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5 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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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북한과 1-1 무승부, 남아공행 적신호 켜졌다

기사입력 2008.09.10 23:39 / 기사수정 2008.09.10 23:39

문용선 기자



[엑스포츠뉴스=문용선 기자] 월드컵 7회 연속 진출을 노리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아시아 최종예선 첫 경기에서 북한에 고전 끝에 1-1로 비기며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날 경기에서 한국은 북한의 홍영조에게 페널티킥을 허용하며 위기를 맞았으나, 대표팀의 막내 기성용이 환상적인 발리슛으로 동점을 만들며 팀을 패배의 수렁에서 구해냈다.

예상 그대로의 전반전

경기 초반에 한국은 의욕적으로 그동안 뚫지 못했던 북한의 밀집 수비를 벗겨 내고자 분주히 움직였다. 북한은 예상대로 정대세를 깊숙하게 한국 문전 앞에 위치시키고, 대부분의 선수가 수비진영에 머물며 경기에 임했다. 역습할 때에는 좌우 윙플레이어들이 재빠르게 한국의 사이드로 침투해 들어가며 득점을 노렸다.

전반 3분, 김치우가 중원에서 과감하게 중거리슈팅을 날리며 첫 슈팅을 기록했다. 공격의 포문을 연 김치우의 슈팅은 상대 골키퍼의 가슴에 안겼다. 이어서 한국은 활발한 공격가담을 보인 오범석이 오른쪽 측면에서 수비수를 완전히 제치고서, 문전의 조재진을 보고 결정적인 크로스를 올렸다. 볼은 조재진과 골키퍼 중간지점으로 날아갔으나 재빠르게 반응한 북한의 골키퍼 리명국이 높게 점프하며 손으로 볼을 낚아챘다.

다시 한국은 23분에 오버래핑으로 공격에 가담한 김동진이 왼쪽 측면에서 기습적인 직접 슈팅을 날렸다. 상대의 허를 찌르는 좋은 의도의 슈팅이었으나 아쉽게 옆 그물에 맞으며 골 아웃 되고 말았다.

북한도 이따금 순간적인 역습으로 맞대응했다. 전반 18분에는 북한의 김영준이 아찔한 중거리슛으로 한국을 위협했다. 강하게 골대 쪽으로 날아간 볼은 골키퍼 정성룡이 적절하게 쳐내며 위기를 모면했다.

다시 전반 막판에 북한의 문인국이 동료의 절묘한 힐 패스를 받아 왼쪽 측면을 완전히 돌파한 후, 강한 땅볼 크로스를 연결했다. 문전에서 기다리던 북한의 ‘간판’ 홍영조가 이 볼을 강슛으로 연결했으나 볼은 골대를 훌쩍 넘어갔다.

북한의 역습을 잘 막아낸 한국은 다시 오범석이 좋은 기회를 만들어냈다. 오범석이 우측면에서 상대수비의 타이밍을 빼앗은 후, 간결한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최성국이 잘 잡아 오른발 터닝슛을 날렸으나 상대 골키퍼가 몸을 날리며 잡아냈다.

양팀은 전반 내내 크게 예측에서 벗어나지 않는 전형적인 플레이로 맞섰으나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전반전을 마감했다.

흔들리는 한국의 수비조직

후반에도 한국은 전반과 마찬가지로 적극적인 자세로 경기에 임했다. 다만, 전반보다 더 공격적으로 나온 북한의 전략 때문인지 수비는 전반만큼 견고한 모습을 보이지 못했고, 북한의 공격은 갈수록 위력을 더해갔다.

후반 14분, 북한의 문인국이 연결한 패스를 문전의 정대세가 감각적으로 뒤로 흘려줬고, 달려들던 홍영조가 이를 직접 강슛으로 연결했다. 하지만, 볼이 포스트를 빗겨가며 득점에는 실패했다.
이번에는 한국의 수비 진영이 전진한 틈을 타 문인국이 일자 수비를 깨트리고 엄청난 속도로 수비 뒷공간을 파고들며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를 맞았다. 페널티 지역 안까지 볼을 몰고 들어온 문인국은 전진한 골키퍼를 보면서 여유 있게 슈팅을 날렸으나 포스트를 살짝 빗겨갔다. 너무나 아찔한 순간이었다.

다급해진 허정무의 교체, 그러나….

경기는 풀리지 않고, 오히려 북한에 주도권이 넘어가자 마음이 다급해진 허정무 감독은 이천수와 서동현을 투입하며 반격에 나섰다. 하지만, 기대했던 교체 효과를 보기도 전에 허정무 감독은 절망적인 상황을 맞이하고 말았다.

문전 경합 중 홍영조를 막으려고 김남일이 신체를 접촉하며 볼을 따내는 과정에서 주심이 김남일의 반칙을 선언하며 페널티킥을 선언한 것. 직접 키커로 나선 홍영조는 강하게 골문에 볼을 차 넣었고, 북한은 극적인 선취점을 따내며 경기를 1-0으로 앞서갔다.

기성용 환상 발리슛, 허정무 호 구해냈다

생각지도 못한 실점으로 끌려가게 된 한국은 기성용을 조금 더 전진 배치하면서 서동현과 함께 공격에 나설 수 있게 했다. 후반 23분 이천수가 얻어낸 코너킥이 문전에서 대기하던 기성용에게 연결됐으나 상대수비의 육탄 방어로 동점에 실패했다. 너무나 아쉬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아쉬움은 오래가지 않았다. 잠시 후, 김두현이 볼을 잡아 다시 문전으로 크로스를 올렸다. 페널티 지역 바로 바깥에 있던 기성용이 크로스를 가슴으로 잘 컨트롤 한 뒤, 몸을 쓰러뜨리면서 멋진 발리 슈팅을 시도했다. 그림 같은 기성용의 슈팅은 상대 골키퍼의 손을 스치며 골문 안으로 굴러 들어갔고, 경기는 극적으로 1-1 원점으로 돌아갔다.

동점골이 터진 후 양팀은 더욱 치열하게 일진일퇴의 공방을 벌이며 경기의 열기를 더해갔다. 허정무 감독은 마지막 교체 카드로 최효진을 투입하며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하지만, 동점 이후에는 북한의 역습이 더욱 날카롭게 느껴질 만큼 경기는 풀리지 않았다.

결국, 치열했던 90분간의 경기는 1-1 무승부로 끝이 났다. 남아공을 향한 첫 경기에서 깔끔한 승리로 기분 좋은 시작을 원했던 대표팀은 북한의 역습 축구에 ‘혼쭐’이 난 끝에 승점 1점을 얻는데 만족하며 경기를 마쳤다. 이제 허정무호는 더욱 많은 부담감을 가지고 남은 경기를 준비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됐다.

 



문용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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