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최영준 기자] 시즌 전부터 많은 관심을 모았던 '장신 군단'이 마침내 팬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24일 전주 KCC와 부산 KTF의 시범 경기에서 국내 최장신인 하승진이 프로 경기 공식 데뷔전을 가졌다. KCC는 시범 경기 첫날인 지난 20일에도 울산 모비스와 맞붙었지만, 부상에 대한 우려 등으로 하승진을 출장시키지 않았다. 24일 경기에서 비로소 진정한 KCC의 전력이 공개된 셈.
허재 감독의 배려 속에 하승진은 3쿼터까지 19분여만을 소화했지만, 13점 8리바운드 3블록슛이라는 준수한 기록을 남기며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치렀다는 평이다. 특히 덩크슛도 두 개를 꽂아넣으며 홈 팬들 앞에서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팀 역시 91-76으로 대승을 거두며 기쁨이 두 배였다.
다른 장신 선수인 서장훈과 마이카 브랜드, 브라이언 하퍼도 모두 좋은 활약으로 팀 승리에 일조했다. 브라이언 하퍼는 22득점과 7리바운드를 올리며 가장 돋보였고 '국보급 센터' 서장훈의 위력은 올 시즌도 여전했다. 게다가 백업 멤버로 출전한 정훈도 4쿼터 활약을 발판으로 11득점, KCC는 이 날 출전한 2미터 이상의 장신 선수들이 모두 두자릿수 득점을 올리는 진기록도 연출했다.
상대 KTF는 경기 중반까지 상대의 골밑 높이에 대응해 이은호와 스티브 토마스가 힘으로 맞서며 우세한 경기를 했다. 그러나 3쿼터에 이은호가 5반칙으로 퇴장당하며 휘청거렸던 KTF는 결국 4쿼터에서 무너지며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공격에서 제임스 피터스의 활약이 돋보였지만, 3쿼터부터 신기성과 양희승 등 주축 선수들을 빼며 벤치 멤버 위주로 경기를 진행하기에는 다소 부족함이 있었다.
위력적인 장신 군단을 선보인 KCC가 무엇보다 반기는 것은 포인트가드 임재현이 이 날 경기를 통해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다. 지난 시즌까지 아쉬운 활약으로 '눈먼 봉사'라는 비아냥까지 들어야 했던 임재현은 이 날 24분을 뛰며 6득점에 어시스트 9개를 곁들여 자신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했다. 한 경기이기 때문에 속단할 수는 없지만, 약점으로 지적되던 가드진마저 살아난다면 KCC를 막을 수 있는 팀은 누구도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포인트가드 문제와 더불어 시범 경기 전부터 KCC의 약점으로 꾸준히 지적되는 또 한 가지는 바로 자유투 문제다. 이 날도 KCC는 36개의 자유투를 시도해 20개만을 성공하며 56%의 성공률을 기록,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모습이다. 특히 장신인 하승진과 하퍼의 슛 셀렉션이 비교적 좋지 않아 애를 먹는 부분이다. 박빙 승부에서 자유투가 갖는 중요성을 생각할 때, 결코 무시할 수는 없는 문제이다.
시즌 개막을 일주일 앞두고 마침내 베일을 벗은 KCC의 장신 군단. 지적되는 문제점을 보완하며 2008-2009시즌의 절대 강자로 우뚝 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영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