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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현 "태극마크의 소중함을 알아야"

기사입력 2008.09.12 14:19 / 기사수정 2008.09.12 14:19

취재편집실 기자

[엑스포츠뉴스/풋볼코리아닷컴=최영민] '지단' 김종현의 한국축구에서는 K-리그, 내셔널리그를 모두 경험한 김종현 선수와 한국축구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토론을 하며 앞으로 한국축구의 발전방향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그 다섯 번째 순서로 지난 10일(수) 있었던 북한과의 ‘2010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경기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눠 보고자 한다. 김종현은 한국 축구와 북한 축구의 현재 실상을 밝히며 한국의 월드컵 본선 진출을 높이 평가했다.

 

◇ 북한과의 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 1차전 경기를 평가한다면?

= 우선 너무나도 답답한 경기였다. 앞서 있었던 요르단전에서도 좀 답답한 모습을 보여 안타까웠는데, 이번 북한전에서도 역시 그런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런 모습이 북한에게 PK로 실점하고 나서부터 나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후반전에) 서동현, 이천수 등이 들어가면서 공격이 활발해졌고, 이로인해 기성용의 동점골도 나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공격수들의 골 결정력이 언제나 그랬듯 절실하게 필요해 보였고, 그밖에 다른 포지션에서도 아쉬운 점이 많이 눈에 띄었다.

◇ 이날 경기에서 뛴 선수 중 Best Player와 Worst Player를 꼽자면 누구이고, 또 그 이유는?

= 잘한 선수라면 골을 넣은 기성용일 것이다. 수비형 미드필더와 공격형 미드필더를 오가며 플레이 했던 기성용은 2선에서 흘러나온 볼을 종종 슈팅으로 연결했고 감독이 본인에게 주문한 바를 아주 잘 수행한 듯 보였다. 팀의 막내답게 열심히 뛰는 모습이 무척 보기 좋았다. 이번 골이 A매치 데뷔골일텐데, 앞으로도 더 자신감을 얻어 좋은 플레이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아쉬웠던 선수는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출전했던 조재진이다. 경기초반에는 많이 움직이며 능동적인 모습을 보였으나 그 이후부터는 계속 전방에만 박혀있으면서 움직임 없이 띄어주는 볼을 받아내기만 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렇게 플레이해서는 절대 창조적인 공격이 나오지 않는다.

최전방 공격수도 많이 움직이고, 1선 공격과 2선 미드필더간의 간격을 좁혀야만이 더 좋은 공격이 나올 수 있다. 조재진은 이날 경기에서 그 점이 아쉬웠다. 다음에도 뛸 기회가 있다면 조재진은 좀 더 움직이는 플레이를 보여줘야 코칭스텝에게도 신뢰받는 공격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 북한과의 경기는 특별하다고 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전력이 우위에 있다는 객관적인 사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날 경기를 포함하여 최근 부진한경기력과 결과를 기록하는 등의 한국 축구의 부진 이유를 북한 축구의 특징에서 찾아본다면 무엇이겠는가?

= 지금의 북한 축구는 상당히 스피드가 있고 선수들의 개인능력 또한 뛰어나다. 미드필더에서 받쳐주고있는 수원 소속의 안영학을 비롯해 공격진영에 발빠르고 재능있는 정대세, 홍영조 등이 북한 공격을 이끌고 있는데, 우리와의 경기에서도 홍영조, 정대세가 우리 수비진들을 많이 괴롭히는 모습을 보였다.

UAE와의 경기에서 승리할 때도 측면에서 빠른 돌파를 통한 크로스를 주로 선보였던 북한은 앞으로의 예선전에서도 이런 모습을 자주 보여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3차예선부터 느꼈던 점은 북한 축구가 예전보다 상당히 수준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8,90년대의 북한 축구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정말 깜짝 놀랄 정도의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 약체라 평가하지 말고 '다크호스'라 평가해야 옳을 것이다.

◇ 최근 여러차례 경기를 가지며 북한 대표팀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북한의 전력은 아시아에서 어느 정도 와있다고 보는가? 그리고 현재 북한이 2경기를 치른 현재 1승 1무로 조 선두에 올라있는데, 월드컵에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은 얼마나 있다고 보는가?

= 퍼센트적으로 본다면 25%정도 될 것이다. 그 이유는 한국을 비롯 사우디, 이란 등 조에서 강한 나라들이 4팀 이상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에서 우리가 속한 조를 '죽음의 조'라 칭한 것을 본 적이 있는데 내 생각도 이와 마찬가지다. 북한 축구의 아시아에서의 위치는 중상정도가 아닐까 한다.

동남아의 국가대항전에도 종종 출전하는 북한은 그런 대회에서 줄곧 상위권에 들곤 한다. 그리고 동아시아권에 들어와서도 한국, 일본, 중국 등과 만만치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조금만 더 발전한다면 지금 세계 수준에 올라 있는 북한의 여자 축구처럼 남자 축구도 발전하지 못하라는 법은 없다고 본다.

◇ 한국 대표팀은 앞으로 있을 중동팀들과의 경기에서는 북한과의 경기 때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어떤 점들을 보완해야 한다고 보는가?

=  그동안 한국 축구는 중동팀에 유독 약했다. 사우디에게 참패했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그런 사우디가 지금 우리와 같은조에 속해있고, 북한과 함께 조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란 또한 우리의 발목을 종종 붙잡았던 국가다. 이들 모두와 한조에 속해있어 월드컵으로 가는 길이 험난해보이긴 하다.

하지만, 그럴수록 중동팀에 대한 '피해의식'을 버리고 우리가 아시아의 최강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경기에 임한다면 분명 한국은 다음 남아공 월드컵에도 조에서 좋은 성적으로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태극마크'가 얼마나 소중하고 귀중한 것인지 선수들이 알고 있다면 그것을 위해서라도 열심히 뛰리라고 믿는다.

최영민 명예기자(ymchoi@footballc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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