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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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체적 부진에 빠진 R.마드리드, 앞으로의 행보는?

기사입력 2008.12.03 02:53 / 기사수정 2008.12.03 02:53

박남규 기자



[엑스포츠뉴스=박남규 기자] 갈락티코의 그림자에 4년 동안 허우적거린 레알 마드리드(이하 레알)는 우승청부사 카펠로(現 잉글랜드 국가대표 감독)을 영입함으로써 06/07시즌 그토록 간절히 원했던 우승컵을 손에 넣었다.

그러나 챔피언스리그의 부진, 그리고 보드진과의 불화로 카펠로 감독은 레알에 4년 만에 우승컵을 안기고도 경질되었다. 카펠로의 경질은 많은 축구팬에게 논란이 있던 부분이었다. 단단한 수비와 지속적인 압박을 기본으로 역습위주의 축구를 구사하는 카펠로의 축구는 강력하지만 재미없다는 비판을 꾸준히 받아왔으나 그가 차지했던 9번의 리그 우승, 1번의 챔피언스리그 우승, 그리고 5번의 수퍼컵 우승이 말해주듯이 자기가 맡은 팀은 확실히 책임져 줄 수 있는 몇 안 되는 명장이었기에 더욱 그랬다.

그러나 과거 '갈락티코'의 화려함을 맛본 레알팬들 입장에서는 우승컵을 가져다주었던 카펠로식 축구는 큰 만족을 주지 못하였다. 더구나 그의 독단적인 성격은 보드진과 불화를 일으키게 되었고 결국 경질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다.

우승을 차지한 감독의 경질, 이는 레알의 입장에서도 엄청난 도박이 아닐 수 없었다. 더구나 팀이 카펠로가 오기 전까지 4년 동안 무관에 허덕이었던걸 생각하면 이는 축구팬의 입장에서도 의아한 선택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러나 그들은 카펠로가 아닌 슈스터를 선택하였고 2연속 우승으로 그들이 옳았다는걸 증명하였다.

리그 2연패에 가린 아킬레스건

그러나 08-09시즌 개막전 여름 이적시장에서 보여준 레알은 실망스럽기 그지없었다. 오매불망 호날두만을 외치다가 되려 팀의 핵심멤버인 호빙요를 놓치면서 많은 비판을 감수해야만 했다.
 
지난 시즌 '3R'로 대표되던 레알의 역습 축구는 보는 이들에게도 많은 재미를 안겨 주었다. 소위 '카시야스가 막고 판니가 넣는다'라고 불리던 레알의 역습 패턴은 수비 라인을 많이 끌어내려 상대팀 선수들을 끌어올린 뒤, 그 뒷공간을 공격수들이 파고들어 결정력 있는 한 방을 꽃아 넣는 전술은 레알을 30번째 리그 우승을 이루어냈다.

하지만, 이 3R에 가려서 보이지 않던 레알의 잠재적인 문제점이 호빙요의 이적 판니의 부상으로 수면으로 올라오면서 슈스터 뿐만 아니라 칼데론의 자리마저 위협하고 있다.

지난 시즌 레알은 36실점으로 시즌을 마감하였다. 이 기록은 07-08시즌 프리메라 리가 최소 실점이다.

표면적으로 보면 그동안 꼬리표처럼 붙어다녔던 수비 불안을 해소한 것처럼 보이지만 막상 경기내용을 보면 기록과는 정반대의 경기양상이 펼쳐진다. 상대팀에게 중원을 내준 채 수비만 하는 듯 보이다가 인터셉트 후 한두 번의 패스로 공격수들에게 패스, 그리고 득점.

이 과정에서 카시야스는 계속된 상대방의 슈팅을 막아야만 했다. 지난 시즌 유효슈팅 허용률이 리그 1, 2위를 다툴 정도 임을 감안하면 최소실점의 공은 수비라인의 정비가 아닌 카시야스의 실력이었다고 하는 게 옳을 것 같다.



선수 영입이 아닌 체질개선이 필요한 레알

공격과 수비라인 간격을 좁혀 상대방의 볼 소유시간을 줄여 자기 팀의 볼 점유시간을 늘리는 공간싸움. 이러한 압박은 이미 현대축구의 기본 개념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슈스터의 레알마드리드는 이러한 압박보다는 수비라인을 계속 끌어내려 상대팀의 뒷공간을 노리는 축구를 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이러한 가운데 게임의 주도권을 상대팀에게 빼앗기기 일쑤였다. 다만, 그동안 그런 문제점들은 화끈한 3R의 '공격력'에 가려 보이지 않았을 뿐 레알의 부실한 압박은 큰 문제거리가 아닐 수 없었다.

그러나 주전들의 부상 호빙요의 이탈, 카시야스의 폼 저하로 지난 시즌의 레알은 장점이 사라지고 단점만이 남은 상황이 돼버렸다. 주전들의 줄부상과 주전선수의 부진으로 인한 팀 성적의 부진은 적절한 선수 영입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다. 더구나 레알처럼 이적자금에 구애받지 않는 클럽이라면 이 부분은 큰 문제가 되질 않는다.

그러나 지금 레알의 상황은 유능한 선수 몇 명을 영입한다고 해결될 문제로 보이진 않는다. 판 니의 부재를 훈텔라르의 영입으로 메운다고 끝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부실한 압박으로 인한 공수 밸런스의 불균형 이런 현대축구에 반하는 레알의 스타일은 지난 시즌까지는(적어도 리그에서만큼은) 성공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스타일은 한계가 분명하다. 이는 레알이 이름값에 걸맞지 않게 03-04시즌 이후로 챔피언스리그에서 16강을 벗어나 본 적이 없는 사실이 이를 보여주고 있다.

갈락티코 시절부터 꾸준히 레알의 부실한 압박은 언제나 발복을 잡았고, 지금까지 고쳐지지 않는 고질병으로 남고 있다. 이런 부실한 압박은 수비라인에게 많은 부담을 주게 되었고, 전체적인 체질 개선 없이 단순히 선수 영입만으로도 수비불안이 해결되길 바라는 건 어불성설이다.



프리메라리가 죽음의 12월

레알의 프리메라리가 2연패는 물론 레알이 잘해서 이기도 하지만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샤)의 부진 또한 단단히 한몫을 했다. 과르디올라가 새 감독으로 취임한 뒤 바르샤는 13라운드 현재 40득점, 9실점을 기록하며 승점 32점으로 1위를 기록중이다. 과거 레이카르트의 '17연승' 시절에 비견될 만큼이나 화끈한 공격력을 선보이며 고공 질주하고 있다.

프리메라리가 강팀들의 빅뱅이 연속으로 이어지는 12월 죽음의 일정에서 먼저 스타트를 끊은 바르셀로나는 메시의 눈부신 활약으로 세비아 원정을 3-0으로 승리하여 기분 좋게 출발하였다.

악재가 겹친 레알 마드리드. 과연 세비야전을 시작으로 한 죽음의 12월에서 살아남아 리그 3연패를 위한 기반을 다질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지난 시즌 레이카르트 감독의 행보를 그대로 답습할 것인가.

슈스터의 레알 마드리드 감독생활의 최대의 위기. 과연 위기 과연 해피엔딩이 될지 배드엔딩이 될지 귀추가 주목이 된다.

[사진=파비오 카펠로, 얀-클라스 훈텔라르, 베른드 슈스터 ⓒ레알 마드리드 구단 공식 홈페이지]



박남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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