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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강을준 감독, "국내 선수가 해줘야 산다"

기사입력 2008.10.18 18:37 / 기사수정 2008.10.18 18:37

최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최영준 기자] 오프시즌 동안 많은 변화를 겪은 창원 LG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 17일 서울 삼성과의 경기에서 105-100으로 승리를 거둔 것을 비롯해, 최근 연습 경기에서 연일 좋은 경기 내용으로 시즌 전망을 밝게 하고 있는 것. 무엇보다 오프시즌 동안 겪은 많은 변화가 긍정적으로 작용하며 '확 달라졌다'는 느낌을 심어주고 있다.

변화의 중심에는 신임 강을준 감독이 있다. 처음 프로 무대를 맞는 초보이지만, 초보답지 않은 노련함으로 팀을 조련하며 자신만의 색깔을 입히는 데 성공하고 있다. 주위 관계자들도 "팀이 강해졌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을 정도.

물론 초기에는 어려움도 있었다. "대학 무대에서는 우리 정서상 감독이 무조건 윗사람이니 잘 따라야한다는 마인드가 있다. 그런데 프로에서는 선수들에게 뭔가 믿음을 주고 따라오게 만드는 것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강 감독은 선수들에게 믿음을 주기 위해 가까워지는 것을 우선적인 목표로 삼았다.

선수들과 함께 숙소를 사용하는 것이나, 알몸 미팅 등도 이런 일환이었다. 그러나 강 감독은 "아직도 완전하지는 않다. 80% 정도"라며 자평했다. 남은 20%는 시즌을 치르면서 자연히 채워질 수 있다는 계산인 듯했다.

강을준 감독이 말하는 키워드는 '기초'였다. 기존에 알려진 대로 여러 멤버를 고루 투입하는 것이나, 디펜스, 스피드도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기초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프로에 와서 선수들에게 기초적인 부분에 대해 지시를 하면 '그런 건 다 아는데…' 하는 반응이다. 물론 그렇지 않은 선수들도 있지만, 대부분 그런 경우가 많다. (감독 입장에서)잘 안 되는 부분이니까 지시하는 건데, 기초적인 부분만 확실히 되어도 훨씬 더 발전할 수 있다."

이어 선수 기용에 대한 뜻도 분명히 했다. "많이 보도된 내용이지만, 실력이 없는 선수는 기용하지 않을 것이다. 이름이 있으니 기용될 것이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물론 실력을 입증할 충분한 기회는 줄 것이다." 충분한 기회는 주되, 여기서 도태되는 선수는 어쩔 수 없다는 얘기였다.

가장 강조한 것은 국내 선수들의 역할이었다. "외국인 선수가 전력의 반이라는 얘기도 있지만, 나는 국내 선수가 해줘야 외국인 선수도 살아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외국인 선수만 잘하는 팀은 절대 좋은 성적을 낼 수 없다." 어찌 보면 당연한 얘기이지만, 강을준 감독은 확고한 의지로 말을 이어갔다.

"누가 들어가도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그런 팀이 되어야 한다."고 밝힌 그는 백업이 잘해주지 못하면 강팀이 될 수 없다는 말을 했다. 이번에 영입한 전형수와 진경석이 그런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고, 신인 기승호가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였다. 특히 전형수가 최근 점점 안정권에 접어들어 이에 만족을 표하는 모습이었다.

외국인 선수에 대한 주위의 칭찬에는 손사래를 쳤다. "원래 남의 떡이 더 커보이는 법 아닌가"며 말문을 뗀 그는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브랜든 크럼프의 경우는 공격력이나 체력 면에서 부족한 점이 보이고, 아이반 존슨은 드러나는 부분에서는 잘하지만 잘 드러나지 않는 궂은 일 등에는 미흡하다는 평가였다. "오늘(17일) 경기만 해도 내가 보기에는 상대의 테렌스 레더가 너무 잘하는 것 같다."

이렇듯 자신감 있게 농구 철학을 밝힌 강을준 감독이지만, 시즌에 임하는 각오는 겸손하기 그지없었다. "배우는 자세로 임하겠다. 프로에 처음 도전하는 것이니까 차근차근 하나씩 해서 (감독)선배들과 멋진 경기를 하고 싶다." 팀의 목표 역시 조심스럽게 6강으로 잡았다. 첫 단계부터 서서히 밟아나가겠다는 의지이리라.

많은 것을 바꾸며 시즌 준비를 한 강을준 감독과 창원 LG. 그들의 이런 긍정적인 변화는 가히 '환골탈태'라 불러도 좋을 듯하다. 올 시즌, 환골탈태한 강을준과 LG의 행보를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다.

[사진 = 강을준 감독 (C) 창원 LG 세이커스 제공]


최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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