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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칼럼] 게임을 즐기는 그들, 탬파베이 레이스

기사입력 2008.10.15 14:38 / 기사수정 2008.10.15 14:38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 = 조영준 기자]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1위에 오른 탬파베이 레이스와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팀 보스턴 레드삭스가 맞붙은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는 선발과 불펜 등에서 근소한 우세를 보이는 탬파베이가 유리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사실, 탬파베이가 정규시즌에서 리그 최고 명문 구단인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를 제치고 지구 우승을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투수력에 있었습니다.

우선, 탬파베이는 5명의 10승 투수(제임스 실즈 : 14승 8패, 앤디 소낸스타인 : 13승 9패, 에드윈 잭슨 : 14승 11패, 스캇 카즈미어 : 12승 8패, 맷 가자 : 11승 9패)를 보유하고 있고 이들 중, 실즈와 가자, 그리고 정규이닝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카즈미어도 3점대의 방어율을 기록했습니다.

이렇게 탄탄한 선발진 투수들은 포스트시즌에 올라와서 모두 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주고 있습니다. 모두 경험이 부족한 젊은 투수들임에도 불구하고 안정된 피칭을 보여주고 있으며 무엇보다 볼 배합과 수 싸움으로 승부하는 것이 아닌 위력적인 구질을 가지고 정면승부를 펼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탬파베이의 가장 막강한 힘은 불펜에 있습니다. 경기 후반에 치달을수록 탬파베이가 이기는 경기가 많은 것은 불펜진의 역투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랜드 볼포, J.P 하웰, 채드 브래드포드와 마무리 댄 윌러로 이어지는 탄탄한 불펜진이 바로 탬파베이의 돌풍을 일으킨 주역들입니다.

올 시즌 초반, 탬파베이의 주전마무리 투수였던 백전노장 트로이 퍼시벌을 주축으로 불펜 투수들은 서로 자주 식사를 함께하고 팀의 발전을 위해 의견을 나누는 끈끈한 모습이 화제를 모았습니다.

이렇게 단순한 팀 동료에서 서로가 신뢰하는 사이로 발전된 탬파베이의 불펜 진은 리그 최강으로 성장해 갔습니다. 그리고 탬파베이 선수들의 끈끈한 팀워크는 팀명을 바꾸고 새롭게 구단을 쇄신하면서 자연스럽게 변해갔습니다.

정규리그에서 97승을 한 성적은 우연스럽게 나온 것이 아닙니다. 여기에 팀워크가 한층 좋은 팀은 포스트시즌의 경기력에서도 나타납니다. 선수 개개인의 기량은 좋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서 끈끈함을 보여주지 못한 100승을 넘긴 팀인 LA 에인절스와 내셔널리그 최다승 팀인 시카고 컵스는 결국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젊은 선수들이 주축을 이룬 탬파베이는 모두가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똘똘 뭉쳐있었습니다. 탬파베이가 선수 개개인의 기량만이 훌륭한 모래알 팀이 아니라는 증거는 바로 타선의 연타능력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탬파베이의 가장 큰 약점은 팀 타선이 지적됐습니다. 정규리그 동안 탬파베이의 득점권 타율은 2할 4푼대로 리그 최저 수준이었지만 포스트시즌에 들어오면서 루상에 주자가 있으면 반드시 안타와 홈런으로 주자들을 불러들이고 있습니다.

한국시간으로 15일 오전에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펼쳐진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4차전에서 탬파베이의 타선은 14개의 안타로 무려 13점을 뽑아내는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주었습니다.

보스턴의 너클 볼 투수인 팀 웨이크필드의 까다로운 너클 볼을 탬파베이 타선은 '배팅 볼'로 격하시켰습니다. 너클 볼을 쳐내는 타이밍을 제대로 잡고 들어온 탬파베이 타선은 볼이 떨어지기 전에 높이 들어오는 볼들을 놓치지 않고 홈런으로 연결시켰습니다.



3차전에서 보스턴이 가장 믿고 있는 투수인 존 레스터를 무너트릴 때도 탬파베이 타자들은 상대 투수의 스타일을 철저히 분석하고 들어온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그리고 루상에 주자가 진루하면 절대로 큰 스윙을 하지 않고 안타와 희생타로 연결하기 위한 팀 배팅을 하고 있었습니다.

6회 초에 5점을 뽑을 때에도 연속된 단타로 주자를 한명 씩 계속 불러들였습니다. 의례 포스트시즌에 들어서면 앞선 승부욕과 긴장감 때문에 스윙이 커지거나 상대 투수의 볼을 신중하게 보지 않고 서두르는 타격이 나타납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의 경험이 미천한 탬파베이의 젊은 선수들은 게임을 편하게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미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것에 대해 만족해하며 부담감을 떨치고 게임을 즐기면서 하자는 분위기가 역력히 나타나고 있습니다.

3차전과 4차전은 탬파베이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났지만 탬파베이가 보여주는 야구는 참으로 다채로웠습니다. 또한, 꼼꼼히 살펴보면 강팀의 면모가 여실히 나타나는 경기를 하고 있습니다. 5시간동안 연장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승리한 2차전이 가장 큰 기폭제가 되었고 패배의식을 떨치고 보스턴이란 거함을 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면서 탬파베이 선수들은 자신의 기량을 제대로 발휘하고 있습니다.

이제 탬파베이가 쓰러트릴 보스턴의 마지막 보루는 5차전에서 선발투입 될 마쓰자카 다이스케뿐입니다. 보스턴이 자랑하는 선발투수들인 조시 베켓과 존 레스터, 그리고 웨이크필드까지 차례로 무너트린 탬파베이는 1차전에서 패배를 안긴 마쓰자카마저 누르고 월드시리즈에 진출할 기세입니다.

그러나 보스턴은 2004 챔피언십시리즈에서 3연패를 당한 뉴욕 양키스를 기적같이 4연승을 거두고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저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작년 챔피언십시리즈에서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게 1승 3패로 뒤지고 있다가 5차전부터 내리 3연승을 거둬,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경험이 있습니다.

탬파베이는 현재, 최상의 전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좀처럼 방심하거나 마음을 놓을 때가 아닙니다. 그리고 보스턴은 마쓰자카가 어떻게 해서든 6회까지 마운드를 유지해줘야 하고 탬파베이의 막강한 불펜투수들을 생각했을 때, 5차전 선발인 실즈에게 최소한 3득점 이상을 추가하면서 경기 중반까지 유리한 고지를 점령해야 합니다.

[사진 = 탬파베이 레이스, 카를로스 페냐 (C) tampabay.rays.mlb.com]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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