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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주간 리포트] 2R 2주차 - 대세는 빠른 농구?

기사입력 2008.12.01 01:31 / 기사수정 2008.12.01 01:31

최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최영준 기자] 지난 30일까지 정규 시즌의 1/4가량을 소화한 2008-2009 동부 프로미 프로농구. 이제 어느 정도 순위의 윤곽이 드러날 만도 하건만, 시즌이 진행될수록 순위 경쟁은 점점 안개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안양 KT&G, 원주 동부, 울산 모비스의 세 팀이 공동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선두권이 이번 주의 최대 격전지였다. 모비스는 동부를 잡아내는 등 3전 전승을 기록하며 선두권 경쟁에 합류했고, 부진했던 동부는 지난 29일 KT&G를 잡아내고 한숨 돌린 분위기다. KT&G 역시 동부에게 패하며 연승이 저지됐지만, 상승세가 쉽게 꺾이지는 않을 전망이다.

선두권을 제외하고는 공동 순위를 기록한 팀이 없는 가운데 5할 승률을 기점으로 5위 창원 LG(.538)와 6위 대구 오리온스(.461)가 나뉜 모습. 중위권까지 혼전 양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하위권의 부산 KTF와 서울 SK만은 몇 주 째 같은 자리에 머물며 이제 조금씩 굳어져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낳게 한다.

상승세였던 팀의 포인트가드 강세도 눈에 띈다. 주희정은 변함없이 활약하는 가운데 주중 대구 오리온스와의 경기에서 20어시스트를 기록하기도 했고, 나란히 3전 전승을 거둔 모비스의 김현중과 LG의 이현민은 가히 '센세이션'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였다. SK는 다소 아쉬웠던 성적임에도 복귀 후 부진했던 김태술의 경기 감각이 조금씩 올라오고 있어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선두권 강팀들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던 지난 한 주, 프로농구를 되돌아본다.

▲선두권 나란히 강세…1위는 '한 지붕 세 가족'

지난주 가장 즐거웠던 팀은 시즌 전 '다크호스'에서 일약 공동 선두로까지 뛰어오른 모비스였을 것이다. 김현중, 김효범, 함지훈 등 탄탄한 국내 선수들과 브라이언 던스톤의 든든한 골밑 활약, 오다티 블랭슨의 득점력까지 더해진 모비스는 어느 팀도 막을 수 없었다. 30일 삼성을 상대로는 종료 0.2초 전 극적인 역전 3점슛으로 짜릿한 역전승까지 거두며 기세가 오를 대로 오른 상태.

함께 공동 1위에 자리한 동부와 KT&G도 각각 웬델 화이트와 주희정의 활약을 앞세워 주간 2승 1패로 괜찮은 한 주를 보냈다. 재미있는 점은 동부는 모비스에게, KT&G는 동부에게 각각 1패씩을 당하며 선두권끼리 물고 물리는 관계가 형성됐다는 점. 이쯤 되면 다음주 수요일(3일)에 열리는 KT&G와 모비스의 경기에도 관심이 가는 부분이다. 

순위표에서 바로 뒤를 잇는 4위 전주 KCC와 5위 LG도 각각 2전 전승과 3전 전승으로 이제껏 부진했던 모습을 떨쳐냈다. KCC는 지난주 1만 득점의 금자탑을 쌓았던 서장훈이, LG는 그간 출장 시간이 적었던 이현민이 맹활약으로 팀의 연승을 이끌었다. 시즌 전 평가에 비해 그동안 다소 부진했기에 이번 주 활약을 앞으로 도약의 발판으로 삼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우울한 하위권…기세도 하락, 순위도 하락

이번 주의 재미있는 점은 주간 성적이 나쁜 팀들이 순위에서도 아래로 내려갔다는 점. 각각 2경기, 3경기에서 전패한 오리온스와 삼성이 그 본보기로 하위권 추락을 맛봤다. 오리온스는 김승현이 복귀 후에도 만족스런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그 외 국내 선수들의 아쉬운 모습에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삼성은 전반적으로 외곽포가 부진하며 테렌스 레더의 활약상에 따라 팀 승패가 갈리는 운명이 되고 말았다.

8위 인천 전자랜드와 10위 SK는 1승 2패로 겨우 체면치레를 하는 데 그쳤다. 전자랜드는 연승을 이어가지 못하고 LG와의 맞대결에서 패하며 중위권 도약의 계기를 마련하는 데 실패했다. 여전히 살아나지 않는 수비 조직력이 가장 고민거리. SK는 김태술의 기량이 점점 회복되고 있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아야 할 것 같다.

지난주 돌풍의 팀이었던 KTF는 이번 주에는 3전 전패로 정반대의 양상을 보였다. 스티브 토마스의 부상이 좋았던 분위기에 악재가 된 것으로 보인다. 대체 선수인 조나단 존스의 빠른 적응 여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다행스러운 점은 이전 연패 당시처럼 무기력한 대패는 당하지 않았다는 것.

▲대세는 빠른 농구?

올 시즌 선두권은 모두 빠른 스피드를 바탕으로 공격적인 팀 컬러를 선보이는 팀이 차지하고 있다. 특히 지난 시즌까지 리그 최소 실점의 자리를 고수했던 동부가 올 시즌 현재까지 경기당 득점이 최다(88.92점)라는 것은 무척이나 놀랍다. 뒤를 이은 모비스(88.77점)는 동부와 함께 공동 선두에 자리하고 있고, KT&G 역시 빠르게 몰아치는 속공 농구의 대표 주자로 잘 알려져 있다.

한 게임 차로 4위에 올라있는 KCC만이 높이를 바탕으로 저득점과 수비적인 팀 컬러로 좋은 성적을 내고 있을 뿐, 5위 LG와 6위 오리온스 등 6강을 형성하고 있는 팀 모두가 다득점의 공격적인 페이스로 경기를 풀어가고 있다.

팀 간 전력이 평준화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한 번에 분위기를 확 제압할 수 있는 빠른 속공과, 팀 공격이 막혔을 때 골밑보다는 돌파와 화려한 개인기로 해법을 제시할 수 있는 '해결사'의 역할이 중요해지면서 이러한 공격 농구의 득세가 나타났다고도 풀이할 수 있겠다.

▲위클리 MVP : 이현민(창원 LG) 3경기 평균 19.7득점, 4.7리바운드, 7어시스트, 2.3스틸, 3점슛 8/16(50%)

LG 이현민은 지난주까지 적은 출장 시간만을 부여받으며 많은 활약을 하지 못했지만, 이번 주는 평균 35분 이상 출장하면서 팀 3연승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특히 30일 SK와의 연장 승부에서 경기 중반까지 부진했지만 연장전에만 10득점을 몰아넣는 위용을 과시하며 승부처에 강한 모습이었다. 앞선 두 경기에서도 그는 중요한 순간에 외곽포로 팀을 구한 바 있다.

174cm로 KBL 최단신 선수인 그는 신장은 작지만 빠른 스피드와 돌파력, 정교한 슛까지 겸비해 LG 가드진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다. 좋은 위치 선정을 기반으로 한 리바운드 능력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 LG 팬들도 '이현민을 기용하니 경기력이 좋아졌다'며 그에게 많은 출장 시간을 부여하길 원하고 있다.

KT&G 주희정은 주간 14득점, 6.3리바운드, 11.7어시스트에 1.7개의 스틸까지 곁들이며 팀의 리더로서 손색이 없는 '만점 활약'을 펼쳤다. 15개를 던져 9개를 적중시킨 정교한 외곽포 역시 고비마다 빛났다. 다만, 팀은 29일 동부에게 패하며 올 시즌 홈 전승과 시즌 5연승이 끊겼다는 점이 다소 아쉬움으로 남는다.

최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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