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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 수원-서울, 넘지 않으면 넘어지는 숙명의 대결

기사입력 2008.10.27 16:33 / 기사수정 2008.10.27 16:33

문용선 기자



[엑스포츠뉴스=문용선 기자] '너를 넘지 않으면 내가 넘어진다.'

삼성 하우젠 K-리그 2008 24라운드에서 수원삼성과 FC서울이 선두자리를 놓고 정면충돌한다. 양 팀은 현재 나란히 승점 48점을 기록 중이지만, 서울이 골득실에서 앞서있는 상태다. 본래 K-리그 최고의 라이벌 대결이었으나 이번에는 챔피언 결정전 직행을 위한 1위 자리까지 걸려있어서 양 팀의 충돌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울 것으로 전망된다.

수원 - 그들의 강점 : 위기를 극복한 팀의 정신력, 이운재의 슈퍼세이브

최근 수원의 라인업을 살펴보면 시즌 초와 비교해서 여러 위치에서 선수이름이 바뀌었음을 느낄 수 있다. 전반기 무적행진을 달릴 때의 주요 자원들은 부상이나 컨디션 난조로 이탈하면서 수원은 시즌 중반 그 한계에 다다른 듯했다. 그러나 그들의 빈자리를 오랫동안 벤치에서 시간을 보냈던 배기종, 최성현, 최성환 등이 훌륭히 매우면서 '차붐수원'은 반등에 성공했다. 이들은 그간 뛰고 싶었던 마음을 그라운드에 훌륭한 경기력을 통해 절실하게 풀어놓았고, 차범근 감독은 그제야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차범근 감독은 "이번의 경험을 통해 감독으로서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달았다."라고 최근의 위기 극복에 대해 평한 바 있다. 이러한 경험은 비단 감독뿐 아니라 클럽 전체에 큰 긍정적 효과를 불러 일으켰고, 결국 수원은 베스트 전력이 아니란 평가에도 불구하고 하우젠 컵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비온 뒤에 땅이 더욱 딱딱하게 굳는 것처럼, 위기를 잘 극복해낸 수원은 한층 단단해졌다.

여기에 고비 때마다 상대의 슈팅을 멋지게 잡아내는 '거미손' 이운재의 선방도 수원에 마지막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다. 이운재는 지난 9월 말 열렸던 전북과의 20 R 경기에서 다섯 골을 허용하며 체면을 구겼다. 하지만, 그것을 자극제로 삼은 이운재는 매 경기 환상적인 선방을 거듭하며 최근 5경기에서 단 한점만을 허용했다. 지난 하우젠 컵 4강전에서는 승부차기에서 3번이나 상대의 슛을 막아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이번에도 이운재의 '슈퍼세이브'가 위기에서 수원을 구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수원 - 그들의 약점 : 수비라인 기동력 문제, 반복되는 중원 장악 실패

올 시즌 수원은 서울을 상대로 2승 1패를 거두며 앞서있다. 그러나 경기 내용만을 살펴본다면 서울이 경기 주도권을 쥐다가 역습을 통한 한방으로 무너졌던 것이 사실. 더구나 서울은 현재 16경기 무패행진이라는 믿어지지 않는 상승세까지 타고 있고, 지난 라운드에서는 성남까지 침몰시켰다.

수원의 불안요소는 상당히 수비라인을 전진시키는데도 불구하고 수비자원들의 주력이 빠르지 못하다는 점이다. 이는 서울의 이청용, 이승렬 등의 스피드 좋은 공격진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공산이 크고, 귀네슈 감독은 정조국 등의 타겟형 스트라이커 대신에 활동 폭이 넓고, 움직임이 빠른 선수들을 대거 투입하여 이점을 공략해낼 공산이 크다.

또한, 조원희가 분투하고 있는 미드필드 진이 이번에도 중원싸움에서 현격히 밀릴 경우에는 현재의 서울의 완성도 있는 경기력을 막아낼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지난 3차례의 대결에서의 서울은 그다지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현재의 서울은 그야말로 절정의 감각과 흐름을 소유한 팀이기 때문이다. 차범근 감독으로서는 조원희의 파트너 선정에 대단히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서울 - 그들의 강점 : 귀네슈 축구의 완성, 16G 무패 행진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바로 그것이 지금 서울의 상승세를 나타내는 가장 뚜렷하고 분명한 표현일 것이다. 최근 서울의 축구를 보면 언제나 조직적이면서도 부드럽게 흘러가는 공의 흐름과 순도 높은 슈팅이 상대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야말로 '귀네슈 축구의 완성' 이라고 불릴 정도로 서울의 경기력은 인상적이다.

서울은 16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기록했다. 그중 12번에 승리했다. 이 엄청난 결과의 비밀은 강력한 화력과 이를 가능하게 해주는 공격진들의 빠르고 창조적인 움직임에서 기인한다. 주로 선발로는 데얀, 정조국, 이청용 등이 나서지만, 벤치에서 출격을 기다리는 이상협, 이승렬 등의 젊은 자원들도 발끝이 매섭기는 마찬가지다. 결과적으로 서울의 아이콘이었던 박주영의 이적은 공격자원의 가용 폭을 넓혀주면서 팀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셈이 됐다.

이을용-기성용-김한윤으로 구성되는 허리진은 안정감과 공격 지원 능력을 두루 갖추고 있다. 특히 기성용의 기량 발전은 눈부시다. 시즌 초반보다 패스나 슈팅, 공격가담 등 어느 면에서도 한 단계 올라섰다. 여기에 김치우가 이적으로 가세하면서 더욱 역동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울 - 그들의 약점 : 젊은 선수들의 흥분, 원정경기의 압박감

서울은 정신적인 면에서 그 수위를 조절하지 못한다면 게임을 말릴 가능성이 크다. 서울의 젊은 선수들은 분명 훌륭한 경기력을 보여주지만, 상대의 심리전에 말려 퇴장을 당하거나 제대로 경기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여줬다. 특히 수원-서울전 특유의 긴장감은 젊은 선수들에게 의욕만큼이나 극도의 흥분을 제공할 수 있다. 그로 인한, 단 한 번의 실수는 팀을 회복불능에 빠트리게 할 것이다. 주장 이을용의 책무가 그만큼 커진 셈이다.

경기가 치러지는 장소가 수원의 홈구장인 빅버드라는 점도 서울 선수들에게는 큰 압박이다. 수원 서포터즈 그랑블루를 포함한 3만여 명에 이르는 홈팬들의 일방적인 응원과 야유 속에서도 경기를 쉽게 풀어가려면 초반 기선제압의 골이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팽팽한 경기가 이어진다면 서울선수들은 타 원정지와는 차원이 다른 압박감에 계속적으로 시달리게 될 것이다.

선두자리를 놓고 벌이는 K-리그 최대의 라이벌전, 수원과 서울의 삼성 하우젠 K-리그 24라운드 경기는 오는 29일(수) 저녁 7시 30분에 수원 월드컵 경기장에서 킥오프될 예정이다.



문용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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