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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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카브레라, 용병마무리 성공시대를 열까

기사입력 2005.03.23 21:18 / 기사수정 2005.03.23 21:18

고동현 기자
스트롱, 길포일, 리베라, 앤더슨, 파라...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정답은 우리나라를 걸쳐간 마무리 투수들이란 점이다. 여기에 또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이들 모두 마무리투수로서 성공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만큼 우리나라에서 마무리투수 부문 만큼은 외국인선수들의 불가영역으로 다뤄져 있다. 용병 최장수 투수인 기아의 리오스마저도 처음 한국에 왔을때는 마무리투수 보직을 맡았으나 적응에 실패한 후 자신의 원래 보직인 선발로 바꿔 대박을 터뜨린 경우다. 근데 이 곳에 사상 첫 외국인 마무리투수 성공시대를 열어보려는 한 선수가 있다. 바로 SK 와이번스의 호세 카브레라.


카브레라는 사실 2004시즌을 대비해서 와이번스가 1선발로 점찍어 데려온 투수다. 하지만 카브레라는 볼은 빠르지만 제구력이 종종 안좋아 불안감을 노출했으며, 승리할 수 있는 기회에서도 불펜투수진의 난조로 번번히 승리를 날려버렸다. 결국 와이번스 코칭스탭은 카브레라를 후반기부터 고육지책으로 마무리투수로 돌렸다. 카브레라도 선발투수로 그다지 만족할 만한 상황이 아니기도 했지만, 시즌 전까지만 해도 최강 마무리 진용이 될 것이라던 이상훈-조웅천 콤비가 모두 무너진 탓도 있었다. 마무리투수로 변신한 카브레라는 하지만 굳은 신뢰를 쌓지는 못했다. 제구가 되는 날은 깔끔하게 경기를 마무리했지만, 제구가 안되는 날에는 난타를 당하며 대량실점을 허용하기도 했다. 마치 카브레라의 투구는 용병수입 원년이던 98년의 현대 조 스트롱의 널뛰기 투구를 보는 것만 같았다. 시즌이 끝난후 카브레라의 불펜성적은 23경기에 출전해 20⅔이닝을 던지며 9실점. 방어율 4.00을 기록했다. 다만 마무리투수로서 좋았던 점은 20⅔이닝을 던지며 이닝수보다 더 많은 24개의 탈삼진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시즌을 마친후 예상외로 SK 와이번스는 브리또를 과감히 퇴출시키고, 카브레라를 잡았다. 타자진이 보강된 상황에서 당연한 선택일 수도 있지만, 카브레라가 그다지 마무리투수로서 믿음을 주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재계약을 했다는점에 의문을 갖는 사람들도 있었다.


시범경기가 진행중인 최근까지 와이번스의 선택은 올바른 것으로 보인다. 카브레라는 마무리 투수로 완벽하게 변신하며, 코칭스탭에게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 스프링캠프에서도 연일 좋은 투구를 보이더니 최근 열리는 시범경기 중 LG전에서는 쌀쌀한 날씨속에서도 156Km라는 놀라운 속도를 보여줬다. 스피드건의 속도가 잘못 나온것일 수도 있지만 카브레라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스피드외에 더욱 고무적인 부분은 바로 제구력의 향상이다. 사실 지난해 와이번스 팬들은 카브레라의 제구력 때문에 조마조마한 경기를 많이 봤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카브레라의 모습은 완벽 그 자체. 이제 카브레라는 현재의 모습을 정규시즌까지 이어가기만 하면 된다. 그리고 미래를 밝게 볼 수 있는 또 한가지 이유가 있다. 카브레라는 메이저리그에서 활동할 때 선발투수보다는 중간계투로 나와 훨씬 좋은 투구를 보여줬다. 밀워키에서 선발로 11경기를 뛴 해는 6승 10패를 기록했지만, 그 전해에 애틀랜타에서 뛸 때는 중간계투로만 등장해 7승 4패의 좋은 성적을 기록하기도 했으며 투구내용도 훨씬 좋았다.

카브레라가 정규시즌에서도 요즘과 같은 모습을 보이며 첫 용병 마무리투수 성공시대를 열 것인지, 아니면 예전 한화의 피코타처럼 꽃을 필려다 다시 질지는 정규시즌이 진행될수록 답이 가까워져 올 것이다. 



사진출처- SK와이번스 홈페이지



고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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