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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해서는 이들이 필요하다

기사입력 2008.10.22 11:08 / 기사수정 2008.10.22 11:08

유진 기자

[엑스포츠뉴스=유진] 결국, 결정났다. 언론의 저주에서 살아남은 두 팀이 월드시리즈에서 만났다.

은근히 레드삭스와 다저스가 올라오기만을 바랐던 언론사들의 상업 노름에 울림푸스 산의 신(神)들이 노하신 탓일까? 결국, 야구는 인간의 힘으로 도저히 안 됨을 증명이라도 하듯, 레드삭스와 다저스의 상대팀들이 나란히 올라왔다.

전미 언론사들의 바람대로 됐다면 시청률이라는 측면에서는 분명 그들이 큰돈을 벌었을 수도 있다. 이 같은 2008 시즌을 일컬어 언론의 저주(The curse of press)라 불려도 좋을 것이다.

NL에서는 최소 4승 2~3패로 가지 않겠느냐는 예측을 했지만, 의외로 필리스가 4승 1패로 가볍게 이겼다. 아니, 승리를 거저 주웠다고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다저스가 실책으로 자멸했기 때문이다. 스코어 리드를 잡고서도 번번이 역전을 허용했던 다저스는 졌고 필리스는 이겼다. 엇비슷한 실력의 두 팀은 결국 집중력에서 차이를 보인 셈이다.

AL의 경우 탬파베이는 지옥에서 살아 돌아온 형상이다. 사실 템파베이 역시 필리스와 마찬가지로 4승 1패로 아메리칸리그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었다.

0:7의 스코어를 뒤집은 케네디 스코어의 악몽은 젊은 선수들에게 큰 충격이었음엔 분명하다. 그랬기에 템파베이는 어떻게든 5, 6차전에서 끝을 냈어야 했다. 7차전까지 갈 경우 레드삭스의 기세를 막기에는 아무래도 역부족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AL동부지구 타이틀 홀더였다. 다소 기세가 수그러들긴 하였지만, 그들은 콧대 높은 디펜딩 챔피언을 이겼다.

어쨌든 이 두 팀은 이제 아무것도 두려울 것이 없다. 15년 만에 WS에 오른 필리스나 창단 이후 최초로 WS에 오른 템파베이 모두 마찬가지다. 객관적인 전력분석도 필요 없다. 이제는 이들의 활약에 따라 우승이 결정날 뿐이다. 어쨌든 야구도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악마'를 떼어 낸 영웅들

올해부터 팀 명칭을 Devil Rays에서 Rays로 바꾼 이후 이 애송이들은 서서히 영웅으로 부각되기 시작했다. 특히 롱고리아는 신인이면서 전혀 신인답지 않은 활약을 보여주며, 서서히 WS의 주인자리를 넘보고 있다. 만약에 그의 방망이가 WS 1차전에서 터져준다면 그에게 MVP가 돌아가는 것도 절대 무리가 아닐 것이다.

하지만, PS타율 3할에 빛나는 업튼, 크로포드, 아이바도 '내친김에 우승까지 가자'는 파이팅으로 힘을 내고 있다. 이들은 레드삭스가 자랑스럽게 내세웠던 마쓰자까로부터 7점을 뽑아 낸 '무서운 신예' 들이다. 여기에 페냐까지 가세하고 있으니, 제아무리 하워드를 앞세운 필리스라 해도 긴장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 월드시리즈까지 올라온 템파베이 영건들에게 이제 무서울 것은 없어 보인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선두에서 제 몫을 해 줘야 할 이와무라가 얼마만큼 출루하느냐가 큰 관건이다. 그는 챔피언십 시리즈를 통하여 타율 0.207에 그치고 있다. 또 한 명 주목해야 할 선수가 있다. 바로 발델리다. 질병으로 인하여 WS 전체를 뛰는 데에는 제한이 되겠으나, 그가 벤치에 있고 없고의 차이는 크다. 낮은 타율에 비해 출루율이 높은 선수는 메이저리그에 그다지 많지 않다.

결론적으로 타선에서는 '결코 가볍게 넘겨갈 수 있는 타자가 없다'는 이야기가 성립한다. 그렇다면, 마운드는 어떠한가? 카즈미르와 쉴즈가 있다고는 하나 이들은 CS에서 한 번씩 얻어맞은 경험이 있다. 물론 경기를 할수록 좋아지는 페이스이긴 하나 이들에 비해 CS에서 2승을 거둔 가르자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는 올해서야 처음으로 풀타임 선발투수로 활약한 3년차 애송이다.

또 한 명 주목해야 할 투수가 있다. CS 7차전에서 세이브를 올린 프라이스다. 이 선수 또한 올해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밟아 본 '초짜'이다. 2002년 K-로드를 보는 것과 같은 그의 깜짝 등장이 WS에서 어떻게 발휘될지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참고로 프라이스는 올해 다섯 번의 등판에서 14이닝을 던진 것이 전부다.

'마이크 슈미트'의 후예, 필리스

필리스는 오랫동안 마이크 슈미트를 영웅으로 모시며 살아왔다. 다만, 현재의 필리스가 슈미트와 다른 점이 있다면 월드시리즈 우승반지가 없다는 사실 뿐이다. 1980년 월드시리즈 MVP 슈미트의 이름이 아직까지도 필라델피아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그만큼 슈퍼스타를 사랑할 줄 아는 동시에 장기간 동안 우승에 목말라 있었다는 반증이 되기도 한다.

실제로 그들은 1993년 월드시리즈 진출 이후 작년에 DS 진출한 것 이외에는 PS에서 이렇다 할 재미를 보지 못했다.

그러한 그들의 한을 이번 NL 우승으로 어느 정도 해소를 한 상태다. 그러나 그들은 1980년 이후 작년까지 27년 동안 월드시리즈에 총 3번 진출하여 우승 1회에 그쳤다. '준우승 징크스'를 벗어날 만한 시기이기도 하다. '이들'이라면 아마도 우승을 해소해 줄 수 있지 않을까?



▲ 역투하는 콜 하멜스

사실 '필리스'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30홈런 이상 기록한 홈런타자 세 명이다(하워드, 어틀리, 버렐). 그런데 타선의 힘이 강력한 필리스가 CS에서 2승을 거둔 하멜스로 인하여 WS에 진출했다.

여전히 필리스는 그에게 월드시리즈 1차전 선발을 맡길 정도로 두터운 신임을 보이고 있다. 그가 건제하다면 제 아무리 젊은 필리스 타선이라도 얇게 보지는 못할 것이다.

뒷문 싸움은 경험적인 측면에서 아무래도 릿지가 프라이스나 휠러보다는 한 수 위다. 더구나 그는 Come back player Award로 인하여 사기까지 오른 상태다. 여기에 모이어도 베테랑으로써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템파베이의 카즈미르, 쉴즈 등이 있다고는 하나 이들은 나란히 연투로 약간의 휴식이 필요한 상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NLCS에서 필리스의 방망이가 약했다는 것은 아니다. 어틀리는 0.353의 고타율로 살아났으며, 하워드 또한 NLCS 5차전에서 3안타를 날리며 서서히 살아나기 시작했다. 창과 창의 대결이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4승 2패를 조심스레 내다본다

두 팀은 같은 동부에 있으면서 리그가 다르다는 이유로 정규시즌에서 단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 결국, 두 팀 중 어느 팀이 먼저 자멸하지 않는지, 또 어느 팀이 단기간 집중할 수 있는지에 따라 승부가 결정날 것이다. 누가 이기건 간에 4승 2패로 시리즈가 마무리되리라 본다.

투수운용이라는 측면에 있어서는 일찌감치 CS를 끝내고 정비를 마친 필리스가, 화력운용이라는 측면에 있어서는 기세가 오른 템파베이가 유리하리라 생각한다.

[사진 (C) MLB 공식 홈페이지]



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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