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9.05 22:51 / 기사수정 2008.09.05 22:51
요르단과의 친선경기가 있었던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은 김두현(26, 웨스트브롬알비온, 잉글랜드)의 독무대였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장한 김두현은 이 날 전반 5분 이청용의 헤딩골 어시스트를 비롯해 65분 내내 공격을 주도하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되었다.
김두현은 경기 시작부터 중앙과 좌우측면을 활발히 오가며 공격을 조율했다. 김두현이 공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김두현이 있는 곳에 공이 있었다는 표현이 더 적합했다. 사실상 프리롤을 맡은 김두현은 조재진, 이청용, 기성용과 활발하게 자리를 바꾸며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수행했다.
김두현의 '명품패스'가 빛을 발한 것은 전반 5분 프리킥 상황에서였다. 오범석이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얻어낸 프리킥을 김두현이 오른발로 감아 크로스를 올렸고, 이 공이 쇄도하던 이청용의 머리에 정확히 닿으며 골로 연결된 것. 웨스트브롬 동료로부터 '김컴(김두현의 성과 베컴을 합성한 별명)'이라 불릴 정도로 뛰어난 김두현의 킥력이 위력을 발한 순간이었다.
비록 골이 되지는 못했지만 전반 10분 김두현의 로빙 패스 역시 대표팀 경기에서 좀처럼 볼 수 없었던 높은 수준의 '묘기'였다. 김두현의 패스는 오른쪽 측면으로 쇄도하던 기성용에게 연결되었고, 기성용의 패스가 김동진에게 연결되며 김동진이 멋진 중거리슛을 시도했다. 김동진의 슛이 크로스바를 넘기며 득점에는 실패했지만 그 내용만으로는 10점 만점의 멋진 장면이었다.
이후 경기가 소강상태로 접어들 때도 김두현의 감각은 여전히 빛났다. 전반전만을 두고 보면 김두현의 독무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후반전 들어 김두현은 공격을 자제하고 미드필더에 머무르며 북한전에 대비해 체력을 관리하는 모습이었다. 결국, 허정무 감독은 후반 20분 김두현을 최성국과 교체시키며 많이 뛴 김두현을 배려해주었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김두현의 표정은 한결 밝았다. 김두현은 "골은 적었지만 좋은 장면이 많았으니 걱정하지 말고 지켜봐 달라"며 자신감 있는 태도를 보였다. 정확한 세트플레이에 대한 기자들의 칭찬에도 "밀집수비를 하는 북한을 상대로 좋은 득점원이 될 것"이라며 자신감 넘치는 발언을 계속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의 경험이 도움이 되었느냐는 질문에 김두현은 "역시 큰 물에서 놀아야한다"는 '깜짝 발언'으로 응수했다. 김두현은 "신장이 큰 선수들이 많고 압박이 심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다 요르단과 경기를 가지니 한결 쉬운 느낌이다"며 큰 무대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소속팀과 대표팀에서의 잇따른 활약으로 자신감이 붙은 김두현. 설기현, 박지성, 박주영 등 해외파가 모두 빠진 북한전에서 '프리미어리거' 김두현이 계속 '프리미어급' 활약을 펼치기를 기대해본다.
[사진 : 요르단전 맹활약을 펼친 김두현 (김혜미 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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