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11.03 03:09 / 기사수정 2008.11.03 03:09
우리나라는 3일 새벽(한국시각),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벌어진 아랍에미리트와의 AFC(아시아축구연맹) U-19 선수권대회 B조 예선 2차전에서 전반 27분에 김동섭(시미즈)이 헤딩 선제골을 넣었지만 후반 45분, 아메드 갈릴에게 프리킥 동점골을 허용하고, 이어 종료 직전 파르단에게 역전골을 잇달아 내주며 1-2로 패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1승 1패를 기록하며 마지막 이라크전에서 반드시 이겨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우리나라는 시종일관 무기력한 경기력을 보이며 아쉬움을 남겼다. 미드필더에서 공격으로 이어지는 날카로운 플레이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했고, 수비에서도 상대의 빠른 공격에 허둥대는 모습을 보이며 여러차례 위기를 자초했다. 후반 중반에는 하프라인조차 제대로 넘지 못하며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지난 경기에 이어 4-4-2 전술로 경기에 나선 우리나라는 1차전에서 가벼운 부상으로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던 조용철(요코하마)이 김동섭(시미즈)과 투톱을 이뤄 대표팀의 공격을 이끌었다. 중앙 미드필더에는 구자철(제주)을 중심축으로 문기한(서울)과 호흡을 맞췄고, 좌우 미드필더에는 서용덕(연세대), 서정진(전북)이 선발 출격했다. 수비에는 1차전 결승골의 주인공 김영권(전주대)과 오재석(경희대)이 중앙을 맡았고, 좌우 풀백으로 양준아(고려대), 정준연(전남)이 나섰다. 골키퍼에는 김승규(울산)가 선발로 나왔다.
전반 초반 상대 왼쪽 아크 부근에서 프리킥을 얻은 우리나라는 구자철이 키커로 나서 강하게 골문을 향해 슛을 날렸다. 그러나 이것이 아쉽게 골대 위로 뜨면서 기회를 날리고 말았다.
이후에도 대표팀은 초반, 상대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빠른 공격으로 찬스를 만들려 했다. 그러나 공격진으로 이어지는 시원스러운 플레이가 이루어지지 않아 좀처럼 기회를 얻지 못했다.
전반 15분, 이스마일이 중거리 땅볼슛으로 첫 포문을 연 아랍에미리트는 미드필드진에서 치열한 공방을 벌이며 서서히 페이스를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도 이에 질세라 서용덕, 서정진의 빠른 돌파로 찬스를 만들어가며 조금씩 안정을 찾아갔다.
결국, 전반 27분, 구자철이 오른쪽 측면에서 찬 프리킥을 김동섭이 높이 날아 헤딩슛을 했고 이 볼이 아랍에미리트 골키퍼 손 맞고 굴절되면서 첫 골을 얻었다.
그러나 첫 골을 허용한 뒤 아랍에미리트는 이에 자극하기라도 한 듯 거센 공세로 우리나라 문전을 노렸다. 오히려 선취골을 기록한 이후 우리나라는 공수에서 균형감 있는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하면서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전반 34분, 이스마엘의 측면 프리킥에 이어 나온 헤딩슛을 골키퍼 김승규가 가까스로 펀칭했다. 이후에도 왼쪽 측면을 이용한 빠른 플레이로 기회를 노린 아랍에미리트는 우리나라의 수비진을 흔들며 후반전 반격을 위한 채비를 갖췄다.
후반 시작하자마자 아랍에미리트의 반격은 계속 됐고, 반대로 우리나라는 수비하는 데만 급급해 하며 공격적인 모습을 살리지 못했다. 후반 2분, 김승규의 실수에 이은 코너킥으로 헤딩슛을 허용했지만 김승규가 잘 막아냈다. 후반 9분에는 우리나라 수비진이 걷어내려는 것을 아메드가 달라붙어 발에 갖다대며 골을 만들려 했지만 골대 옆을 살짝 스치며 결정적인 위기를 넘겼다.
그사이 한국은 후반 4분, 정준영 대신 유지노(광양제철고)를 투입시키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그러나 후반 14분, 아크 오른쪽에서 쇄도하는 아랍에미리트 선수를 김영권이 발로 걸어 넘어지자 주심이 패널티킥을 선언하면서 동점골 위기를 맞았다. 다행히 김승규가 이스마일의 강한 슈팅을 막아내고 재차 튀어나온 슛까지 위로 뜨면서 위기를 모면했다.
이후에도 아랍에미리트의 공세는 계속 돼 후반 19분 사에드의 오른쪽에서의 슈팅, 20분 카릴의 헤딩슛이 이어졌지만 김승규의 선방으로 점수로 연결되지 않았다.
미드필드진의 드리블이 길고 패스가 전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조동현 감독은 후반 27분, 서정진 대신 김보경(홍익대)을 투입해 다시 한 번 분위기를 바꿔보려 했다. 그러나 아랍에미리트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공격을 시도했다. 후반 31분, 아랍에미리트 프리킥 상황에서 어렵게 수비수가 걷어낸 데 이어 후반 32분에 압둘라 후사인이 중거리슛을 때리자 김승규가 펀칭으로 걷어냈다.
후반 36분 김동섭의 땅볼 중거리슛으로 모처럼 공격다운 공격을 펼친 우리나라는 후반 38분, 서용덕의 스루패스에 이은 조용철의 슈팅이 아쉽게 선방에 걸리며 추가골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전후반 90분 동안 긴박한 상황이 계속 됐던 경기는 후반 막판 3분 사이에 승부가 갈리고 말았다. 후반 44분, 페널티 박스 왼쪽 부분 앞에서 프리킥을 얻은 아랍에미리트는 아메드 갈릴이 수비벽을 넘겨 오른쪽 구석으로 정확하게 차 넣어 1-1 동점을 만들었다.
뒤이어 후반 추가 시간에 아야나가 왼쪽으로 빠져들어가는 파르단에게 패스를 하고, 파르단은 우리나라 수비선수를 한 명 제치고 골문을 향해 강하게 차 넣으면서 경기를 뒤집고 말았다. 그야말로 3분 사이에 아랍에미리트는 '천당', 우리나라는 '지옥'으로 떨어지는 순간이었다.
한편, 같은 조 이라크와 시리아의 경기는 이라크가 2-1 승리를 거두며 우리나라와 함께 1승 1패를 기록했다.
또다시 지긋지긋한 '경우의 수'를 따지게 된 우리나라는 이라크와 5일 새벽 0시 45분(한국시각)에 8강행을 놓고 겨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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