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2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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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시즌 전망(현대유니콘스 - 야수편)

기사입력 2005.03.25 00:52 / 기사수정 2005.03.25 00:52

이석재 기자

2003년 시즌부터 현대 유니콘스는 FA제도를 통해 팀의 주축 선수를 하나씩 잃게 되었다. 2003년도 박경완, 2004년도 박종호, 2005년도 심정수, 박진만까지. 정성훈과의 맞트레이드로 기아로 이적했던 박재홍을 포함한다면 무려 5명의 팀의 주축 선수들을 잃은 셈이다. 그러나 박종호를 잃었던 지난 시즌 현대는 보란듯이 우승을 차지했다. 그들은 야구에서 선수 개개인의 능력보다 그들이 빚어내는 화학작용(Chemistry)이 더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올시즌은 그런 화학작용만을 강조하기에는 전력이 좀 떨어져 보인다. 그런 전력 약화는 타선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포수

김동수

강귀태

허웅

 

1루수

이숭용

조승현

강병식(외)

 

2루수

김일경

서한규

 

 

3루수

정성훈

이택근(1)

지석훈(유)

조평호

유격수

채종국

 

 

 

외야수

전준호

유한준

 

 

 

송지만

정수성

 

 

 

전근표

오윤

 

 

지명타자

서튼(외)

 

 

 


올시즌 시범경기 10경기에 출장한 현대의 야수들이다. 일단 박진만과 심정수가 빠진 내야수와 외야수 라인업에 새로운 인물들이 눈에 많이 띈다.


포수

또 한번의 FA 자격을 얻은 김동수가 향후 2년간 현대의 안방을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타격에 있어 남다른 재주를 지닌 강귀태가 호락호락하게 물러날 것 같지는 않다. 올시즌 시범경기에서는 강귀태의 컨디션이 조금 떨어져 있어 김동수가 주로 마스크를 썼다. 여기에 4년차 허웅이 백업으로 투입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허웅은 시즌 개막과 동시에 2군으로 합류할 것으로 보이며 기존과 별 다름 없는 김동수-강귀태로 안방은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김동수가 도루 저지 능력은 떨어지나 투수 리드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이며 노장이 왜 필요한가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가는 세월을 막을 수 없는 만큼 체력적인 부담을 많이 느끼는 편이어서 올시즌에는 강귀태의 출장이 지난 시즌보다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강귀태는 수비 능력도 떨어지지 않지만 공격력이 탁월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쏠쏠하게 홈런을 한방씩 터뜨리는 모습을 올해도 볼수 있을 것 같다.


1루수

현대의 야수 라인업에서 작년과 큰 변화가 없을 포지션이다. 이숭용은 작년까지만 해도 외야수를 겸업하는 일이 많았으나 올시즌은 외야수가 포화상태이다. 또한 본인이 체력적인 부담도 있고 해서 1루만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 시범경기 역시 1루수로만 출장했을 뿐 외야수로 출장한 기록은 없다. 그렇다보니 1루수를 노리는 두 선수(전근표를 포함하면 세 선수)들이 오히려 1루보다는 심정수가 빠진 외야를 노리게 되는 형국이다. 전근표와 함께 1루 자리를 넘보던 강병식 역시 외야 겸업을 시도하고 있다. 조승현이나 강병식 역시 한방이 있는 선수들이기는 하나 이숭용의 아성에 도전하기에는 아직 벅차보이는 느낌이다.


2루수

박종호의 삼성행 이후 지난 시즌에는 채종국이 현대 2루수로 가장 많은 출장을 했다. 하지만 올시즌 박진만 마저 삼성으로 감으로써 채종국이 수비의 핵인 유격수로 보직을 옮겼다. 따라서 2루수는 다시 한번 무주공산이 되었다. 여기에 오랜 기간동안 이 자리를 노린 김일경이 무혈입성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국가대표 출신 신인 차화준이 입단하면서 경쟁구도가 형성되었다. 그러나 차화준이 부상으로 인해 시범경기 출장을 못했고 기존 백업인 서한규가 교체 출장하는 형국이다. 차화준이 부상에서 회복된다면 치열한 3파전이 예상되는 포지션이다.


3루수

스코트쿨바와 퀸란에 이르기까지 현대의 3루는 수비가 강한 외국인 선수들이 맡아왔다. 그러나 2004 시즌부터는 박재홍과 트레이드되어 온 정성훈이 붙박이 3루수를 맡아왔다. 하지만 지난 시즌 말 병풍 사건에 정성훈이 연루되면서 현대의 새로운 고민거리 포지션으로 3루수가 떠오르는 모습이다. 물론 정성훈이 군입대 전까지는 3루를 맡을 수 있으나 그 마저 군에 입대한다면 누군가는 그 자리를 대신해야 한다. 그런데 마땅한 적임자가 없다.

시범경기에서 김재박 감독은 정성훈과 함께 이택근을 같이 투입하고 있으나 솔직히 이택근의 3루수비는 과거 박재홍의 3루수비만큼 불안하다. 정성훈의 공백을 대비해서 시범경기에서는 천안북일고 출신 2년차 조평호도 같이 투입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시즌까지 1군 경기 경험이 전혀 없는데다 아직까지 주전 경쟁을 할 실력에는 못 미치는 것 같다. 아마 정성훈이 시즌 개막 엔트리에 들어간다면 그는 2군에서 시즌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모든 포지션이 가능한 서한규나 신인 차화준이 적임자이나 그렇게 될 경우 방망이가 약한 선수들이라 팀 공격력에 막대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유격수

박진만의 공백이 직접적으로 느껴지는 포지션이다. 물론 지난해까지 주전 2루수를 봤던 채종국이 유격수의 새로운 주인으로 떠오르고 있어 수비에 있어서는 큰 차이를 느낄 수 없다. 하지만 공격력에 있어서는 두자리수 홈런을 치며 하위타선의 뇌관 구실을 했던 박진만의 공백이 크게 느껴진다. 휘문고 출신 지석훈이 백업 유격수로 출장할 예정이나 장신인 탓에 수비 위치가 높아 수비가 불안하다. 또한 아직 프로에도 잘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따라서 지석훈과 함께 멀티 내야수인 서한규나 차화준이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만약 차화준이 2루로 간다면 김일경 역시 유격수를 볼 수 있는 내야수이므로 숫적으로는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박진만을 대신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외야수

지난 시즌 심정수가 허벅지 부상 등으로 외야수보다는 지명타자로 많이 출장한 터라 수비에 있어서는 심정수의 공백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타선에서 심정수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상대에게 주는 중압감에서 엄청난 차이를 줄 것이므로 이에 있어서 현대 전력의 공백은 너무나 큰 것일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지난 시즌 우익수로 가장 많이 출장했던 브룸바가 일본행을 택한 점도 타격이 크다. 어쩔 수 없이 래리 서튼과 브룸바를 비교할 수 밖에 없겠지만 시범경기에서 보여준 서튼의 모습은 실망스럽다. 게다가 잔 부상까지 있어 시즌 개막 엔트리에 들 수 있을까도 의심받고 있는 상태이다. 브룸바같은 장타력은 없어도 타격의 정확성 하나만 보고 영입했는데 아직까지는 미지수이다. 현재 김재박 감독이 시범경기에 기용하는 모습으로 봐서는 전준호(좌) - 송지만(중) - 전근표(우)의 구도가 주전 외야 라인업일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전준호의 체력 안배를 위해 서튼이 좌익수로 들어갈 경우 전준호가 지명타자로 출장하는 형태도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

외야수는 전준호-송지만-전근표 라인이 유력한 가운데 시범경기에서 김재박 감독이 많은 경기에서 유한준이나 오윤을 타석에 세우면서 여러가지를 점검하고 있는 모습이다. 유한준이나 오윤은 일단 하드웨어가 좋은 선수들이어서 펀치력도 있는데다 오윤 같은 경우는 주루 센스까지 갖추고 있어 일단 김재박 감독이 좋아하는 스타일로 보인다. 유한준은 81년생으로 유신고와 동국대를 나온 프로 2년차로 대학 시절에는 국가대표에도 발탁된 바 있는 선수이다. 이미 시범경기 두산전에도 홈런을 뽑아내기도 했으며 186/85의 당당한 체격에서 뿜어져 나오는 장타력이 일품이다. 특히 강병식이나 전근표 등 왼손 대타 요원들은 많았지만 오른손 대타 요원이 부족했던 현대로써는 요긴하게 쓸수 있는 대타요원이기도 하고 장기적으로는 외야 주전을 노릴 수 있는 재목이다.

오윤은 유한준과 같은 81년생이지만 천안북일고를 졸업한 후 바로 현대에 지명된 입단 6년차이며 입단 당시에는 투수로 입단했다가 현역으로 병역을 마치고 다시 복귀해서 타자로 전향한 케이스이다. 천안북일고에서는 에이스로 활약한 바 있으며 당시 청소년대표에도 뽑힐 만큼 야구 센스가 있는 선수이다. 여기에 8개구단 최고의 대주자 및 대수비 요원 정수성이 1군 엔트리에 들어갈 것으로 보이나 OPS 0.325(2004년도)의 선수를 타석에 세울만큼 강심장을 가진 감독은 없을 것이다. 아무래도 정수성은 올시즌도 대주자나 대수비 요원으로 중용될 것으로 보인다. (OPS = 출루율 + 장타율, On Base Average Plus Sluggering Average)


이렇게 볼때 필자가 예상하는 현대의 예상 타순 및 수비 위치는 다음과 같다

1

전준호

좌익수

2

정성훈

3루수

3

서튼

지명타자

4

송지만

중견수

5

이숭용

1루수

6

전근표

우익수

7

김동수

포수

8

김일경

2루수

9

채종국

유격수


종합적으로 볼때, 브룸바와 심정수가 빠진 중심타선에 서튼과 송지만이 들어가게 되었고 박진만의 타선을 채종국이 들어가고 채종국의 자리에 김일경이 들어가는 일계급 특진의 양상이다. 홈런 80개를 합작할 수 있는 브룸바와 심정수를 대신할 수 있는 3-4번을 가진 팀은 국내에 없어 보이고 김재박 감독 역시 이런 전력의 손실에 대해서 나름대로 고민이 많겠지만 별다른 해결책은 없어 보인다. 일단 전준호와 정성훈의 막강 테이블 세터로 상대 투수를 흔들어 놓고 김재박 감독 특유의 작은 야구로 승부할 가능성이 많다. 투수력이 안정되어 있으므로 초반 득점을 지킬 수 있는 수비 야구로 또 한번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할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다. 

'2005년 시즌 전망(현대유니콘스 - 투수편)' 기사에서 언급한 투수력과 종합해서 볼 때, 현대는 투수력에 있어 8개구단 최강의 투수력임은 확인하였으나 타력에 있어서는 여러 면에서 부족함을 찾을 수 있다. 중심타선의 허전함과 박진만이 빠지면서 7-8-9번이 상대방 투수에게 있어서는 쉬어가는 타선이 되면서 타선의 짜임새가 떨어지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런 헛점을 어떻게 보완해가면서 시즌을 끌고 나갈 것인가는 전적으로 김재박 감독의 능력이다. 이미 김응룡 감독 이후 국내 최다 우승의 명장인 만큼 그런 해법을 이미 찾았을 수도 아니면 찾아가고 있을 것이다. 아무튼 명가의 전통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현대를 통해 다시 한 번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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