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10.19 11:19 / 기사수정 2008.10.19 11:19
[엑스포츠뉴스=김도광 기자] 투수전은 지루하다. 별다른 접전 없이 경기가 진행되는 탓에 보는 이로 하여금 별다른 긴장감을 주지 못하기 마련이다.
타자들은 무기력해 보이고 전체적으로 의욕이 없어 보이기도 하다. 화끈한 한방이 나오기를 기다려보지만 헛스윙으로 끝나거나 때려내더라도 야수 정면일 때가 많다. 가끔은 루상에 주자가 출루하더라도 후속타가 범타로 물러나는 경우도 허다하다. 득점은 요원한 일로 보일 정도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난타전이라고 반드시 재미있는 경기로 기억되는 것은 아니다. 안타가 많이 나오고 점수가 많다고 해서 명승부인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공격과 수비가 명확한 야구에서는 서로의 역할이 분명하기 마련이다. 공격에서는 공격대로 수비에서는 수비대로 서로의 역할을 다 할때 명승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투수는 최선을 다해 상대의 공격을 막아야 하고 타선은 최선을 다해 상대 투수를 공략해야 한다. 서로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아름다운 것이다.
두산과 삼성이 펼치는 2008 플레이오프는 타격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1차전에서는 8대4로 두산이 승리했고 2차전에서는 연장 14회 접전끝에 삼성이 7대4로 승리했다. 선발에 비해 불펜에 무게중심이 있었던 두 팀의 대결이니만큼 당연한 결과라고도할 수도 있다.
1차전 선발을 배영수로 내세웠던 삼성은 그날 총 5명의 투수를 마운드에 올렸고 2차전에서는 선발 에니스에 이어 7명을 출격시켰었다. 두 경기에 모습을 드러낸 투수는 모두 13명이었다. 두산도 다르지 않다. 1차전에서는 김선우를 비롯해서 4명만으로 승리를 따냈지만 2차전에서는 무려 선발 랜들을 비롯해서 모두 9명이 마운드에 올랐다. 1-2차전을 합하면 삼성과 같은 13명의 투수가 경기에 나섰다.
이틀동안 두팀은 벌떼작전을 구사했다고 할 수 있다. 투 팀중에서 가장 많은 이닝수를 소화한 투수는 2차전 두산 선발이었던 랜들이었다. 랜들은 2차전에서 4이닝을 지켰다. 1차전 삼성 선발이었던 배영수는 3과 2/3이닝을 소화했고 삼성의 에니스(2차전 선발)와 안지만(2차전 7번째), 두산의 임태훈(2차전 6번째)과 이재우(2차전 7번째)가 각각 3이닝씩을 던졌다.
투구수에서도 두산에서는 2전 선발이었던 랜들이 78개를 던졌고 김선우(51개, 1차전)와 임태훈(48개, 2차전), 이재우(41개, 2차전) 등이 40개 이상을 던졌다. 삼성에서는 배영수가 1차전 선발로 나와 53개를 던졌고 정현욱(43개, 1차전)과 애니스(41개, 2차전) 등이 40개 이상을 던졌다. 반면 1차전에서 삼성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차단했었던 두산의 이혜천은 2차전에서 단 1개의 공만 던진후 내려갔고 삼성의 권혁은 2차전에서 3개의 공만 던졌을 뿐이다.
이제 대구에서는 1승1패로 균형을 맞춘 두 팀이 대구에서 플레이오프 3차전을 치른다. 두산 이혜천과 삼성 윤성환의 선발진 무게로 볼 때 오늘도 지난 두 경기와 마찬가지로 투수들의 인해전술이 예상되고 있다. 어쩌면 이러한 경기내용은 불펜에 대한 믿음이 너무 지나쳐서 나타나는 결과인지도 모른다.
같은 듯 다르고 다른 듯 같은 두 팀의 팀 색깔이 오늘은 또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게 될는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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