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22:05

전문기자 인터뷰 8호 - 임건순 기자

기사입력 2005.03.10 01:27 / 기사수정 2005.03.10 01:27

엑츠 기자


‘나를 키운 건 8할이 야구!’


전문기자 인터뷰 그 여덟 번째 주인공은 최근 아마야구를 비롯해 다양한 야구 관련 기사로 왕성한 활동을 보이며 활약하시는 한화 이글스의 임건순 기자입니다. 야구 전문기자와의 첫 만남인 만큼 색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는데요, 야구에 대한 열정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그 열정이 독자들에게도 전해졌는지 엑츠 내에서 많은 관심과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기자이기도 하죠. 메이저 스포츠 언론에서 아마야구를 소홀히 했던지라 야구 팬들은 그의 기사에서 갈증을 해소하기도 하고 많은 정보를 얻기도 합니다. 야구 관련 잡지를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하는데 앞으로 새로운 야구 잡지의 탄생을 기대해 봐도 좋겠죠? 일반 메이저 스포츠 언론들이 담아내지 못한 깊은 이야기를 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야구 사랑이 듬뿍 담긴 인터뷰, 함께 들어가 볼까요?


§ 기자를 인터뷰하다 §

NO.8 - 임건순 (한화 이글스)

- 엑츠 가족 여러분께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 네 안녕하세요. 한화이글스 팬인 임건순입니다. 나이는 25이고 현재 대학생 신분입니다.


- 처음 엑츠를 알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 제가 전에 한화이글스 홈페이지에서 활동했는데 거기서 엑츠 전문기자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봤어요. 당시 경황이 없어서 기자 지원을 못했지만, 꾸준히 지켜보게 되었고 저도 기사로서 사람들과 소통을 하고 싶어서 추가 지원을 하게 됐었죠.


- 야구, 그 중에서도 아마야구에 조예가 깊으신데 특별한 계기라도 있으신지

▲ 조예가 깊다기 보다는 다만 관심을 많이 가지고 좋아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야구를 좋아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아마야구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 같습니다. 조금이라도 더 야구를 보고 싶고 즐기고 싶은데 아시다시피 아마야구는 굉장히 많은 경기수, 많은 선수들이 있기 때문에 더 많이 관찰할 수 있고 즐길 수 있어서 이렇게 푹 빠지게 된 것 같습니다.


- 나만의 기사 작성법! 다양한 기사를 쓸 수 있는 비결이 있나요?

▲ 비결이라면, 믿으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하루 종일 야구만 생각합니다.^^ 특히 제가 건강 문제로 하루에 서너시간 꼭 걷고는 하는데요, 그때도 골똘히 야구 생각을 하는데 영감을 많이 얻습니다. 걸을 때는 꼭 수첩을 휴대해 메모하고 그 때의 메모를 바탕으로 기사 쓰고 그럴 때가 많습니다.


- 아마야구 취재를 많이 하시는데요. 주로 현장에서 취재를 하시다보면 재밌는 에피소드도 많을 것 같습니다. 몇 가지만 소개해 주시겠어요?
 
▲ 도시락을 싸가지고 동대문에 갈 때가 많습니다. 하루에 서너경기 보다보니 거기서 점심, 저녁 두끼 정도는 해결해야 하거든요. 나가서 사먹기는 부담스럽고. 도시락을 싸가면 어쩔 때 김치국물이 새어 나와 메모장이 빨개져 있고 가방이 김치 냄새로 진동할 때도 있었어요. 너무 추운 날씨에는 밥이 얼어 있기도 했던 기억이 나네요. 하지만 밥맛은 정말 꿀맛이었답니다. 옛날 생각도 많이 나구요^^ 

또 작년에 일산주엽고가 처음으로 동대문에서 대회본선을 치루었는데 응원하는게 기억에 남습니다. 남학생 한 사람이 응원단장을 하고 여학생등 몇몇이 치어리더를 하고요, 선수 하나 하나 나올때마다 프로처럼 테마곡 준비해 틀어주는 등 응원스텝이 프로야구 뺨치던 걸요. 정말 아주 많이 준비한 듯했고 이채롭고 보기 좋아서 제일 기억에 남네요. 올해도 일산주엽고의 응원 보고 싶습니다.

사실 그 외에도 하나 하나가 전부 다 인상적이예요. 아마야구 선수들과 대화할 때가 많은데 선수들의 밝고 순진한 모습 그리고 나름대로 의젓하고 성숙한 모습에 감동을 많이 받게 되죠. 특히 선수들 뒷바라지하는 부모님들의 헌신에는 가슴이 찡하구요. 친자식처럼 감싸안으면서 지도하시는 지도자분들을 볼 때 느끼는 것도 많습니다.


- 스포츠 스타를 통틀어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 옛날엔 해태 김종모 선수, 지금은 한화 고지행 선수입니다. 전 스윙이 부드럽고 경쾌한 선수를 제일 좋아합니다.  


- 평생 잊지 못할 경기를 꼽는다면?

91년도 11월초, 도교돔에서 벌어졌던 첫 한일 슈퍼게임입니다. 당시 오치아이와 노무라, 후루타 등 말로만 듣던 내노라하는 일본 야구 선수들을 직접 보고 난생 처음 보는 돔구장에서 우리 선수들과 겨룬다는 생각에 일주일 전부터 설레여 잠을 다 못잤습니다. 마치 꿈을 꾸는거 같았다고 할까요.

이정훈 선수가 초구를 건드려서 한국팀 첫 안타를 뽑아냈던 것도 기억에 남네요. 김성한 선수의 홈런, 오치아이의 도어타법과 안경 쓴 학구파 포수 후루타 등 당시 일본의 스타들과 경기력이 충격 그 자체였고, 평생 잊지 못할 추억입니다.


- 엑스포츠뉴스 내에서 자신이 썼던 기사 중, 가장 애착이 가는 기사 하나면 뽑아본다면?

▲ 지난 번 <아마시절 과장된 소문과 오해>라는 제목으로 이승엽 선수와 박찬호 선수의 아마시절 이야기를 했었는데요, 그간 언론에서 잘못 포장해왔고 사람들도 잘못 알고 있었던 사실들을 지적했던 그 기사가 가장 애착이 갑니다. 정말 속이다 후련했거든요. 특히 박찬호 선수 관련해서요. 고교시절 2년, 대학시절 2년 이렇게나 오래 태극마크를 달고 뛰었던 야구 엘리트를 한낮 무명의 신데렐라로 만들어버려 사람들이 철썩 믿게 만든 언론의 능력에 지금도 경의를 표합니다.


- 일본 야구에도 관심이 많으시다고 하셨는데

▲ 무엇보다 세련됨과 경지에 다다른 기술적인 면이랄까요? 더 이상 부드러울 수 없는 타자들의 스윙, 면도날 같이 공반개 단위로 스트라익 존을 공략하는 투수들의 제구력, 최대한 릴리스포인트를 앞으로 끌어서 던지는 투수들의 능력 등... 전투력과 힘이라면 다른 나라리그 선수들보다 쳐질지 몰라도 이렇게 잘 정제되고 훈련된 기술적인 세련됨이 일본야구의 본질이라고 생각합니다. 수준 높고 경지에 이른 예술작품 그리고 그것을 만든 장인의 냄새가 난다고 할까요.

뭐 그거 아니고도 지도자들과 선수들의 장인정신이요. 정말 혼을 불어넣고 결과 하나하나에 아쉬워하는 그런 프로정신. 그리고 아마야구, 실업야구, 프로야구 편식하지 않고 열정적으로 응원하는 팬들의 오타쿠 정신 또 그 밖에 야구 인프라 등 일본 야구에는 제가 부러워하고 감탄할 만한 것들이 있습니다.


- 임건순 기자님의 애독자들이 많습니다. 많은 인기를 받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 뭐랄까, 아마야구 관련해서 반응이 좋은거 같은데요, 그만큼 메이저 스포츠언론에서 그 부분을 소홀히 해서 팬들이 목말랐던 것 같아요. 가려운 부분을 제가 나름대로 시원하게 긁어드린 적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제 글을 많이 읽어주시고 관심을 가져주시는 분들에게 '실제로 아마야구 현장에서 뵙게되면 더 많은 말씀과 정보 드릴 수 있을텐데'라는 아쉬움을 느낀 적이 많습니다.


- 엑스포츠뉴스 내에서 다른 분의 기사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기사가 있었다면?

▲ 축구 관련해서 기사 많이 쓰시는 이상규님의 기사들을 인상 깊게 보고 있습니다. 정말 정성들여 쓰시는 것 같고 축구에 대한 강한 애정과 높은 이해도가 엿보입니다.


- 한화 이글스를 좋아하게 된 계기는?

▲ 고향이 한화 연고인 충청도입니다. 아버지가 굉장한 스포츠 광이셨어요. 민속씨름, 축구, 농구, 야구, 권투 등 안보시는게 없었는데 아버지가 당시 '빙그레 이글스'를 좋아하셨죠. 


- 지난 시즌 한화가 포스트 시즌에 진출을 못해 많은 팬들이 아쉬워했는데 이번 시즌 한화 전력을 객관적으로 판단해 본다면

▲ 올해도 힘들어 보여요. 핵심 전력에 해당하는 선수들이 벌써 부상으로 이탈하고 남아 있는 선수들 중에서도 부상 휴유증이 걱정되고요. 그저 성적이 나빠도 좋으니 향후 강팀으로 가는 초석을 만들 수 있게 상식적인 팀 운영만 볼 수 있었음 합니다.


- 1년에 야구장을 몇번이나 가시나요? 이거 숫자로 계산이 될까요?^^

▲ 1년에 야구장을 몇 번 가고 현장에서 몇게임을 보는지 전에는 세고 계산해 봤는데요, 지금은 안합니다, 못하죠.^^ 지난 해에는 100번 정도 간 것 같고 150경기 정도 본거 같습니다.


- 관전은 내야에서 외야에서?

▲ 응원을 하면서 볼 때는 내야나 외야로 가고요, 주로 프로야구에서 꼼꼼한 관찰이나 분석을 하려고 마음먹을 때는 꼭 지정석으로 갑니다. 아마야구를 볼 때 주로 지정석으로 갑니다.


- 프로야구에 새로운 팀이 생긴다면 어디가 좋을까요? 현실 가능성을 보자면.

▲ 딱집어 성남이라고 봅니다. 성남, 분당, 판교 일대를 아우를 수 있고 서울에서도 원정이 가능하고요.


- 야구팬으로서 힘들었던 일이 있을 것 같은데

▲ 파벌이나 학연 지연 등의 야구 외적인 이유로 능력 있는 인사들이 배제되거나, 된서리를 맞게되는 것을 볼 때 힘들었습니다. 특히 수 많은 제일교포 야구인들이 학연, 지연, 혈연이 없어서 차별을 심하게 받고 결국 일본으로 돌아가는 경우도 있고 또 남아 있는 사람들마저도 배척 당하기도 하구요.


- 우리나라와 해외 통 털어 좋아하는 구장이 있으시다면?

▲ 인천 문학구장입니다. 가면 탁트이는 가슴과 기분 정말 언제가도 새롭습니다.

- 임건순님에게 야구란 어떤 존재인가요?

▲ 어떤 시인이 '나를 키운건 8할이 바람'이라고 했는데 저는 8할이 야구인거 같습니다.^^ 앞으로는 10할이 되도록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 해보고 싶은 포지션이 있다면?

▲ 실제 할 때는 유격수로 많이 해봤는데 일본의 후루타 선수를 존경하다보니 포수 포지션을 해보고 싶습니다.


- 야구 이외에 관심이 가는 부분이 있으시다면

▲ 환경 쪽 이슈나 사건에 관심이 많이 갑니다. 시골에서 살았고 어린 시절 참게 잡고 거북이 잡고 산에가서 동물들도 많이 보고 해서 그런지 항상 환경이나 자연 관련 이슈에 관심이 많이 가는 편이죠.
 

- 엑츠의 피해갈 수 없는 코너! 자문자답 시간입니다. 3개의 질문을 만드시고 그에 따른 답변을 해 주세요^^


1)꿈이 뭔지?

어린 시절에 역사나 철학 등을 깊이 공부하는게 꿈이었는데 그것은 열정만 가지고 되는 일이 아닌거 같습니다. 반면 야구쪽은 열정만 가지고도 해낼 수 있는 것들이 있는거 같아요.

저의 꿈은 야구 관련 잡지를 만드는 겁니다. 만들어서 특히 메이저 스포츠 언론들이 담아내지 못하는 깊은 이야기들을 하고 싶습니다. 또 아마 야구쪽으로 특화도 시도해보고요.

지난 해 빨간 양말의 커트실링의 투혼에 대해서 기억하는 야구팬들은 많아도 인천고의 김성훈 선수가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하며 찢어진 손가락의 피를 연신 허벅지에 닦아 내가며 던지 투혼을 기억하는 야구 팬들이 얼마나 될까요? 그런것들을 보면 안타까워요. 조명하고 화젯거리로 만들어 내야 할 많은 것들이 묻혀지니까요.  

많은 야구팬들이 아마야구에 관심을 가지고 푹 빠질 수 있도록 언젠간 꼭 야구잡지를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팬들의 관심이 없고 수요가 적어서 언론 보도의 공급이 적은게 아니라고 보거든요. 언론의 보도와 관심이 없기에 팬들의 관심이 멀어지는 거라고 봅니다.


2)꼭 취재 해보고 싶은 야구인 있다면?

어린시절 야구에 빠지게 했던 해태 타이거즈의 김종모씨 한번 취재해 보고 싶습니다. 어린시절 야구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랐지만 부드러운 김종모 선수의 스윙에 반해 야구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또 제가 제일 존경하는 야구인인 김성근 감독님을 취재해 보고 싶고요.


3) 올 시즌 꼭 이루어 졌으면 하는 것이 있다면

인천고의 김성훈, 광주 동성고의 한기주, 배재고의 양송영 등 훌륭한 투수들이 혹사 없는 한해를 보냈으면 합니다. 좋은 성적을 내기보다는 좋은 선수로 커가는 과정 안에 있었으면 합니다.


- 마지막으로, ‘엑츠에게 바란다!’

▲ 그저 꾸준히 갈 수 있었으면 합니다. 오래 한결같이 스포츠 팬들의 벗이 될 수 있도록이요. 기성 스포츠 언론에 문제의식을 많이 느꼈던 사람들에게 이미 하나의 훌륭한 대안이 되었는데요. 앞으로도 계속 오래 오래 갔으면 합니다.



*바쁘신 가운데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엑츠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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