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12.01 17:51 / 기사수정 2008.12.01 17:51
[엑스포츠뉴스=김혜미 기자] 시즌이 끝남과 동시에 김학범 감독이 사퇴하며 비어버린 성남의 감독 자리가 정해졌다. 바로 신태용 감독 대행이 성남의 새로운 감독으로 정해진 것. 성남에서 오랫동안 시간을 보내왔고, 은퇴 후 다시 성남으로 돌아온 그에겐 어찌 보면 감회가 새로운 일이기도 하다. 1일 기자회견장에서 신태용 감독대행에 대한 인터뷰가 이루어졌다.
Q: 대행으로 출발하는데, 감독이 아니라 대행으로 된 이유가 있는지. 그리고 따로 계약 기간이 있는 것인지도.
신태용 감독대행 : (이하 신) 대행에 대해서는 사장님이 먼저 말씀을 하시고, 제가 다시 얘기하겠습니다.
박규남 사장 : 여러분이 잘 아시다시피 우리 신임 감독이 13년 동안,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선수로써는 전설적인 실적을 만들어 낸 장본인입니다. 선수로써는 손색이 없습니다. 그러나 이제 지도자 수업을 받고 감독으로 출발하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해봤습니다.
이게 대행이라는 말을 단 것은 지금 굉장히 젊잖습니까. 우리나라에 축구 지도자들이 많은데, 그냥 감독으로 임명하게 되면 조금 다운이 되는 입장이기 때문에 그런 면에 대해서 배려가 있는 거고, 우리 신 감독이 잘하리라 확신하고 믿지만, 더 잘하라는 차원에서의 격려 측에서 대행이라는 말을 붙이게 된 겁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아신 바와 같이 황선홍 감독님과 우리 신 감독하고 제가 알아본 결과 한 살 차이더군요(웃음) 대행이라는 것이 특별한 의미는 없고, 일단 그 대행이란 말을 떼려면 더 열심히 하라는 채찍질로 알고, 모든 지도자에게 대한 배려도 있고. 그렇기 때문에 한 것입니다.
신 : 전혀 제가 기분 나쁜 것도 없고. 저는 괜찮습니다. 저는 앞으로 배울 점도 많고 프로축구 감독님들 중에 김호 감독님이나 김정남 감독님처럼 대선배님들도 계시는데 제가 똑같은 감독이면 좀 죄송스럽기도 하고, 괜찮습니다. 계약은 2년 하는 걸로 계약했습니다.
Q : 올겨울이면 성남이 변화를 꾀할 시점인데, 코치진들은 어떻게 짤 계획인지.
신 : 제가 코치진을 짜는 건 제 판단하에 다 해야겠지요. 감독이 제일 힘든 부분이 하나가 되는 거거든요. 코치진이 하나가 되어야 선수들이 하나가 되고 선수가 하나가 되면 프런트가 다 하나가 된다고 생각해요. 하나라도 어긋나면 꿈이 이루어지지 않아요. 그것은 제가 다 할 것이고, 코치진들과 상의를 해서 선수들을 모으고, 또 구단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Q : 외국에 왔다갔다하며 성남 경기를 자주 봤을 텐데, 주위에서는 많은 변화가 필요하다고 하는데 그 정도의 변화가 있을지.
신 : 제가 시간이 많지 않아 자주 보진 못했지만 08 상반기 내용은 꽤 좋았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후반기 들어와서 경기력 보고, 마지막 전북:성남 경기 보면서 실망을 많이 했어요. 그리고 그 경기 보면서 저도 많이 느끼고, 제 개인적인 생각은 대폭의 물갈이가 있지 않겠나 해요. 제 머릿속에도 나름대로 생각이 있고, 김학범 감독님에게도 조언을 많이 구하고 싶어요. 제가 구상하는 선수들, 아마 물갈이가 있을 거에요.
Q : 그럼 이동국 선수의 활용 방안은?
신 : 그걸 바로 얘기하는 건 성급한 거 같고요. 모든 선수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해서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는지 없는지, 경기에서 성적을 못 내는 선수면 과감하게, 보낸다는 게 제 방식이에요. 지금은 누구 하나 내보낼 생각은 없지만, 데이터를 분석해 봐야겠지요. 장래성이 있을지, 없을지. 지금은 제가 가진 자료가 없어서 대답하긴 좀 어렵네요.
Q : 성남이 작년엔 정규리그 2위를 했는데, 이번에도 3위는 하고. 다른 구단에서 보면 나쁜 성적이 아니고 성남 입장에서 보면 좀 안 좋은데 성남의 초보 감독으로서 성적에 대한 압박이 좀 있을 거 같은데.
신 : 이 부분에 대해 상당히 심적인 고통이 많았는데, 수락하면서도 고민을 정말 많이 했어요. 7연승까지 했던 명문 구단이었는데, 제가 소속으로도 있었지만, 또다시 제가 그것을 재연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스스로 제가 즐기자고 생각했어요. 이미 나한테 모든 게 떨어졌기 때문에 모두 제가 그것을 감내하고 지도자로서 해야 하지 않을까, 수락하면서 초보 감독이라고 얘기할
수는 있지만 제가 우승할 때 프로 선수들이 우승하려면 이렇게 해야겠구나, 라는 노하우가 있다고 저 나름대로 생각해요. 그래서 수락하게 된 거고, 저는 앞으로도 선수들과 같이 즐기며 하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Q : 성남이 성적 면에서 뛰어난데 관중이 많이 없는 편에서 사명감이 있을 거 같다.
신 : 그건 다 아시는 부분 아닙니까. 저 또한 우리 구장에 오면서도 가슴 아팠던 부분이고, 그래서 제가 외국에 있으면서도 많이 느꼈던 게 있어요. 내년부터는 제 스스로 감독이고 코치고 선수들이고 다 팬을 먼저 찾아가자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팬이 선수를 보러 오는 게 아니고 선수와 감독이 먼저 팬들을 찾아다니며 그들이 우리의 마음을 알면 우리를 응원해 주지 않을까. 그리고 내년부터는 선수들이 많이 바뀔 거에요. 서포터즈 천마불사 분들도 같이 하나가 되서 우리 구장에서 노란 물결이 파도칠 수 있게끔 우리가 먼저 팬들에게 다가갈 거에요.
Q : 내년 시즌의 구체적인 목표는.
신 : 건방진 얘기일 수도 있는데 프로는 2등은 필요 없다고 생각해요. 앉아서 이렇게 얘기하면 좀 안좋게 보일 수도 있지만, 저는 프로는 2등은 필요 없기 때문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구단에 색깔을 맞추면서, 초보 감독이 우승하면 얼마나 좋겠어요. 이건 욕심이지만, 도전해 보고 싶어요.
30여분간의 질문과 대답이 이어진 후 마지막, 출사표라고도 할 수 있는 대답이 돌아왔다. 신태용 감독대행은 차분하게 말을 꺼냈다.
"아직도 얼떨떨해요. 우리 성남이, 우리 탄천 구장이 노란 물결로 파도 칠 수 있도록 노력할 겁니다. 그리고 그 팬들이 저에게 힘을 실어주셨으면해요."
"내년 시즌엔 우리 성남이 관중 없는 우승팀이란 소리보다는 진짜 챔피언이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으니까, 많이 좋아해 주셨으면 해요. 그럼 저도 열심히 노력할 것입니다. 팬 없는 축구선수는 소용없거든요. 그러니 먼저 와주셔서 응원 많이 해 주시면 우리 선수들도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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