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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의 KCC, '페이스 조절'의 승리

기사입력 2008.11.12 00:17 / 기사수정 2008.11.12 00:17

최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최영준 기자] 전주 KCC가 안양 KT&G와 3차 연장까지 가는 엄청난 혈투 끝에 소중한 승리를 챙겼다.

9일 전주 실내 체육관에서 펼쳐진 경기에서 KCC는 마이카 브랜드의 연장 대활약을 앞세워 KT&G를 98-95로 꺾고 2시간 30분이 넘는 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3차 연장전은 KBL 정규리그 사상 3번째, 물론 올 시즌에는 처음이다.

KT&G는 2쿼터 한때 13점까지 앞서는 등 초반 분위기가 좋았지만, 막판 역전을 허용하며 연장 승부를 펼친 끝에 아쉽게 패하고 말았다. 특히 4쿼터 막판과 1차 연장 막판, 2차 연장 막판 등 매 고비 거의 승리할 수 있었던 기회를 놓치고 상대에게 동점을 허용한 것이 너무나 아쉬웠다.

승부는 결국 경기의 페이스 조절에서 갈렸다고 해야 할 것 같다.

KCC는 1쿼터에 상대 수비에 막히며 불안한 첫 발을 내디뎠고, 이 틈을 놓치지 않은 KT&G는 강력한 속공으로 몰아치며 점수 차를 벌렸다. 여기까지는 완전한 KT&G의 분위기. 자신들의 강점인 속공과 스피드, 그리고 강력한 수비 조직력을 십분 활용해 기세를 잡았고, 의외로 싱겁게 승부가 갈리는 게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였다.

그러나 KCC 역시 곧 반전의 기회를 잡았다. 2, 3쿼터에서 높이의 우위를 가진 KCC는 과연 강력했다. 하승진을 투입하지 않았지만, 브랜드와 서장훈의 공격을 앞세워 추격에 나선 것. KT&G는 손발이 맞지 않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이면서 실책을 연발했고, 여전히 앞서있긴 했지만 이는 불안한 리드였다.

사실상 이때부터 흐름은 바뀌었다. 1쿼터에 막강한 위력을 발휘했던 KT&G의 속공은 더 이상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경기는 비교적 느린 페이스로 저득점 양상의 진행이 이어졌다. 그리고 이것은 다름 아닌 KCC가 원하는 전개였다. 10개 구단 중 가장 적은 실점으로 수비적인 색깔이 강한 KCC는 비록 역전에는 실패했지만, 어느 정도 흐름을 잡아나가기 시작했다.

KT&G는 속공이 되지 않으면서 줄곧 어렵게 공격했다. 상대 수비의 벽은 높았고, 그동안 해오던 속공 상황에서의 쉬운 득점보다는 어려운 득점이 계속됐다. 더구나 세트 오펜스 상황에서 그간 비교적 위력을 발휘했던 2:2 게임은 전혀 나오지 않았다. 마퀸 챈들러는 공을 잡으면 시간을 끌다가 무리한 돌파 시도나 '묻지 마 3점슛'을 날리기 일쑤였다. 그나마 이 날 챈들러의 슛 감이 괜찮았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KT&G는 연장까지 가기도 전에 역전당하며 쉽게 패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결국, 4쿼터 막판 3점 차의 리드와, 2차 연장 막판 2점 차의 리드라는 '천운'을 지키지 못하고 쉽게 동점을 내준 KT&G는 승리할 수 없었다. 상대 브라이언 하퍼를 4쿼터에 일찌감치 5반칙으로 퇴장시키며 어느 정도 매치업의 불리를 상쇄시킬 수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연장 승부는 더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KCC 입장에서는 브랜드를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브랜드는 1, 2, 3차 연장을 합쳐 연장전에서만 16득점을 올리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특히 2차 연장 종료 직전 2점 뒤진 상황에서 동점을 만드는 돌파 성공은 그야말로 팀을 구해낸 활약이었다. 32득점에 21리바운드, 8어시스트로 트리플 더블을 기록하지 못한 것이 아쉬울 뿐이었다.

이 날 승리로 KCC는 5연승을 달리며 5승 1패로 단독 1위로 올라섰다. KT&G는 3승 2패로 3위 자리를 유지했지만, 이길 수도 있었던 경기를 놓치며 3연승의 상승세가 끊기도 말았다.



최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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