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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KBL 1R 결산] '비켜! 레알 신한, 금호생명이 나가신다'

기사입력 2008.10.21 15:02 / 기사수정 2008.10.21 15:02

전호경 기자

- 구리 금호생명과 안산 신한은행의 여전한 강세 속에, 부천 신세계의 약진이 돋보였던 1라운드

[엑스포츠뉴스=전호경 기자] 팀당 35경기에서(7R), 40경기(8R)로 늘어난 2008/09시즌이 시작됐다. 지난 시즌 통합챔피언인 안산 신한은행 에스버드부터 최하위였던 부천 신세계 쿨캣까지 6팀은, 일주일에 2경기씩, 총 3주간 달려온 끝에 1라운드를 마쳤다.

오프시즌 동안 여러 선수가 FA 계약과 트레이드로 이적을 했는데, 1라운드에서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 3위를 거저한 것이 아님을 입증하고 있는 구리 금호생명 레드윙스와 김지윤의 가세로 명예회복을 노리는 부천 신세계, 그리고 FA 최대어 변연하를 영입했지만 힘겹게 1승밖에 거두지 못한 천안 KB국민은행 세이버스가 눈에 띄었다.

1라운드 판도는, 대략 '2강 2중 2약'으로 분류할 수 있다.

- 구리 금호생명 레드윙스(4승 1패, 공동 1위)
: 4-1(1R, 공동 1) → H(1-1) / A(3-0)



홈 개막전으로 열린 용인 삼성생명과의 시즌 첫 경기 패배 후, 내리 4연승을 달리며 안산 신한은행 에스버드와 함께 공동 1위에 오른 구리 금호생명 레드윙스. 또한, 1라운드에서 유일하게 안산 신한은행을 꺾은 팀이기도 하다.

신정자가 단연 돋보였고, 안산 신한은행에서 이적해온 한채진의 활약도 눈부셨다. 신정자는 60개의 리바운드를 잡아 평균 12개로 2위인 안산 신한은행의 강영숙(9.6개)을 여유있게 앞질렀다. 신정자는 평균득점도 14.8득점으로 리그 5위(팀내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신정자가 시즌 전의 코칭스태프를 비롯한 구단 관계자들, 리그의 기대에 그대로 부응한 것이라면, 이적생 한채진은 그야말로 ‘진흙 속의 진주’였다. 지난 시즌, 안산 신한은행에서는 뛸 기회조차 제대로 잡지 못했던 한채진은 이번 시즌, 부상 중인 정미란의 공백을 확실하게 메워주고 있다. 한채진은 특히, 3점슛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데, 성공 개수(11/30)와 성공률(36.7%)에서 모두 3위에 올라있다. 이언주, 김보미와 함께 확실한 팀의 외곽슈터로 자리 잡았다.

구리 금호생명의 골밑은 신정자와 함께 강지숙이 책임지고 있다. 센터인 강지숙까지 중거리슛 성공률이 높아, 타팀들 입장에서는 매우 상대하기 힘든 팀이다. 현재로선, 용인 삼성생명보다도 안산 신한은행을 대적하기에 적합한 팀이 아닌가 생각된다.

1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준비를 했던 정미란이 복귀한다면 내외곽에서 지금보다 더 짜임새 있는 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경은도 이언주와 함께 리딩이면 리딩, 슛이면 슛으로 팀의 상승세를 부채질하고 있다. 정미란이 곧 코트에서 뛸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구리 금호생명은 더 강해질 듯하다.

한편, 춘천 우리은행으로부터 영입해온 포인트가드 김진영과 센터 원진아가 팀에 보탬이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쉽다. 김진영은 사실상 시즌아웃일 가능성이 크고, 원진아는 출전시간이 적기도 하지만 아직은 시간이 필요하다.

- 안산 신한은행 에스버드(4승 1패, 공동 1위)
: 4-1(1R, 공동 1) → H(2-1) / A(2-0)

옥천에서 열린 천안 KB국민은행과의 시즌 개막전(원정)에서 4쿼터 역전승을 거두며 올 시즌에도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임을 입증한 안산 신한은행 에스버드. 전주원과 정선민, 두 베테랑들의 투혼이 대단하다.

정선민은 1라운드 정확히 100득점을 기록, 평균 20득점으로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고 리바운드에서도 9.4개로 팀 동료 강영숙(평균 9득점)에 이어 3위에 올라있다. 최윤아의 부상으로 1라운드에서 거의 풀타임을 뛴 전주원도 평균 9득점에 어시스트도 9개를 기록하고 있다.

어시스트는 리그 1위. 전주원과 정선민의 콤비플레이는 늘 위기에서 빛을 발한다. 전주원의 날카로운 패스를 정선민은 웬만해서는 놓치는 법이 없다. 단순한 패턴처럼 보이지만 결코 쉽지 않은 전술. 이들의 활약에 힘입어 안산 신한은행은 1라운드에서 4승 1패를 기록, 구리 금호생명과 함께 공동 1위에 오를 수 있었다.

더 이상 복병이 아닌, 구리 금호생명에 홈에서 패하긴 했으나, 나머지 4경기에서는 여전히 강한 모습을 보였다. 천안 KB국민은행과 용인 삼성생명을 상대로는 접전 끝에 승리했고, 부천 신세계와 춘천 우리은행전은 여유롭게 승리했다.

당초, 최윤아의 결장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모였지만, 임달식 감독은 시즌 초반이라 전주원이 풀타임을 뛰어도 체력적인 부담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었다. 그리고 감독의 말은 적중했다. 전주원이 팀을 매끄럽게 조율하면서 정선민은 물론, 이연화와 진미정, 김연주와 김단비까지 득점에 가세했다.

특히, 이연화는 본 포지션이 포워드임에도 불구하고, 전주원과 함께 리딩도 맡으면서 득점과 스틸 부문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장기인 3점슛은 다소 부정확했지만,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주전 센터인 강영숙이 정선민과 함께 강한 골밑을 구축하고 있고, 여기에 하은주가 용인 삼성생명전부터 뛰기 시작하면서 더욱 힘을 받게 됐다.

최윤아가 늦어도 2라운드 후반에는 복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아직은 초반이지만 전주원이 얼마나 체력 관리를 잘하느냐가 관건일 것이다.

- 용인 삼성생명 비추미(3승 2패, 3위)
: 3-2(1R, 3) → H(2-1) / A(1-1)

이번 시즌은 한 라운드가 늘어나면서 6개 구단 감독들이 초반, 어떤 선수기용을 할 것인지가 관심사였고, 또한 변연하와 관련된 팀들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가 궁금했다. 변연하를 새 식구로 맞아들인 천안 KB 국민은행과 떠나보낸 팀. 용인 삼성생명 비추미.

'부자는 망해도, 3년은 간다'고 했는데, 용인 삼성생명이 그렇다. 변연하의 공백은 커보일 듯했다. 게다가 팀을 잘 아는 정덕화 감독이 베이징 올림픽 이후, 해설자로 자리를 옮기면서 더더욱 쉬워 보이지 않았다. 신임 이호근 감독은, 위기론이 대두하는 가운데서도 묵묵히 팀을 이끌었다. 개막 2연승을 달리다, 내리 2연패를 당하면서 4위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춘천 우리은행과의 1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낙승을 거두며 5할 승률을 넘겼다.

용인 삼성생명에서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펼치고 있는 선수는 이미선이다. 이미선은 이번 시즌, 본인이 직접 득점까지 하기로 작정한 듯 보인다. 평균 15득점으로 팀 동료 박정은보다 2점이 높고, 리그에서도 4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어시스트도 6개로 2위, 스틸은 3.4개로 1위.

박정은은 크게 달라진 것 없이, 이미선과 함께 팀 후배들에게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다. 평균 13득점을 기록하고 있고, 수비에서도 열심이다. 지난 천안 KB국민은행전에서는 지난 시즌까지 한솥밥을 먹었던 변연하를 단 5점으로 틀어막았다. 이종애도 블록슛으로 소속팀에게는 기쁨을, 상대팀에게는 좌절을 안겨주고 있다. 평균 4개로, 2위와 2개 이상 차이로 앞서나가고 있다.

변연하가 빠졌지만, 이미선-박정은-이종애 트리오에 홍보람이 새롭게 가세하면서 여전히 공격과 수비가 매끄럽게 이뤄지고 있다. 홍보람은 돌파와 외곽슛이 좋아서, 용인 삼성생명 코칭스탭과 구단에서 큰 기대를 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만족하지 않아야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며, 김세롱 또한 기복을 줄일 필요가 있어 보인다. 허윤정도 이종애의 부담을 지금보다는 줄여줄 수 있어야, 구리 금호생명과 안산 신한은행을 넘어, 정규리그 우승과 챔피언 등극을 노릴 수 있을 것이다.

- 부천 신세계 쿨캣(2승 3패, 4위)
: 2-3(1R, 4) → H(2-1) / A(0-2)

김지윤이 두 번째로 천안 KB국민은행을 떠나, 새로운 팀에 입단했다. 지난 시즌 최하위의 수모를 당한 부천 신세계 쿨캣은 공격형 포인트가드인 김지윤을 영입하면서 변화를 꾀했다. 지난 시즌 부상에, 김영옥과의 포지션 중복으로 코트에 서는 시간이 많지 않았던 김지윤은 새 팀에서 예전 좋았을 때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부천 신세계는 지난 시즌, 전체적인 수비는 좋았지만 승부처에서 득점을 올려줄 해결사가 없었다. 그래서 좋은 경기를 하다가도, 4쿼터 막판 역전패당하는 경기가 많았었다. 정인교 감독은 이를 다시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김지윤을 영입했다. 1라운드 마지막 2경기에서 1점차로 패하며 5할 승률은 기록하지 못했지만, 지난 시즌과는 분명 달라졌다.

김지윤은 평균득점 11.8득점과 4.4어시스트로 부천 신세계를 이끌고 있다. 여기에 지난 시즌 주전포인트가드로 뛰었던 박세미가 올 시즌에는 슈팅가드로 나서며 더욱 다부진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다. 박세미도 평균 9득점과 2.2어시스트를 1라운드에 기록했다.

김지윤과 박세미 외에 센터 양지희도 지난 시즌보다 플레이에 자신감이 붙었다. 득점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팀에 꼭 필요한 득점을 올려주고 있으며, 리바운드도 잘 잡아내고 있다. 하지만, 김정은이 플레이에 기복을 보이고 있는데, 이 부분을 보완해야 팀이 더 강해질 수 있을 것이다. 김지윤, 박세미가 공격력이 좋은 선수들이지만, 단신이고 또 가드들이기 때문에 득점에만 치중할 수 없기 때문이다.

- 춘천 우리은행 한새(1승 4패, 공동 5위)
: 1-4(1R, 공동 5) → H(0-1) / A(1-3)

'캐칭'의 그림자에서 언제쯤 벗어날 수 있을까. 외국인선수가 영입되어 함께 뛰던 시절, 춘천 우리은행 한새는 특급선수인 타미카 캐칭스와 함께 자주 챔피언트로피를 들어올렸었다. 지금까지 총 4회 우승경력의 춘천 우리은행. 하지만, 리그가 국내선수들로만 치러지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좀처럼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이번 시즌, 춘천 우리은행은 구리 금호생명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센터 원진아를 내주고 포인트가드 김선혜를 영입했다. 그러나 포인트가드 김진영이 FA가 되어 팀을 옮겼다. 백업이었던 김선혜가 이번 시즌 주전으로 나서고 있는데, 공격시에 볼이 제대로 돌지 않고 있다.

팀내 어시스트 1위가 센터인 김계령일 정도로 리딩능력 있는 포인트가드의 부재가 심각하다. 공동 5위인 천안 KB국민은행보다도 좋지 못한 상황이지만, 이번 시즌은 김선혜에게 맡기고 가야 하는 입장이다. 선수 자신도 주전 자리를 확실히 잡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춘천 우리은행은 1라운드에서 홈 경기가 1번뿐이었다. 하지만, 홈-원정을 떠나서, 경기력이 좋지 못했다. 5경기 평균득점이 66.6점으로 전체 1위였지만, 실점도 1위였다. 수비를 효율적으로 하지 못한 것이다. 그러다 보니, 경기를 치를수록 공격시 찬스에서도 머뭇거리다 던지지 않고 패스로 동료에게 미루는 모습이 많이 나왔다. 2라운드부터는 반드시 고쳐져야 할 부분이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 실패를 만회하겠다고는 했지만, 출발은 좋지 못한 춘천 우리은행. 그래도 주포 김은혜의 분전은 팀을 다시 일어서게 한다. 이번 시즌 김계령으로부터 주장을 물려받은 김은혜는, 지난 시즌까지의 3점슛 위주의 단조로운 공격에서 벗어나 몸싸움을 많이 하고 있다. 어시스트와 블록슛을 제외하고는 전 부문, 팀내 리더인 김은혜다.

특히, 좋아진 부분은 리바운드다. 통산 8시즌 동안 2.8개였는데, 김은혜는 이번 시즌 평균 8개를 잡아내며 센터인 나에스더(천안 KB국민은행), 이종애(용인 삼성생명)와 함께 공동 6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3점슛 성공률은 많이 넣지 못하고 있지만, 16.8득점으로 리그 2위에 올라있다. 맏언니인 김계령도, 컨디션이 완전치 않은 홍현희를 대신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박건연 감독은 1라운드 내내 포워드 3명(고아라-김은경-김은혜)을 선발로 기용해왔다. 김은혜는 가끔은 상대 4번 선수들과 리바운드 다툼을 벌이기도 한다. 김은경과 고아라, 그리고 홍보라의 역할이 중요한데, 과감하고 의지는 있지만 슛의 정확도 다소 떨어진다. 춘천 우리은행의 과제는, 다른 선수들이 김계령과 김은혜의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김은혜가 1라운드에서 보여준 모습을 계속 가져갈 수 있을지와, 김선혜가 골밑에 있는 김계령에게 얼마나 많이 볼을 줄 수 있느냐, 그리고 홍현희, 김은경과 고아라, 홍보라의 활약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 천안 KB국민은행 세이버스(1승 4패, 공동 5위)
: 1-4(1R, 공동 5) → H(1-2) / A(0-2)

모기업이 타이틀 스폰서를 맡았고, 게다가 FA 최대어였던 변연하를 영입한 천안 KB국민은행 세이버스. 어쩌면 1라운드에서 가장 실망스러운 팀이 천안 KB국민은행일 수 있다.

오히려 용인 삼성생명은 이미선의 변신과 그동안 상대적으로 기회가 적었던 홍보람, 김세롱, 박언주 등이 열심히 뛰어주면서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는데 반해, 천안 KB국민은행은 플레이가 매끄럽지 못했다.

변연하가 친정팀 용인 삼성생명전 등 몇 경기에서 부진하기는 했으나, 제 몫을 못한 것은 아니다. 일차적으로는 변연하와 나에스더, 때로는 장선형까지, 이적생 3명이 주전으로 나서다 보니, 손발이 맞지 않을 때가 많았던 것이 이유고, 주전 포인트가드인 김영옥의 부진이 컸던 것도 있다.

이미선이 변연하 이적 후, 공격적인 플레이를 감행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김영옥은 원래 공격력도 있는 선수가 리딩에 치중하려고 하니, 둘 다 제대로 안된 것이다. 다행히 최근 2경기에서는 공격력이 다시 살아나고 있어 2라운드부터는 기대해봐도 좋을 듯하다. 김지현의 비중도 많이 커졌다.

무엇보다, 선수들은 물론이고, 신임 조성원 감독, 김영만 코치가 빨리 부담감에서 벗어나야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2008~09 KB국민은행 여자프로농구는 20일부터, 2라운드에 돌입한다.



전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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