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0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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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뉴, 이탈리아에서는 그저 그런 감독?

기사입력 2008.10.02 12:47 / 기사수정 2008.10.02 12:47

권기훈 기자


[엑스포츠뉴스=권기훈 기자] 포르투갈 리그 2연패,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연패, 챔피언스리그 1회 우승, UEFA컵 1회 우승, 기타 리그 컵 6회 우승. '스페셜 원' 조세 무리뉴 감독이 포르투갈과 잉글랜드에서 거둔 우승 횟수이다.

첼시와 계약을 해지하고 1년 뒤, 무리뉴는 감독 사상 최고액을 받으면서 인테르의 감독으로 취임하게 된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인테르의 성적으로 봐서는 무리뉴의 역량에 대해서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것이 사실이다.

역사상, 이탈리아 축구는 전술과 감독의 역량이 가장 많이 묻어나는 모습을 가지고 있다. 다른 리그에서는 이미 사장된 전술들도 이탈리아 감독들의 손을 만나면 다시금 부활하는 모습도 많이 보인다. 대표적으로 다른 리그들에는 사장되다시피한 3백 전술들과, 로마의 스팔레티 감독이 추구하고 있는 4-2-3-1전술을 예로 볼 수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다시금 전술의 중요성을 일깨워준 장본인이라고 할 수 있는 무리뉴. 과연 그는 지금 전술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이탈리아 무대에서 잘 적응하고 있는 것인가?

무리뉴의 지금 상황을 알아보기 전에, 그의 전임자 로베로트 만치니가 거둔 성적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

로베르토 만치니가 이끄는 인테르는 06/07시즌, 그리고 07/08시즌 두 시즌 동안 리그에서 단 '4패'를 당하는 압도적으로 강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단지, 챔피언스리그에서 거둔 성적이 좋지 않았다는 이유로 마시모 모라티 인테르 구단주가 만치니를 경질하였던 것이다.

지금, 무리뉴가 자신의 입맛대로 선수까지 영입한 상황에서 인테르가 보여주는 모습은 사람들이 그에게 기대했던 '강력함'과는 거리가 있다.

챔피언스 리그 1라운드 2차전에서 보여준 브레멘과의 무승부, 그리고 밀란더비에서의 패배, 4라운드 레체전에서의 졸전 등 약체를 상대로 한 경기에서도 많은 득점을 내는 모습이 없다. 그리고 가장 큰 라이벌인 밀란과의 경기에서도 패배하는 등, 현재의 인테르는 계속해서 안 좋은 모습만 연달아서 보여주고 있다.

혹자는 아직 인테르에 무리뉴가 부임한 지 얼마 안 되어 팀의 정비가 아직 부족하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팀의 정비를 빨리 끝내 최고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감독의 역할이다.
예를 들면 같은 세리에A의 팀, 팔레르모의 감독 발라르디니는 부임 후 팀 재정비를 단 1주일 만에 완벽하게 해내고, 바로 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무리뉴는 이미 부임한 지 4개월째이다. 선수들도 자신의 입맛에 맞는 선수를 영입하였지만, 이렇게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감독의 역량이 가장 강하게 나타나는 세리에A 무대에서는 통하지 않는 감독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현재 세리에A 팀들은 인테르를 제외하면 모두 이탈리아 출신들이 감독을 맡고 있다. 이 말은 팀 간의 전술싸움이 중요시되는 세리에A에서 그만큼 이탈리아 감독들이 전술운용을 잘한다는 의미로 해석해볼 수 있다. 이탈리아 출신 명장들의 면면을 봐도 그렇다. 현대축구의 아버지 아리고 사키나, 최근에는 주춤하고 있지만 리그와 챔피언스리그를 주름잡았던 4-3-1-2의 창시자 카를로 안첼로티, 독일월드컵 우승 감독 마르셀로 리피와 명장 '우승청부사' 파비오 카펠로, 그리고 한국팬에게도 유명한 전 이탈리아 감독 지오반니 트라파토니 등 명장이 즐비한 나라가 이탈리아다.

과연, 무리뉴 감독은 자신이 첼시에서 성공해낸 역동적인 4-3-3전술로 이탈리아의 가득한 명장들을 뚫고, 자신의 진가는 세리에A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을지 앞으로의 라운드를 기대해본다.

그러나 첼시에서 자신이 보여준 모습이 아닌 지금의 인테르가 계속 되어간다면 무리뉴는 EPL에서는 최고의 감독이었을지 몰라도, 세리에A에서는 '스페셜 원'이라기 보다는, 그저 평범했던 감독의 멍에를 쓸 수도 있게 될 것이다.

[사진=인터밀란 구단 공식 홈페이지]



권기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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