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9.15 00:04 / 기사수정 2008.09.15 00:04
1라운드 누만시아전에서의 패배는 예상 가능하였어도 충격적인 패배였으며 이 패배를 무마시키기 위해선 캄프 누에서의 승리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었다. 반면, 라싱 산탄데르에겐 지난 시즌의 활약이 반짝이 아니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무언가 눈에 보이는 결과가 필요했고, 캄프 누에서 바르셀로나를 막아낸다는 것은 그들이 현재 보일 수 있는 최대의 공연이었다.
지난 시즌 실점률 3위, 구단역사상 처음으로 UEFA컵 진출, 라싱 산탄데르의 07/08시즌은 성공적이었고 그 중심에는 알도 두세르와 콜사의 탄탄한 중원, 그리고 마르셀리누감독의 뛰어난 전술이 있었다.
그러나 두세르는 세비야로 이적하였고 마르셀리누 감독은 모두의 예상을 깨고 세군다리가로 강등당한 레알 사라고사로 자리를 옮겼다. 한팀의 살림꾼과 우두머리가 자리를 비웠다는 것과 리가와 UEFA컵을 함께 진행해야 한다는 것에 수많은 전문가는 라싱 산탄데르가 지난 시즌만큼의 선전을 보여주긴 어렵다고 평했다.
페르니아 회장은 그들의 추측을 엎기 위해 두 명의 프랑스 선수 뤼생과 라셍을 영입하고 3년 전만 해도 세군다리가 강등권을 헤매던 누만시아를 승격시킨 뮤니즈 감독을 영입하였다. 그리고 1라운드 세비야와의 불안함 속의 무승부.
라싱 역시 새로운 감독에 적응하기 위한 약간의 준비시간이 필요했다. 뮤니즈에 있어 바르셀로나 원정경기는 그가 맡은 라싱 산탄데르의 힘을 보여주기 위한 절호에 기회였고, 칸타브리아 지방을 대표하는 이 팀은 캄프 누에서 기어코 승점을 1점이라도 가져가기 위한 경기를 펼치기 시작했다.
경기는 예상되었던 바르셀로나의 엄청난 공세로 진행되어갔다.
하지만, 과르디올라의 바르셀로나엔 몇 가지의 문제가 있었다. A매치로 인해 주축선수들이 피로 해있었기에 1.5군 선수들을 내보낸 것이 첫 번째다. 비록 백업수준이라도 바르셀로나의 선수들은 엄청난 능력을 가졌으며 홈인 캄프 누. 충분히 이겨야 하는 경기였다. 그러나 선수단의 문제보다 더욱 큰 문제는 따로 있었다. 유능한 선수들의 단조로운 공격패턴. 이것이 승리하지 못한 두 번째 문제다. 중앙에서 측면으로, 측면에서 흔들고 중앙의 빈 곳으로 패스. 바르셀로나는 근 몇 년째 이 전술을 사용하고 있고 과르디올라 역시 수비적인 면을 제외한다면 라이카르트와 크게 다르지 않은 전술이었다.
이날 같은 경기력이라면 라포르타는 과르디올라를 감독으로 선임한 메리트를 느낄 수 없고 과르디올라는 그의 자리를 걱정해야 할 것이다.
대조적으로, 라싱 산탄데르가 잘한 것이 있는데, 이는 바로 치밀한 수비조직력과 찬스를 골로 만드는 능력이다. 뮤니즈는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에 바렐라를 위치시켰는데 바렐라는 거의 측면 수비수처럼 경기에 임하였고, 이는 피니요스가 좀 더 페드로나 이니에스타에 집중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 안타깝게도 패널티킥을 내준 크리스티안은 후반 메시의 공격이 단순해지도록 매우 효과적으로 수비위치를 잡았으며, 가라이는 말할 것도 없이 에투를 꽁꽁 묶는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중앙 미드필더인 콜사와 라셍은 이미 센터백과 같은 모습을 보였고 양 날개인 치테와 무니티스 마저 공격을 포기하고 수비에 집중하였다. 결국, 샤비는 그의 능력인 킬 패스를 넣을 공간을 찾지 못하였다. 샤비가 패스할 공간을 차단하고 양 측면의 선수들이 단조로운 모습을 보이도록 유도하는 것. 이는 바르셀로나를 상대할 때의 정석플레이이다. 라싱은 만족스러운 수비능력을 보였고, 단 한 번의 프리킥 찬스를 골로 연결했다.
이 경기에서 최고선수를 꼽자면 단연 라싱 산탄데르의 키퍼 토뇨이다. 그는 그야말로 슈퍼세이브를 보이며 팀에게 승점 1점을 선사했으며 라싱의 UEFA컵 여정이 생각보다는 순탄할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심어주었다. 지난 시즌 카시야스의 모습을 본다면 든든한 골키퍼라는 것은 한팀에 사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예상이 가능할 것이다.
바르셀로나의 공세에 흐트러질 수 있었던 수비진은 토뇨의 선방과 함께 더욱 정신을 집중할 수 있었고 이는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라는 캄프 누에서 승점 쌓기라는 것에 성공할 수 있었다는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보인 것이다.
감독이 바뀐 팀에게 바로 성적을 보이길 바란다는 것은 어려운 부탁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결국엔 새로운 감독에 융화되어 더욱 좋은 모습을 보이는 팀이 있고, 결국 서로 섞이지 못하여 패배하는 팀도 있기 마련이다. 뮤니즈 감독과 과르디올라 감독은 그 시작에 있으며 아직 그들의 팀을 제대로 이끌지는 알 수 없다는 이야기이다.
그들은 분명 그들이 보일 수 있는 최상의 전술을 들고 나왔을 것이고 스코어가 같았을 뿐이다. 하지만, 캄프 누의 관중은 또다시 신문지를 찢어 흔들었다. 분명 바르셀로나는 부족하다. 시작하는 감독 과르디올라에겐 어쩌면 큰 시련일지도 모른다. 바르셀로나의 팬들은 실망하며 신문지를 흔들었지만 이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바라는 일종의 매이다. 그들은 지난 시즌 코파 델 레이에서 쿠만의 발렌시아에 패배하기까지 했으니까.
[사진 (C) 바르셀로나 구단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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