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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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전반기, 한국바둑 어떤 기록을 세울까

기사입력 2005.03.25 01:28 / 기사수정 2005.03.25 01:28

최수민 기자

매년 또는 격년으로 치러지고 있는 많은 바둑 세계대회들. 바둑팬들의 관심과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이 대회들을 보면 현재 바둑계는 국제 기전의 전성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창호의 장기집권으로 한국은 꾸준히 우세를 보이고 있지만 각국의 고수와 신예들이 무섭게 질주하며 최고 자리를 다투고 있어 언제 대세 바뀔지 모르는 상황. 2005년의 일사분기를 지나는 시점에서 올해 전반기에 치열하게 우승자리를 다툴 기전들을 미리 내다본다.


LG배로 맺힌 한 LG배로 푼다!

올해 가장 관심이 가는 국제기전은 다름 아닌 LG배 세계기왕전이다. LG배 사상 처음으로 한국 기사들이 모두 준결승에서 탈락하는 충격을 가져다 주었다. 그래서 오히려 한국기사들이 출전하는 대회보다 한국 없는 틈을 타 최고자리를 다투는 일본과 중국기사들이 어떤 반응인지 더 궁금해지는 것.

‘꽃미남’ 조한승 8단을 누르고 결승에 오른 장쉬 9단은 이로써 생애 첫 세계대회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당시 이창호는 연초 슬럼프 설이 떠돌았던 한창 불안할 때여서 더욱 충격이 컸고 조한승 8단도 생애 첫 세계대회 진출이 좌절되는 것이었다. ‘돌부처’ 이창호 9단을 누른 위빈 9단은 2000년 4회 LG배에서 유창혁 9단을 꺾고 우승을 한 전적이 있어 5년만에 다시 2연패를 달성을 노리고 있다. LG배의 결승 장소와 일정이 한국 기사가 모두 탈락하는 바람에 급히 바뀌었다고 하니 한국의 전패는 그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9회 LG배 결승을 바로 앞두고 지난 21일 제 10회 LG배 예선전이 한국기원에서 시작됐다.  한국 186명과 중국과 일본 각각 30명, 대만 10명 등이 출전해 격전을 벌이고 있다. 원래 4강까지 주던 차기대회 시드를 이번 대회부터 우승, 준우승으로 줄이는 관계로 조한승 8단은 시드 확보에 실패했고 이창호 9단은 타이틀 보유로 국가 시드를 받아 출전하게 됐다. 과연 다음 LG배의 16강에 오를 16명의 기사들은 누구일까.



독도와 '후지쯔배'를 지켜라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국제 기전이라면 후지쯔배를 들 수 있을 것이다. 국제기전의 원조라 불리는 후지쯔배는 88년부터 시작된 일본의 국제기전인만큼 바둑 기사들의 활약을 시대별로 확인할 수도 있다.   

전기 성적을 보면 이세돌이 16강, 이창호와 최철한이 8강에서 탈락하는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4강에 한국의 송태곤, 유창혁, 박영훈 등이 올랐다. 결승에서 박영훈이 요다를 누르고 우승을 차지해 생애 첫 세계대회 우승과 한국의 대회 7연패를 달성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창호와 이세돌은 각각 두 번의 우승 기록을 가지고 있는데 이세돌은 전적에 비교해 볼 때 높은 성적을 보이고 있어 전망이 밝은 편이다. 응씨배 준우승을 비롯, 아직 세계대회에서 이렇다 할 기록을 내지 못한 ‘독사’ 최철한 9단도 이번 후지쯔배를 노릴만하다.

박영훈 9단은 작년 후지쯔배 우승을 함으로써 6단에서 3단 승단되어 입신의 경지에 올랐다. 이세돌 9단이 세운 '최단기 9단 기록(8년)'을 5년으로 갱신한 박영훈은 어린왕자에서 ‘어린황제’ 등극하며 조금씩 날개를 펴고 있어 이번 후지쯔배도 기대해 볼만 하다. 8회 삼성화재배 결승에서 일본의 조치훈 9단에게 패하며 첫 세계대회 우승을 놓친 전적이 있으나 아쉬움을 딛고 일궈낸 우승인 만큼 앞으로의 전망이 밝다.

중국은 2003년 전례없는 8강 전원탈락의 부진을 보인데 이어 2004년에도 또 한번 8강 전원탈락의 치욕을 겪어 후지쯔배와는 인연이 거의 없다.

또한 박영훈이 유키사토시, 아마시타 게이고, 장쉬 등 일본을 대표하는 정상 고수들을 물리치고 결승에 진출하며 얻어진 '일본 킬러'로 불리면서 일본의 아성까지 잠재워 놓아 2005년의 후지쯔배 우승도 기대할만 하다. 이번 대회는 4월 19일부터 7월 2일까지 열린다.

 

5월의 꽃, CSK배와 TV아시아배

작년 CSK배 최종결승에서 한국팀의 이창호를 제외한 유창혁, 이세돌, 송태곤, 최철한이 차례로 패하며 중국에 우승컵을 넘겨준 전적이 있다. CSK는 한국, 중국, 일본, 대만 등 4개국이 5명씩 팀을 이뤄 참가하는 대회이다. 제 4회를 맞이하여 한국에서 치르는 방안을 신중히 고려중이라고 알려졌다. 올 16회를 맞이하는 TV아시아선수권전에는 이창호 9단이 3회 우승, 조훈현 9단이 2회 총 5번의 우승의 기록을 가지고 있다. 이번 대회는 이창호와 조한승이 출전한다. 지난 2년 연속 중국에 우승을 빼앗겨 바둑최강국의 자존심을 되찾아야 하는 것이 관건이다.

일본은 TV바둑아시아선수권전에서 8회 우승으로 강세를 보여왔으나 최근 2년 연속 전원이 초반에 탈락한 전적이 있어 기세를 다시 펼 수 있을지 미지수다. 올해도 중국과 한국의 대결전으로 이어질 전망. TV바둑아시아선수권전은 한국의 KBS, 일본의 NHK, 중국의 CCTV가 주최하는 초속기 프로기전의 우승, 준우승자와 시드로 참가한 전기 우승자까지 총 7명이 토너먼트를 벌이는 이벤트 국제기전이다.

9월~12월에는 삼성화재배와 중환배, 11월에는 LG정유배, 바둑왕전, 12월에는 천원전 등이 후반기전으로 열린다. 이중 삼성화재배는 이세돌, 중환배는 박영훈이 시드로 출전할 예정이다. 과연 2005년도에 있을 많은 기전들의 우승컵은 각각 누구의 품으로 돌아가게 될까.


 



최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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