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1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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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스포이트] '택시운전사' 고창석, 장훈 감독의 페르소나…진짜 신스틸러

기사입력 2017.08.02 11:39 / 기사수정 2017.08.02 11:40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영화 '택시운전사'(감독 장훈)에는 짧은 장면이지만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신스틸러가 등장한다. 장훈 감독의 연출작에 모두 출연하며 남다른 존재감을 자랑해 온 배우 고창석이 그 주인공이다.

고창석은 2일 개봉한 '택시운전사'에서 만섭(송강호 분)의 동료 기사이자 인정 많은 집주인인 상구 아빠 역으로 등장한다. 만섭은 상구 아빠의 집에 딸 은정(유은미)과 함께 세들어 살고 있다. 친한 친구이자 동료 기사인 상구 아빠에게는 "월세 갚을 돈을 빌려달라"는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꺼낼 정도로 막역한 사이다.

더욱 눈에 띄는 점은 고창석이 장훈 감독의 모든 연출작에 함께 했다는 점이다. 장훈 감독의 데뷔작 '영화는 영화다'(2008)를 시작으로 '의형제'(2010), '고지전'(2011), '택시운전사'까지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장훈 감독은 최근 엑스포츠뉴스와 만난 자리에서 이에 대해 "분량을 떠나서 (저의 모든 작품에 출연하신 분은) 거의 유일하신 것 같다"고 고창석에 대한 남다른 정을 표했다.

고창석의 '택시운전사' 출연은 꽤 극적으로 이뤄졌다. 장훈 감독은 "'영화는 영화다' 때는 제가 출연 부탁을 드렸었거든요. 큰 비중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같이 앉아서 대본을 읽는데, 한 페이지 읽고 또 한참 넘겨야 다음 신이 나오고 그러는 거예요. 굉장히 죄송했죠"라고 웃으며 "관객들이 봤을 때는 비중 있는 역할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의형제' 때도 부탁드렸었고, '고지전' 때는 긴 회차를 소화하셨는데 고생을 많이 하셨었죠"라고 회상했다.

'택시운전사'를 준비하면서도 고창석을 떠올렸지만, 서울에서 출발해 여러 곳을 거쳐 사람들을 만나고 이동, 다시 서울로 돌아오는 로드무비 스타일의 영화 특성상 적합한 역할을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번엔 어렵겠다'고 마음속으로 아쉬움을 털어내려고 할 즈음 고창석과 술 한 잔을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고창석은 이 자리에서 장훈 감독에게 "어떤 역할이든, (그게) 카메오여도 상관없다"는 마음을 전했다.

"같이 하는 것이 의미가 있는 것이지 않나. 지나가는 역할도 상관없다"고 진심을 보여준 고창석의 마음에 장훈 감독도 짧은 한 신이지만, 역시 마음을 다해 정중하게 부탁하며 고창석의 '택시운전사' 출연을 완성시켰다.

실제 '택시운전사' 속에서 고창석은 1980년대의 보잉 선글라스와 올백머리 등 시선을 사로잡는 스타일링과 함께 극 초반 만섭과 기사 식당에서 밥을 먹다가 광주 당일치기 왕복 10만원 건수에 대해 함께 들으며 '택시운전사'의 유쾌한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데 한 몫을 보탠다.

장훈 감독의 모든 작품에 함께 하면서 고창석에게는 '장훈 감독의 페르소나'라는 애칭이 붙기도 했다. 이에 웃음지은 장훈 감독은 "그런 얘기가 진짜 있더라고요. 모든 작품에 나오시니까 그렇게 얘기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정말 좋아하는 선배이자 배우입니다"라고 고창석에 대한 아낌없는 애정을 덧붙였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쇼박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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