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11.04 22:02 / 기사수정 2008.11.04 22:02
4일 원주 치악 체육관에서 펼쳐진 경기는 견고한 수비력을 자랑하는 동부와 화끈한 공격 농구로 새로운 돌풍을 예고하는 모비스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더구나 양 팀은 지난 일요일 각각 인천 전자랜드와 대구 오리온스에 뼈아픈 역전패를 당하며 기세가 한풀 꺾인 상태라 패한다면 자칫 분위기의 침체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래서인지 초반부터 치열한 공격이 이어졌다. 지난 경기에서 38점을 퍼부은 웬델 화이트는 이 날도 화려한 개인기를 바탕으로 초반 공격을 주도했다. 모비스도 오다티 블랭슨을 앞세워 대응하며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다. 계속해서 빠른 공격이 이어지며 양 팀은 차곡차곡 점수를 쌓아갔다.
당초 동부의 우세로 점쳐졌던 골밑의 우세는 예상과는 달리 모비스가 가져갔다. 모비스의 브라이언 던스톤은 전반에만 8개의 리바운드를 걷어내며 동부의 '트윈 타워'를 상대로 전혀 밀리지 않는 보드 장악력을 과시했다. 2쿼터부터 투입된 함지훈 역시 김주성을 상대로도 자신있는 공격으로 9득점을 올리는 등 전체적으로 모비스의 공격 페이스가 만만치 않았다.
동부는 자신들의 장기인 수비를 버리고 공격 농구로 맞불 작전을 펼쳤다. 지난 두 경기에서 다소 페이스가 떨어져 보였던 레지 오코사는 2쿼터에만 12득점을 올리며 좋은 컨디션을 보였다. 전체적으로 김주성의 페이스가 좋지 않았지만, 오코사와 화이트는 그 공백을 메우고도 남을 만한 활약을 했다.
후반에도 접전은 계속됐다. 오코사와 던스톤이 계속 꾸준히 득점을 올렸고, 이광재와 김효범이 번갈아 공격을 성공시키며 자존심 싸움을 펼치는 등 전체적으로 공격의 고삐가 늦춰지지 않았다.
이렇듯 팽팽하던 승부의 추는 4쿼터 들어 조금씩 기울었다. 계속 공격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이던 동부는 4쿼터 초중반부터 특유의 수비력이 살아나며 상대의 실수를 유도했고, 공격에서는 외국인 듀오의 활약이 빛났다. 특히 화이트는 4쿼터에서 팀이 필요로 하는 에이스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 자신의 득점뿐 아니라 오코사와의 콤비 플레이까지 이뤄내면서 공격을 이끌었다.
종료 1분여를 남기고 강대협의 3점슛으로 쐐기포를 얻어맞은 모비스는 외곽포가 연이어 림을 외면했고 상대의 수비력에 고전하며 막판에는 파울 작전까지 실패, 결국 고개를 떨어뜨리고 말았다.
결국, 승부는 막판 양 팀의 집중력 차이에서 갈렸다고 할 수 있겠다. 맹렬한 기세로 득점을 퍼붓던 모비스에 경기 중반까지는 맞불 대응을 펼쳤던 동부는 막판 들어 자신들의 장기인 수비력을 바탕으로 경험적은 '젊은 팀' 모비스의 실수를 유도해냈다. 그뿐만 아니라 승부처에서 확실한 에이스 역할을 해준 화이트의 존재도 빼놓을 수 없다.
모비스는 자신의 페이스로 다득점 경기를 유도하며 대등한 경기를 펼쳤으나, 막판 경험 부족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더구나 골밑 수비 조직력은 많은 보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던스톤이 넓은 수비 범위를 가지고 있고 대인 수비력도 좋은 선수이지만, 이 날은 동부의 트윈 타워를 상대로 던스톤 개인에게 골밑 수비 부담이 너무 가중되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동부로서는 자칫 말릴 뻔했던 초반 분위기를 다잡고 2승 1패를 마크,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모비스는 1승 2패로 좋지 않은 분위기를 이어가게 됐지만, 지난 시즌과는 다른 가능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한 것으로 만족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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