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3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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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거래조회까지"…김미화X황석영이 밝힌 블랙리스트 피해사례(종합)

기사입력 2017.09.25 12:29 / 기사수정 2017.09.25 12:30

김선우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선우 기자] 방송인 김미화와 황석영 작가가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와 관련한 구체적인 피해 사례를 증언했다.

25일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 빌딩에서 MB 블랙리스트 관련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가 진행됐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미화, 황석영이 참석했다.

지난 11일 국정원 개혁위원회가 공개한 명단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에 비판적 견해를 드러낸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다수 블랙리스트에 포함됐다. 일명 MB 블랙리스트에는 방송인 김미화, 작가 황석영 뿐 아니라 김제동, 김구라, 변영주 감독 등이 올랐다.

기자회견에 앞서 진상조사위원회 측 관계자는 "MB 블랙리스트는 마음이 아픈 일이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중요한 일이기도 하다"라며 "많은 문화예술인들이 MB로부터 감시를 받은건 충격적인 사실이다"라고 입을 뗐다.

이어서 김미화, 황석영이 현장을 찾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대한 입장 발표와 실제 피해 사례 증언을 이어갔다.

김미화는 "검찰에 가서도 참고인 조사를 했고, 언론에서도 상당히 많은 관심을 가지고 계신다. 사실 난 훨씬 전부터 블랙리스트임이 밝혀졌다. 그 이후 계속 힘든 상황이었다"라며 "그러나 진상조사위에서 문화예술인들이 겪은 어려움을 조사해 주신다고 하니 선배된 입장으로 참여하게 됐다"라고 입을 뗐다.


이어서 김미화는 "검찰 참고인 조사 이후 더 화가 났다"라며 조사 중 보게 된 국정원 관련 서류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국정원에서 나에 대한 자료를 정말 많이 갖고 있더라. 청와대에 보고했다는 지점도 있었다. 거기엔 나를 향해 종북세력, 골수좌파 연예인 등으로 지칭하며 연예인 건전화 사업 조성이라고 써놨더라"라고 이야기했다.

또 "방송 출연은 물론 광고, 지방 행사까지도 막았다"라며 "나를 고소한 기자도 있었다.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는데도 같은 건이 계속됐다. 이외에도 댓글 부대 등의 활약이 행동대장이 아니었나 싶다"라고 덧붙였다.

황석영 작가 역시 통탄스러운 마음을 전했다. 황 작가는 "난 사실 예전부터 중앙정보부 내지는 안기부 등 여러 군데에서 관리를 받았다. 극우 보수들로부터 빨갱이다라는 비난을 겪으면서 평생을 블랙리스트로 살아왔다"라며 "그런데 정권이 바뀌었다고 해서 새삼스럽게 얘기하는게 쑥스럽지만 촛불시위 때 국민들이 엄동설한에도 과거 억압에 항의하지 않았나. 개인적인 문제로 치부하고 가만히 있으면 안되겠다 싶었다. 내가 겪은 일들을 전해 힘이 되길 바란다"라고 이야기했다.

황 작가가 블랙리스트 관련 피해 사례로 언급한 점은 온라인상에 짜깁기된 블로그 글, 한국문학번역원 등에서의 황석영 배제 과정, 박근혜 정부 당시 본인에 대한 금융거래정보 조회 내용 등이다.

황 작가는 "나에 대한 과거 안기부 혐의 사실 발표문을 짜깁기해서 올린 블로거가 있다. 그런데 그런 정보는 국정원이 제공하지 않고서는 알기 힘든 내용들이다. 물론 짜깁기 했기 때문에 안에 속한 애용들도 허무맹랑하다"라며 "그 내용을 짜깁기해서 온라인 상에 배포한 최초의 인물과 그 배후가 궁금하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이명박 정부 때 함께 유라시아 행사에 참석한 적도 있다. 그러나 그 이후 문체부가 관연한 문예진흥위원회와 한국문화번역원에서 나를 배제하는 일들이 많아졌다. 갑자기 행사가 취소된 적도 많았다"라며 "특히 박근혜 정부 땐 세월호 사건 이후 내가 작가들 대표로 성명을 내자 내게 제안이 온 영화, 뮤지컬 등도 모두 취소된 바 있다"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황 작가는 "2014년 6월부터 매해 검찰에서 수사 목적으로 내 금융거래정보도 조회한 사실을 알게 됐다. 나 뿐만 아니라 많은 대학교수들도 세월호 모금 이후에 이런 고초를 겪었다더라"라고 안타까워했다.

피해 사례 증언을 마친 뒤 황석영 작가는 "20세기에도 일어나지 않았던 일이 21세기 한국에서 일어났다"라며 "댓글이나 교묘한 방법으로 모해하고 뒤에 숨어서 밀실에서 누구누구를 배제시켜라. 사춘기 아이들도 아니고 국가가 이런 일을 자행했다는 건 대단히 문화야만국의 자기 치부를 드러낸 일이다. 참 부끄러워서 어디 밖에 나가서 세계 속에서 한국 문화, 영화,음악, 한류가 어떻고 이따위 소리를 할 수 없게 되버렸다"라고 이야기했다.

김미화 역시 "이게 진짜 내가 사랑한 대한민국인가 싶다. 이 모든 것이 사실이라면 관련자들은 사과하고 적폐청산을 위해 언론 또한 바로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sunwoo617@xportsnews.com / 사진 = 엑스포츠뉴스DB, AFPBB/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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