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시즌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돌풍을 일으켰던 비룡 군단이 2004 시즌에 쓰러졌던 이유는 다름 아닌 주축 선수들의 부상 때문이었다. 삼성과 함께 가장 화끈한 지원을 하는 기업을 가진 터라 매년 스토브리그에서 강세를 보여왔는데 올 시즌 역시 그 기대에 걸맞는 선수 영입을 하는 모습이었다.
LG에서 FA로 풀린 김재현을 영입하는데 성공했고 기아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클러치히터 박재홍을 영입했다. 이 두 선수의 영입은 병풍으로 인해 출장이 불투명했던 이호준과 이진영의 공백을 메우기 위함이었는데 일단 KBO의 병풍 선수 출장 허가 조치로 두 선수의 출장이 가능해지면서 타선에 있어 가공할 만한 파워를 지니게 되었다. 그러나 문제는 역시 투수들의 부상으로 인한 전력 이탈이 아닌가 싶다.
< SK와이번스 선발투수 시범경기 성적>
1
2
3
4
5
김원형(0/3.0)
산체스(2/4.0)
채병룡(3/3.0)
윤희상(9/3.0)
김원형(0/5.0)
6
7
8
9
10
산체스(1/5.0)
신승현(0/5.0)
채병룡(1/5.0)
윤희상(1/4.0)
장찬(0/5.0)
11
12
13
14
15
신승현(2/4.0)
산체스(4/6.0)
채병룡(0/6.0)
김원형(0/5.0)
(비고 : 자책점/투구이닝)
김원형 산체스 (사진출처 :SK와이번스 홈페이지)
SK는 올시즌 시범경기 14경기를 모두 치른 유일한 팀이었다. 따라서 시범경기를 통해 SK 투수들을 볼 기회가 많이 있었다. 플로리다 말린스에서 올시즌 두산에 입단한 척 스미스와 함께 4-5 선발 경쟁을 했던 헤수스 산체스와 올시즌 더욱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는 김원형이 팀의 1-2 선발을 맡을 것이 확실하다.
헤수스 산체스는 이전 삼성에서 뛰었던 엘비라와 비슷한 투구 내용을 보이는 선수로 다양한 변화구와 타자의 타이밍을 뺏는 기량이 돋보이는 투수였는데 일단 올시즌 꾸준하게 선발로테이션을 지킬 수 있다면 10승은 무난한 투수라고 보인다. SK투수진의 터줏대감 김원형 역시 시범경기를 통해 가장 안정된 투구 내용을 보이며 개막전 선발투수로 확정되었다. 여기에 올 시즌 재기를 노리는 채병룡이 세 경기에 등판해 나름대로 안정된 모습을 보이면서 엄정욱과 이승호가 복귀하기 전에는 3선발이 유력한 상태다.
잠수함 신승현과 2004년 2차 1순위였던 팀내 기대주 윤희상, 경북고 출신 고졸 신인 장찬이 선발 등판할 기회를 가졌는데 장찬이 깜짝 호투를 하고 신승현은 지난해보다 나아지는 모습을 보였지만 윤희상은 여전히 제구력에 문제를 노출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여 실망감을 주었다.
엄정욱과 이승호가 부상으로 인해 4월 합류가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데 이 기간동안 선발 로테이션의 나머지 두 자리가 코칭스태프에게는 심각한 고민거리다. 우선은 윤희상과 신승현이나 시범경기 중간계투로 선을 보인 제춘모가 기용될 것으로 보이는데 현재 이들의 상태가 썩 좋아 보이지 않아 걱정이다. 깜짝 호투를 보인 장찬은 시즌 개막을 2군에서 시작할 것으로 보이나 재능이 보이는 투수라서 시즌 중에는 1군에 합류할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