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11.08 03:13 / 기사수정 2010.07.19 18:59
[엑스포츠뉴스=김지한 기자] 최근 대한민국 여자 축구팀이 성인, 청소년팀 가릴 것 없이 연이어 좋은 소식을 보내오고 있다.
뉴질랜드에서 열리고 있는 FIFA(국제축구연맹) U-17(17세 이하) 여자 월드컵에서 대한민국 U-17 여자 대표팀이 강호 브라질, 잉글랜드를 연이어 완파하고 당당하게 조 1위로 8강에 올랐다. 또한,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U-18 아시아선수권대회 예선에 참가한 대한민국 U-20 여자 대표팀이 싱가포르에 24-0 대승을 거두는 등 5경기에 66득점 무실점이라는 기록으로 본선에 진출했다. 성인 여자 대표팀은 미국 전지훈련에서 '세계 최강' 미국과 맞붙어 1무 1패를 기록하며 나름대로 선전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세계는 물론 아시아 변방에 머물렀던 우리나라 여자 축구가 몇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비록, 아시아에서는 여전히 3,4위권에 있지만 대표팀의 경기력, 선수 개개인의 능력, 주변 여건 및 환경 등을 보면 예전과 달라진 부분이 눈에 띄게 드러난다. 한국 여자 축구가 비로소 세계 무대에 당당히 설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 여자 축구의 환경은 여전히 척박하기만 하다. 등록 선수만 1,400여 명에 불과한데다 실업팀, 대학팀은 각각 100여 명밖에 없는 실정이다. 게다가 일부 팀은 변변한 연습구장이 없어 인조잔디가 있는 구장에서 훈련하기 위해 먼길을 찾기도 하고, 비용, 관리 문제 등으로 이마저 어려운 경우도 있다.
그러나 피스퀸컵, 아시안컵 등에서 좋은 성적을 보이며 여자 축구에 대한 가능성을 엿본 대한축구협회, 한국여자축구연맹이 나서 전폭적인 지원을 하기 시작하면서 향상되기 시작했다.
대표팀 감독을 전임지도자로 운영하면서 집중 훈련을 수차례 가질 수 있었고, 지소연, 이현영(이상 동산정보고), 이민선(포항여전자고) 등 기량이 출중한 선수를 조기에 발굴해 개인의 장점들을 극대화시키며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추도록 만들었다.
해외 전지훈련 및 각종 국제대회 경험을 가진 것 또한 대표팀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밑거름이 됐다. U-17팀은 지난 2년간 호주, 뉴질랜드, 덴마크 등으로 전지 훈련을 가지면서 덴마크, 호주, 일본 등과 실전같은 평가전을 치렀다. 이러한 경험 덕분에 선수들이 큰 경기에 대한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됐고, 이번 월드컵에서 보여준 높은 수준의 조직력을 갖추게 된 것이다.
성인대표팀도 지난달 말부터 미국으로 전지 훈련을 떠나 미국과 3차례나 평가전을 치르는 등 세계적인 수준의 경기력을 배우고 한국팀만의 장점을 극대화시킬 예정이다.
각 급 대표팀의 향상된 실력 외에도 경기 외적인 부분에서 고무적인 변화가 곳곳에서 보이고 있다.
내년에 출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WK-리그는 여자 축구의 성장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실업팀도 부산상무, 충남일화, 수원시설관리공단 등 3개팀이 더 창단해 6개팀으로 늘었다. 7일에는 파주 NFC에서 WK-리그 신인 선수 드래프트가 열려 각 팀 간에 열띤 분위기 속에서 선수 영입 경쟁을 벌였다.
여자 축구 저변 확대를 위한 대회의 규모도 늘었다. 8일, 파주에서 개최되는 여자대학생 클럽축구대회는 올해로 3회째지만 1회(6개 대학) 때보다 많은 16개 대학이 참가할 정도로 관심이 높아졌다. 대학팀 최강 여주대를 비롯해 이화여대, 숙명여대 등 일반 여자대학교에서도 참가하기에 이르렀다.
그밖에도 여자축구연맹을 지원하는 공식 스폰서 회사만 10개에 이르고, 충북 제천에 여자축구 전용트레이닝센터가 만들어지는 등 재정이나 운영 면에서도 탄탄한 모습을 보이며 여자 축구 발전에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내외적으로 상당한 결실을 맺으며 도약하고 있는 한국 여자 축구. 최고 수준까지는 여전히 갈 길이 멀어 보이지만 "10년 뒤 세계 최강이 되겠다"는 당당한 포부처럼 우리나라 축구계 전반을 더욱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 뉴스
실시간 인기 기사
엑's 이슈
주간 인기 기사
화보
통합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