'으로 거듭났다.
수원은 스스로 힘으로 진정한 챔피언의 자리를 차지했다. 지난 시즌 정규 리그 1위에 오른 성남 일화가 플레이오프에서 신들린 경기력을 선보인 포항 스틸러스에 무너지며 K-리그 정상 자리를 내줬던 씁쓸한 기억을 재현하지 않았다. 더욱이 최종 우승 경쟁을 펼친 팀이 정규 리그에서 마지막까지 우승경쟁을 다퉜던 서울이었기에 이날 수원의 우승은 더욱 값져 보였다.
사실 기형적인 6강 플레이오프는 1년간 착실히 정규 리그를 치러온 팀들을 다소 힘 빠지게 하는 제도다. 일 년 내내 꾸준한 경기력을 통해 정규 리그 정상을 차지하더라도 최종 챔피언 결정전에서 패하면, 2인자로 기억된다. 이는 지난 시즌 여실히 증명됐다. 성남은 정규 리그에서 압도적인 우승을 차지했음에도 불구하고 포항에 패하며 고개를 떨어내야 했다. 더욱이 성남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진출권도 획득하지 못했다.
지난 시즌 포항의 대역전극은 K-리그를 보는 재미를 더욱 배가 시켰다. 그러나 재미만 잡았을 뿐 사실상 플레이오프는 정규 리그 자체를 무용지물로 만드는 엽기적인 제도다. 이는 단 한 번의 실수로 한 해 농사를 망칠 수 있을 뿐 아니라 정규 리그의 권위를 훼손시키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수원의 우승이 반가웠던 이유도 이 때문이다. 비록 수원이 서울과 정규리그에서 박빙의 승부를 펼치며 골득실에 의해 1위를 차지했다 하더라도, 그 또한 수원이 한 시즌 동안 노력한 결과물이다.
프로연맹은 올 시즌을 앞두고 플레이오프에 대한 수정안을 내놓았다. 플레이오프가 치러지는 기간을 대폭 줄인 것. 이는 지난 시즌 포항이 적절한 휴식을 통해 별다른 체력 문제없이 우승을 차지했던 원인과 길었던 휴식 기간으로 경기감각을 잃었던 성남의 문제점을 보완한 것이다. 수정된 플레이오프 기간은 수원에 적잖은 영향을 끼쳤다. 지난 시즌 성남이 챔피언결정전 2경기 내내 경기감각을 찾는데 애를 먹었던데 반해 수원은 1차전 전반이 끝난 뒤 경기 감각을 찾았기 때문이다.
올 시즌 플레이오프를 예상하는 대부분의 주제는 체력과 경기 감각이었다. 단축된 플레이오프 기간은 하위 팀들에게 체력적인 부담을, 장기간 다음 상대를 기다려야 하는 상위팀들에겐 경기 감각이란 부담감을 안겨줬다. 이는 한 해 농사가 꾸준한 경기력과 감독들의 리그 운영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 단판승에 의해 결정나고 있다는 점을 방증해 준다.
제아무리 프로연맹이 수정된 안을 제시한다 하더라도 불완전한 플레이오프 제도에 완벽함이란 있을 수 없다. 올 시즌 수원처럼 정규 리그 챔피언이 최종 우승을 차지하며 일 년간 흘린 땀의 대가를 받지 않는 이상 지난 시즌 성남과 같은 희생양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모든 경기의 가치는 동등해야 한다. 하루빨리 시즌 전체가 리그 우승을 다투는 결승전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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