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1 0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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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에만 3골 서울, 부산에 3-2 대 역전 드라마

기사입력 2008.09.06 22:59 / 기사수정 2008.09.06 22:59

문용선 기자



[엑스포츠뉴스=문용선 기자] FC서울이 하우젠 컵 9라운드에서 상승세의 부산을 상대로 고전 끝에 3–2로 승리하며 대역전극을 펼쳤다.

서울은 후반 중반까지 0-2로 뒤지며 패색이 짙었으나 김은중의 만회골과 이상협의 동점골에 이어 경기 종료 직전 정조국이 골키퍼와 맞닥뜨린 상황에서 몸을 사리지 않고 골을 터트리며 기분 좋은 역전승을 거뒀다.

박주영 빠진 서울, 안정환 없는 부산

서울은 팀의 ‘아이콘’ 이였던 박주영이 As 모나코로 이적하고 나서, 처음으로 부산과 경기를 하게 됐다. 단연 관심사는 박주영의 빈자리를 정조국, 김은중 등이 적절하게 매울 수 있는가에 쏠렸다.
무서운 상승세로 후반기 ‘대반전’을 노리는 부산 역시 팀의 핵심인 안정환이 선발에서 제외되며 벤치에 앉은 채로 경기를 시작했다. 부산은 최근 영입된 수비수 파비오와 스트라이커 구아라가 제 몫을 톡톡히 해주고 있고, 선수들 간의 정신력이 되살아나며 최근 좋은 경기력을 보였었다. 더구나 서울은 남아공 월드컵 예선으로 말미암아 국가대표 차출선수들이 제외되어 전력이 약해진 상태라 승리에 대한 희망은 더해졌다.

전력 누수가 큰 서울

서울은 박주영의 이적과 국가대표팀 차출로 말미암은 전력누수로 초반부터 고전했다. 서울은 본래 측면이 주 활동 무대인 아디를 중앙수비수로 기용할 만큼 자원의 여유가 없는 상황이었다. 기성용이 빠진 허리진도 노련한 서동원이 버티는 부산의 게임운영에 말려들면서 주도권을 내주고 말았다.
서울은 전반 중반까지 가끔 역습을 시도했지만, 이렇다 할 슈팅을 날리지 못했다.

전반 종료 직전에 터진 부산의 골

서울은 전반 35분, ‘슈퍼 신인’ 이승렬이 상대 수비가 걷어낸 볼을 곧바로 발리 슈팅으로 연결했다. 강력하게 임팩트 된 볼은 빠르게 골문을 향해 날아갔으나 크로스바 위를 살짝 넘겼다. 37분에는 터키 출신의 제이훈이 상대의 PA 좌측에서 얻은 프리킥을 오른발로 감아 찼으나 포스트를 살짝 비켜갔다.
서울의 공세를 잘 막아낸 부산은 종료 직전 정성훈이 경기장의 적막을 깼다. 김승현의 스로인을 곽희도가 낮은 크로스로 연결한 볼이 서울 수비에 맞으며 절묘하게 정성훈 앞으로 연결되었다. 정성훈은 이를 놓치지 않고 가벼운 왼발 슈팅으로 볼을 밀어 넣었고, 부산은 적지에서 1-0으로 경기를 앞서 나갔다.

반격하는 서울 그러나….

서울은 수비진영을 스리백으로 전환하며 허리 싸움에 승부를 건 채 후반을 시작했다. 서울은 중원에서 이을용과 제이훈이 분주히 움직이며 기회를 만들고자 노력했다. 한동안 서울은 경기의 주도권을 잡고 서울을 거세게 위기로 내몰았다. 하지만, 서울의 노력에도 다음 골의 소유자는 부산이었다.

안정환이 만들어 낸 정성훈의 골

부산은 후반 12분, 정성훈이 또다시 서울의 골망을 흔들었다. 구아라와 교체 투입된 안정환이 끈질기게 우측면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문전에 있던 정성훈이 ‘껑충’ 뛰어오르며 헤딩슛으로 연결했다. 서울의 김호준 골키퍼는 간신히 볼을 쳐냈지만, 볼은 다시금 정성훈에게 흘렀다. 정성훈은 침착하게 볼을 골문에 차 넣으면서 두 번째 골까지 터트렸다.

드디어 터진 서울의 첫 골

서울은 구경현과 이상협을 61분경에 투입하며 팀에 활기를 불어 넣으려 했다. 교체 투입되자마자 볼을 받은 이상협은 왼발 크로스를 상대 진영 깊숙이 올렸고, ‘샤프’ 김은중은 이를 놓치지 않고 정확한 헤딩슛으로 연결하며 한 골을 만회하는 데 성공했다.
패색이 짙던 서울은 김은중의 만회골을 계기로 더욱 거세게 부산을 압박했다. 후반 22분과 24분에 연거푸 김은중이 상대 골문을 향해 결정적인 슈팅을 날렸으나 골로 연결되지 못했다.

서울, 기적 같은 드라마를 연출하다

서울이 경기의 주도권을 쥐자 부산은 수비를 단단히 한 채 역습에 매진했다. 특히, 교체 투입된 안정환은 역습의 시발점 역할을 하며 분전했다. 정확한 패스로 동료에게 공간을 열어주던 안정환은 몇 차례 위협적인 돌파에 이은 슈팅을 시도했으나 득점과는 거리가 멀었다.

서울에겐 남은 시간이 얼마 있지 않았다. 패색이 짙게 드리우는 후반 42분, 이상협이 팀을 패배가 가까웠던 팀을 기적처럼 구해냈다. 후반 42분, 우측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중앙의 정조국과 김은중이 수비와 경합하며 뒤로 바운드 되며 흐르자, 강력한 왼발 발리슛으로 연결한 것. 묵직하게 무게가 실린 볼은 부산의 골키퍼 이범영의 손에 맞고 골대 안으로 멋지게 빨려 들었갔다. 2-2 경기가 원점으로 돌아가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서울의 기적 같은 드라마는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후반 추가시간 부산의 페널티 지역 앞에서 공중볼이 올라오자 김은중이 상대 수비와 경합하며 뒤로 떨어뜨려 준 볼을 향해 ‘패트리어트’정조국이 달려들었다. 부산의 골키퍼 이범영도 볼을 차단하려고 뛰쳐나오며 긴박한 상황이 연출됐다. 이윽고 두 선수가 거의 부딪힐만한 상황에서 정조국은 몸을 사리지 않고 발을 볼에 건드리는 데 성공했고, 이 볼이 부산의 골문으로 굴러 들어가면서 서울의 3-2 대역전 드라마가 완성됐다. 역전 골의 주인공 정조국은 이범영과 충돌한 충격으로 말미암아 운동장 밖에서 치료를 받아야 했다.

정조국의 결승골이 터지고 얼마 후에 심판의 호각이 울렸다. 서울은 후반에만 3골을 폭발시키며 3-2 펠레스코어의 짜릿한 역전승으로 팬들을 열광시켰다.


○ 선수와 감독들의 말.말.말 ○

귀네슈 감독(FC 서울) : 전반전에는 원하는 플레이를 하지 못했습니다. 후반전은 원하는 경기를 선수들이 잘 해줬습니다. 지난 부산전에 나온 주전 선수 8명이 오늘 결장했습니다. 부족한 상황에서 승리해서 매우 기쁩니다. 동점골을 넣은 이상협은 작년에는 꾸준히 교체 멤버로 뛰었던 선수인데 올해는 시즌 초 부상으로 체중이 불어나서 2군에 내려가서 훈련하고 있었습니다. 박주영의 공백을 채우는 것은 내가 결정할 일이 아니라 선수들이 열심히 해서 가장 뛰어난 선수를 경기에 나서게 할 것입니다.

이상협(FC서울, 동점골의 주인공) : 오늘 주전 선수들이 많이 빠져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조금이라도 팀에 보탬이 된 것 같아서 기분이 좋습니다. 4월에 부상을 당해 복귀한 지 1달 정도가 됐고, 컨디션이 90퍼센트 정도였는데 감독님께서 믿고 출전기회를 주셔서 좋았던 것 같습니다.

황선홍 감독(부산 아이파크) : 팬들을 위해서는 좋은 경기였습니다. 막판에 집중력이 많이 흐트러져 있었고, 10경기째 상암에서 이기지 못한 징크스를 깨는 것이 역시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내가 원하는 만큼 경기력이 되어 있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경기 운영도 능력이고, 위기관리도 능력이므로 이런 점이 극복돼야 합니다. 경기 자체로만 보면 지난 수원전보다 불만족스럽고, 2-1로 앞선 상황에서 기회를 잃어버린 것도 우리가 리그의 중심으로 가려면 확실히 해결해야 할 부분입니다. 남은 컵대회 수원전에서 반드시 이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문용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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